파라과이에서 시계를 발명했다면 |2021. 09.07
[ 땅끝편지 ]    파라과이 신현광 선교사 (2)

우리가 사역하는 씨우닷 델 에스떼 (Ciudad del Este)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3개국이 접경하고 있는 국경도시이다. 유명한 이구아수 폭포가 인근에 있다. 이 지역은 남미의 문화가 집중되고 다양한 인종과 문화, 종교가 공존하는 곳이다. 도시 집중화 현상으로 지방에서 밀려오는 사람들과 인디헤나는 주변도시에 빈민가를 형성하고 있다. 알또 빠라나(Alto Parana)주에 파라과…

둘이 함께 하는 나라, 파라과이 |2021. 08.31
[ 땅끝편지 ]    파라과이 신현광 선교사(1)

"왜 선교사가 되었는가?"라고 누가 묻는다면 고백할 수 있는 말이 많다. 그러나 "왜 파라과이에서 사역하게 되었는가?"라고 질문한다면 극적인 대답을 할 수 없다. 필자와 아내 이미경 선교사는 필자가 신대원 졸업식을 마치고 열흘이 지난 1994년 3월 8일에 파라과이에 단기 선교사로 입국했다. 김춘근 선교사님의 초청이었다. 당시 5세였던 큰 딸, 8개월이 막 지난 작은 딸과 함께 파라과이에 왔…

코로나와 멈춤 그리고 변화되는 선교 |2021. 08.24
[ 땅끝편지 ]    태국 이호연 선교사(10-완)

2020년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는 2021년에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지난해 초만 하더라도 누구도 이 사태가 이렇게 길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길어야 몇 개월 후에는 이전 전염병처럼 잠잠해질 거라 생각했는데, 이제는 언제나 종식이 될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코로나19로 모이는 집회가 금지되고, 이동이 제한되는 일이 반복적으로 벌어지면서 선교는 많은 부분에서 위축이 되고 멈춰버렸다. …

한 사람을 세우기 위해서 |2021. 08.10
[ 땅끝편지 ]    태국 이호연 선교사(8)

선교지의 상황과 형편은 너무나 다양하기에, 그에 따른 선교의 형태도 여러 가지이다. 그럼에도, 선교사들이 바라고 소망하는 것은 한 사람이 주님의 형상을 회복하는 것이다. 건축을 하고, 사역을 크고 다양하게 하더라도, 한 사람이 주님으로 변화되고 주님을 구주로 고백하는 것을 보는 기쁨과 비교할 수는 없다. 선교지에 도착해서 여러 가지 사역을 하면서도 그중에 중점을 두었던 사역이 아이들과 청소년…

복음은 삶으로 전해진다 |2021. 07.27
[ 땅끝편지 ]   태국 이호연 선교사(7)

우연일까, 아니면 은혜였을까. 마지막 재판은 12월 25일 성탄의 아침이었다. 성도들과 함께 법원으로 들어가며 찌압 아주머니의 아들이 5년 이하로 형을 받으면 정말 감사하다고 생각했다. 이윽고 재판장에서 재판관은 판결문을 하나하나 읽어갔다. 펫의 정신적인 상황, 그리고 지금까지 어떻게 생활했는지에 대하여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펫은 가족들이 돌보는 것이 가장 좋다고 판단된다는 것이었다. 그…

교회를 하나 되게 하는 고난 |2021. 07.20
[ 땅끝편지 ]    태국 이호연 선교사(6)

방무앙교회에는 3대가 함께 교회에 출석하는 보기 드문 가정이 있다. 유부웨이 할머니로부터 시작된 신앙은 온 가족으로 전해졌고, 특히 딸인 찌압 아주머니의 믿음이 이 가정의 중심이 되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 찌압 아주머니의 실수로 할머니가 오토바이에서 미끄러져서 손목 뼈와 허벅지 뼈가 부러지는 사고가 생겼다. 다행스럽게도 많이 부러지지 않아서 간단한 수술을 한 후에 퇴원했지만, 자신의 실수…

방무앙 사역의 시작…준비하시는 하나님 |2021. 07.13
[ 땅끝편지 ]    태국 이호연 선교사(5)

방콕에서 남부 지역으로 이사를 하기 전에, 사전 답사를 계획했다. 말로만 듣던 12시간의 운전이 어떨까 기대 반, 염려 반의 마음을 가지고 방콕에서 아침 8시경에 출발해서 저녁 8시가 넘은 시간에 남부 푸켓에 도착했다. 다음날 선배 선교사님의 도움을 받아 팡아로 이동해서 방무앙 교회가 있는 지역 근처부터 렌트할 집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팡아 지역은 방콕이나 큰 도시와는 다르게 외부에서…

현지인 삶의 자리로 더 가까이 |2021. 07.06
[ 땅끝편지 ]    태국 이호연 선교사(4)

선교사가 교회와 가족들의 환송을 받고 선교지에 도착하면 맞닥뜨리는 모든 것은 이상 속의 일이 아니라 현실이다. 평생 살아왔던 사회와는 전혀 다른 세상의 모습에 어색하고, 당황스럽지만 그제야 '내가 다른 나라에 와 있구나'를 실감하게 된다. 아내와 16개월짜리 아이를 데리고 방콕에 도착했을 때 그 느낌과 감정은 13년이 지난 지금도 아련하게 남아있다. 선교지에 도착하게 되면, 선교사에게 가장 …

태국을 품게 되다 |2021. 06.29
[ 땅끝편지 ]    태국 이호연 선교사(3)

미국에서 4학년을 다닐 때 동기들도 졸업 이후를 준비하고 있었다. 어떤 친구들은 장기선교를 준비하기도 하고, 어떤 친구들은 공부를 더하려고 준비하기도 하고, 어떤 친구들은 다른 방향의 일들을 찾고 있었다. 나도 나름대로 두 가지의 기준을 가지고 생각하고 있었다. 첫째는 교회와 선교를 하겠다는 것이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나에게 한국 교회와 선교를 하고 싶다는 마음을 주셨다. 선교는 분명…

소심한 날 위해 준비된 하나님의 계획표 |2021. 06.22
[ 땅끝편지 ]    태국 이호연 선교사(2)

2000년 2월 가나에서의 삶을 마무리 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는데, 일단 다니던 대학을 마치고 신대원을 가면 어떻겠냐는 부모님과 목사님의 권유로 복학 하게 되었다. 몇 년 전 학교를 다닐 때는 큰 목표 없이 그저 평범하게 남들 하는 만큼 하며 살면 되겠지 하는 마음이었는데, 인생에 처음으로 내가 하고 싶고, 배우고 싶은 것이 생기자 그 외의 것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도저히 학업을 계속 할…

영어 배우러 간 가나에서 바뀐 인생 행로 |2021. 06.15
[ 땅끝편지 ]    태국 이호연 선교사(1)

대학에서 경영학을 공부하던 나는 여느 청년들과 다름없이 평범한 삶을 살고 있었다. 삶의 목적과 비전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해보지도 않았고, 그저 남들 하는 만큼은 하면서 사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했던 시절이었다. 당시에 대학생 사이에서는 어학연수가 유행이었고, '나도 한번은 가보고 싶다'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었다. 그런데 1997년 IMF로 인해 해외로 가는 것이 쉽지 않게 됐다. 군대 제대 …

내가 다시 선교사가 된다면 |2021. 06.08
[ 땅끝편지 ]   러시아 최영모 선교사 완

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는 '참된 사람은 자서전이 아니라 참회록을 쓰는 사람'이라고 했는데, 필자는 '땅끝 편지'를 자서전처럼 쓰고 있는 것 같아 멈칫거린다. 물고기처럼 빠르게 지나간 선교의 세월을 뒤돌아보며 내가 다시 선교사가 된다면 반복하고 싶지 않은 실수는 무엇일까? 마음 한편에 남아 있는 후회와 아쉬움을 밖으로 꺼내본다. 내가 다시 선교사가 된다면 무엇보다 말씀과 기도에 더 많은 시간을…

혼자 하면 외롭고 같이 하면 괴롭고? |2021. 06.02
[ 땅끝편지 ]   러시아 최영모 선교사9

러시아인에게 종교를 물어보면 60~70%가 기독교라 대답하고, 그렇게 대답한 이들 중에 90% 이상은 정교회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간단치 않다. 부모와 조부모가 모두 정교회 신자인 어느 신학생은 "가족이 모두 정교회인데, 왜 우리 신학교에 들어왔습니까?"라는 질문에, "정교회에서는 속죄가 무엇이고, 구원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나는 그것을 개신교회에서 배…

러시아 교회에서 경험한 열 가지 일 |2021. 05.27
[ 땅끝편지 ]   러시아 최영모 선교사8

작가 필립 얀시는 '놀라운 은혜'에서 러시아 교회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나는 러시아에서 은혜에 굶주린 국민을 보았다. … 러시아의 보통 사람들은 고개를 푹 숙이고 말을 잃은 채 눈빛이 허공을 맴도는 것이 꼭 매 맞은 어린아이 같았다. … (그러나) 러시아를 떠날 때 나는 앞으로 바뀌어야 할 많은 것들에 대해 현기증과 동시에 강한 희망을 느꼈다. 맨살만 남은 황폐한 도덕의 땅에서 사체…

"에토 추~다!(이것은 기적이다)" |2021. 05.20
[ 땅끝편지 ]   러시아 최영모 선교사7

'모든 것은 순간에 지나고 지나간 것은 다시 그리워지나니.' 러시아인들이 그 이름을 들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사랑하는 문호 푸시킨의 시 한 구절이다. 하지만 필자에게 그때 그 일만큼은 전혀 그리워지지 않는다. 선교센터는 잘 지어졌다. 건축하는 데 8년이 걸렸지만, 헌당 예배에 참석한 러시아 목회자들이 "에토 추~다!(이것은 기적이다!)" 하면서 연신 감탄하니 어깨가 조금은 으쓱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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