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은 일상, 주유 위해 7시간 줄서는 나라 |2023. 12.19
[ 땅끝편지 ]    말라위 강지헌 선교사<7>

말라위는 경제적 상황이 매우 어려운 나라이다. 사방이 다른 나라에 둘러 쌓여 바다가 없으니 해양 자원도 없고 국토의 면적도 크지 않은데 특별한 자원이 있는 것도 아니며, 공산품을 생산해서 수출하는 나라도 아니다. 거의 유일한 수출품은 담배 잎이다. 매년 담배 잎을 수확하면 다국적 담배 회사들이 그것들을 사간다. 이 때가 거의 유일하게 말라위로 미국 달러가 들어오는 시기이다. 딱히 내 세울 수…

'평신도 선교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2023. 12.07
[ 땅끝편지 ]    말라위 강지헌 선교사<6>

나는 치과의사로서 일반적으로 전문인 선교사로 분류된다. 사실 왜 이런 분류가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이해는 없다. 아마도 업무의 분담이나 통계적 분류를 위한 아니었을까 짐작할 뿐이다. 김태연 교수의 글을 인용해 본다. "'전문인 선교사'의 정의부터 살펴보아야 하는데 사실 현재 한국교회 내에서는 전문인 선교사의 정의에 대하여 약간의 혼동이 있다. 초기에 텐트메이커의 개념을 제시한 크리스티…

말라위의 난민들 |2023. 12.05
[ 땅끝편지 ]    말라위 강지헌 선교사<5>

말라위에는 5만 5000명 정도의 난민들이 살고 있는 난민캠프가 있다. 그 캠프의 이름은 '잘레카(Dzaleka)'이다. 재미있는 것은 '잘레카'라는 단어의 뜻이 '다시는 잘못하지 않겠다'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자리에 예전에는 교도소가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가난한 나라에 왠 난민촌이냐는 질문을 할 수 있겠다. 자기들도 먹고 살기 힘들면서 그 많은 난민들을 어떻게 감당하느냐라고 말이다.…

사역 이양, '왕국 건설' 아닌 '하나님 나라 건설' 위해 |2023. 11.24
[ 땅끝편지 ]    말라위 강지헌 선교사<4>

'사역 이양'이란 말 그대로 일을 남에게 넘겨준다는 뜻이다. 이 넘겨주는 작업에 대한 이론도 다양하고 여건에 따라 여러가지 다양한 의견들도 많다. NGO 등의 개발사역과는 조금 다르게(하지만 요즘의 개발 NGO 사역 또한 영적인 부분이 함께 하는 것을 권장하는 논문들도 꽤 여럿 있음을 본다.) 선교사의 사역은 선교사 개인의 사역처럼 보이지만 하나님 나라의 관점, 혹은 하나님의 선교라는 관점에…

착한 사람들의 땅, 말라위를 소개합니다 |2023. 11.22
[ 땅끝편지 ]    말라위 강지헌 선교사<3>

아프리카의 남동부에 위치한 인구 2000만 명 정도의 내륙국가인 말라위는 '아프리카의 따뜻한 심장(Warm Heart of Africa)'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그 별명만큼이나 국민들의 심성은 매우 부드럽고 따뜻하다. 실제로 아프리카의 그 어느 나라보다 치안이 안전한 편이어서 밤에 다닌다든가(물론 차로), 낮에 도보로 걸어 다니는 것이 가능하다. 아프리카 지역에 사는 다른 선교사들로부터…

또 다른 땅끝, 우크라이나 고려인 마을 |2023. 11.15
[ 땅끝편지 ]    말라위 강지헌 선교사<2>

우크라이나에서의 고려인 교회에 대해 조금 자세히 이야기해 보려 한다. 내가 살던 테르노필시에서 100Km쯤 서쪽으로 L'viv(예전에는 '르비브'라고 발음했는데 요즘에는 '리비우'라 발음하는 것 같다)라는 서부 우크라이나의 중심 도시가 있다. 중세의 건축물들이 하나도 파괴되지 않고 그 모습 그대로 남아 있는 아름다운 도시이다. 그 도시에 우즈베키스탄 출신 고려인 목사 선교사가 고려인 교회를 …

매년 여름 고군분투했던 고려인 거주지역 진료 |2023. 11.06
[ 땅끝편지 ]    말리위 강지헌 선교사<1>

새로운 21세기가 시작하기 직전, 1990년대말, 5년간 살았던 나의 첫 선교지 우크라이나에서의 일이 생각난다. 지금 전쟁 중에 있으니 더욱 생각이 난다. 나는 서부 우크라이나의 작은 지방 도시인 테르노필이라는 곳에서 치과사역을 했는데 교도소, 집시촌 이동 진료 사역을 하며, 주로 도립병원에서 현지 우크라이나인들 진료를 했다. 그러던 중에 그 작은 지방 도시인 테르노필까지 농산물을 팔러 오는…

인생의 후반전은 아직 진행형 |2023. 10.31
[ 땅끝편지 ]   체코 장지연 선교사<완>

어느덧 마지막 회가 됐다. 청탁을 받고 10회 분량을 어떻게 채울 것인가 막막했는데, 내용을 정리하다 보니 못 다한 이야기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아내와 어린 두 딸을 데리고 처음 오스트라바에 도착했을 때의 느낌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리고 낯선 환경에 적응하며 겪은 시행착오들도 많았다. 그러나 그러면서 배운 게 많으니 하나도 아쉬울 것은 없다. 초기에는 체코인들 사이에서 나 자신은 이방…

박해와 아픔을 이겨낸 체코 신앙인들 |2023. 10.24
[ 땅끝편지 ]   체코 장지연 선교사<9>

필자가 한국의 교인들에게 체코 내 개신교인의 비율이 전체 인구의 1%라고 얘기하면 다들 놀라는 반응이다. 체코의 개신교회 역사가 한국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오래 됐는데, 예상보다 개신교인의 수가 너무 적은 것 같다는 답이 돌아온다. 그런데 체코 개신교회가 그동안 겪어온 굴곡진 역사들을 공부하게 되면, 왜 그런 결과가 나오게 됐는지 어느 정도 수긍하게 된다. 체코 개신교회는 1차 세계대전 …

체코 내 우크라이나 난민 사역 |2023. 10.17
[ 땅끝편지 ]   체코 장지연 선교사<8>

전쟁 시작부터 많은 우크라이나 난민들이 체코로 넘어왔다. 체코 내무부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23년 4월 1일까지 50만 4107명의 우크라이나 난민들이 체코 정부로부터 임시 보호를 위한 비자를 발급 받았다고 한다. 현재 체코 영토에는 32만 5000명의 난민이 남아 있으며, 나머지 사람들은 우크라이나로 돌아간 것으로 파악된다.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부터 오스트라바에도 난민들이 물밀 듯이 들…

언제나 어려운 집시 사역 |2023. 10.10
[ 땅끝편지 ]   체코 장지연 선교사<7>

체코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소수민족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이들이 집시(Gypsy)다. 이들은 체코 사회의 구성원이면서도 자주 이방인 취급을 당하며 살고 있다. 집시족은 피부색이 진하다 보니 일반 체코인들과는 구별되며, 교육 수준이 낮고 저임금 노동자로 일하는 경우가 많아 자주 차별의 대상이 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다수의 체코인들이 집시 가족과 이웃으로 지내는 것을 싫어할…

언제나 즐거운 사회복지 사역 |2023. 09.26
[ 땅끝편지 ]   체코 장지연 선교사<6>

'실레지아 디아코니아'는 모라바-실레지아 지역에서 연약하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돌보는 수십 곳의 시설들을 말한다. 필자는 사역 초창기부터 실레지아 디아코니아와 협력했으며, 현재 이 기관의 오스트라바 권역 영성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정기모임에도 참석하고 있다. 그 동안 필자가 사역했던 시설들 중 두 곳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지난 2018년 5월 31일, 오스트라바에서 차로 1시간 떨어진…

약하고 가난한 자들을 섬기는 손길 |2023. 09.19
[ 땅끝편지 ]   체코 장지연 선교사<5>

주일이면 우리 교회에 찾아오는 노숙인이 있다. 찾아오는 이유는 주일예배가 끝나면 다과 혹은 식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잘 씻지 않고 늘 똑같은 옷만 입고 다녀서 가까이하면 냄새가 코를 찌른다. 더구나 그의 다소 무례한 행동 때문에 교인들이 눈살을 찌푸릴 때가 있다. 노숙인들은 음식을 얻는 것 외에 습관적으로 돈을 요구하지만 나는 돈을 주지 않는다. 그렇다고 빈손으로 보내지도 않는다. 가까운 …

문화의 장벽 뛰어 넘은 순회설교 사역 |2023. 09.12
[ 땅끝편지 ]   체코 장지연 선교사<4>

필자의 사역지인 체코 실레지아 지역에서 사역의 지경이 넓어지게 된 동력은 지역 교회들을 방문하면서부터다. 기도회, 수련회 등 지역 교회들에서 행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필자와 가족이 초청을 받아 특송, 한국과 한국교회 소개 등의 순서를 맡아 참여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현지 목회자들과 친해지고, 교인들과도 교제를 나눌 수 있었다. 물론 지역 교회들의 상황을 덤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시간이 …

세 체코 목회자의 한국 방문 |2023. 09.05
[ 땅끝편지 ]   체코 장지연 선교사<3>

한국 교회와 교류의 일환으로 필자가 사역하고 있는 체코 실레지아 지역으로 많은 한국인들이 다녀갔다. 중고등부 학생은 비전트립, 청장년은 단기선교 형식으로 이곳을 찾아온다. 한국 교인들은 필자가 진행하는 사역에 참여하면서, 이곳에서 행해지고 있는 선교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을 갖는다. 아울러 현지 교회의 모임에서 교인들과 우애를 나누며, 체코라는 특수한 상황에 있는 교회들과 어떻게 복음을 위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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