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무앙 사역의 시작…준비하시는 하나님

방무앙 사역의 시작…준비하시는 하나님

[ 땅끝편지 ] 태국 이호연 선교사(5)

이호연 선교사
2021년 07월 13일(화) 08:06
병 나음을 경험 후 예수님을 믿기 시작한 쿤콘 씨.
세례식을 마치고 세례자들과 함께.
방콕에서 남부 지역으로 이사를 하기 전에, 사전 답사를 계획했다. 말로만 듣던 12시간의 운전이 어떨까 기대 반, 염려 반의 마음을 가지고 방콕에서 아침 8시경에 출발해서 저녁 8시가 넘은 시간에 남부 푸켓에 도착했다. 다음날 선배 선교사님의 도움을 받아 팡아로 이동해서 방무앙 교회가 있는 지역 근처부터 렌트할 집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팡아 지역은 방콕이나 큰 도시와는 다르게 외부에서 오는 유동인구도 없고, 빠져나가는 인구도 별로 없는 지역이라서 렌트하는 집들이 많이 없었다. 한 달 후면 가족들과 이사를 해야 했기에, 우리에게 맞는 집을 답사 기간에 꼭 찾아야 했다. 그렇게 3일째를 보내고 있을 무렵, 한 마을에서 일본 선교사 부부를 우연히 만나게 되었다. 태국에서도 선교사가 별로 없다는 남부 팡아 지역에서 일본 선교사를 만난 것은 정말로 인도하심이라고 밖에는 달리 설명할 수 없었다. '토모'라는 선교사는 그 지역에 집들을 소개하는 일을 하는 친구를 알고 있었고, 직접 우리를 그 친구의 집까지 데리고 갔다. 그 친구를 통해서 마침 비어있는 너무나 괜찮은 집을 소개받았고, 거의 절반 가격으로 집을 계약하게 되었다. 낯선 곳, 선택의 폭이 좁은 지역 안에서 우리가 살 곳을 구해야 한다는 긴장감을 경험하지만 매번 지나고 나면 주님의 예비하심을 경험하면서도, 마음을 졸이는 부족한 믿음을 보게 된다. 주님은 다 준비하고 계셨는데, 믿고 기다리면 된다는 것을 우리 가족은 배우게 되었다.

그렇게 준비된 집으로 이사를 하고 나서, 본격적으로 방무앙 교회 사역에 동참하게 되었다. 아직 말도 잘하지 못하고, 그저 현지 동역자를 따라 다니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성도의 남편인 '쿤콘'이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예수님을 믿지 않는 남편이었고, 믿는 부인과 다른 성도들의 신앙을 비웃으며 자신은 절대로 믿지 않겠다고 말하던 사람이었다. 때로는 교회와 예수님을 조롱하기까지 서슴지 않았다. 그런데, 병원에서 만난 그의 모습은 고통에 몸이 오그라들어 있었다. 자신감 넘치는 모습은 온데간데없었고, 약하고 약한 한 남자로 누워있었다. 잠시 대화를 나눈 뒤 기도하자고 했을 때 그의 반응은 평소와 달랐다. 그는 아픔의 고통 속에 있었기에 순순히 같이 머리를 숙였다. 우리는 주님의 뜻이 이뤄지길 간절히 또 간절히 기도했다. 그리고 다음 날 다시 방문했을 때 우리는 놀라운 것을 보았다.

환자의 모습은 없었다. 반듯하게 앉아서 우리에게 인사를 하고 있었다. 우리가 들어가자마자 그는 한가지 고백을 하였다. 어제 함께 기도한 후 두어 시간이 지나면서 몸의 통증이 사라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기도 때문에 자신의 병이 나았다고, 기도해서 안 아프다고 그의 입술은 고백했다. 그리고 예수님을 믿겠다고 고백했다. 할렐루야! 시골병원에서 아픈 원인을 몰라 도시의 큰 병원으로 가서 수술을 받아야 할 것 같다고 이송을 준비하고 있던 사람에게 기적이 일어났다.

며칠 후 쿤콘은 퇴원하게 되었고, 주일이 기다려진다면서 설레했다. 그리고 몇 달 뒤 세례를 받았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조롱자였던 그가 주님을 믿겠다고 따르는 모습은 그의 가족뿐 아니라 소식을 듣는 모든 이들에게 놀라운 능력의 간증이 되었다.

이러한 일들을 겪으며 항상 고백하는 것은 선교는 주님이 하시는 것이고, 우리는 그 주님의 선교에 동참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나고 보면, 주님이 다 예비하셨고, 준비하셨음을 본다. 그렇기에 우리는 주님이 하시는 일들을 바라보며 주님을 찬양하고 예배하는 것이 선교라는 고백을 끊임없이 하게 된다. 선교지만 아니라 우리가 사는 모든 것에서 주님은 이렇게 일하시고 계신다. 그리고 그것을 바라봐줄 한 사람을 찾고 계신다.



이호연 목사 / 총회 파송 태국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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