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를 하나 되게 하는 고난

교회를 하나 되게 하는 고난

[ 땅끝편지 ] 태국 이호연 선교사(6)

이호연 선교사
2021년 07월 20일(화) 10:53
방무앙교회에는 3대가 함께 교회에 출석하는 가정이 있다. 유부웨이 할머니의 수술 후 병실에서.
방무앙교회에는 3대가 함께 교회에 출석하는 보기 드문 가정이 있다. 유부웨이 할머니로부터 시작된 신앙은 온 가족으로 전해졌고, 특히 딸인 찌압 아주머니의 믿음이 이 가정의 중심이 되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 찌압 아주머니의 실수로 할머니가 오토바이에서 미끄러져서 손목 뼈와 허벅지 뼈가 부러지는 사고가 생겼다. 다행스럽게도 많이 부러지지 않아서 간단한 수술을 한 후에 퇴원했지만, 자신의 실수로 연로한 어머니가 다쳤기에 찌압 아주머니는 더욱 자책했다. 그래도 할머니 증상이 빨리 호전되어 마음이 평안해지고 있을 무렵 더 큰 일이 생겼다. 아들 팻이 사람을 칼로 해코지를 한 일이 생겼다.

팻은 어릴 적 교통사고로 머리를 다쳤고, 이로 인해 정신이 온전치 못하여 항상 신경안정제 약을 먹어야 하고, 가족이 돌봐야 했다. 그날도 다른 사람들의 꾀임에 휘말려 그 사달이 난 것이었다. 경찰에 잡혀가고 바로 수감되어 재판을 받게 되었다.

연로하신 어머니가 다치신 것만으로도 힘들었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자기 아들이 감옥에 가는 일을 겪은 찌압 아주머니는 상황이 너무나 힘들었다. 소식을 접하자마자 교인들과 같이 심방하였다. 같이 모여 앉아서 예배하였는데, 찌압 아주머니는 울고만 계셨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같이 우는 것뿐이었다.

그분에게 하나님이 여전히 함께하심을 예배 가운데 선포하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었다. 그렇게 매일 만나 함께 예배하며 기도하며 같이 울었다. 그리고 같이 도울 수 있는 일들을 도왔다. 연로하신 어머니를 돌봐주기도 하고, 경찰서며 병원이며 함께 했다. 그런데 예배하던 어느 날 참으로 감사한 고백을 듣게 되었다. 절망 속에 있던 찌압 아주머니 안에 소망이 생긴 것이다. 처음에는 왜 자신에게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지 모르겠다고. 내가 뭘 잘못했냐고 계속 불평하고 물었다고 했다. 그런데 같이 예배 드리고 기도하면서 더 묻지 않고 믿게 되었다고 한다. 하나님이 함께하심을 믿게 되었고, 여전히 두렵지만, 이제는 하나님의 함께 하심을 의심하지 않는다고 고백했다.

그렇게 우리는 찌압 아주머니를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보게 되었다. 아주머니는 이렇게 기도 제목을 내놓았다. "아들이 분명 잘못을 했습니다. 벌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합당한 벌을 받게 기도해주세요. 하나님의 의가 재판 속에 드러나게 해주세요. 보통 뒤로 돈을 쓰지 않으면 재판이 불합리하게 진행되는데 우리는 돈을 쓰지 않고 기도할 겁니다. 재판관이 법대로 올바르게 판결하도록 해주세요."

그리고 재판과정이 시작되었다. 재판과정에서 찌압 아주머니는 구체적으로 기도 제목을 내놓았다. 잘못했기에 형을 받아야 하지만, 5년 이하로 판결을 받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5년 이하를 받아야 지역 교도소에 있을 수 있고, 수시로 면회를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너무나 안타까운 어미의 기도 제목이었다.

이렇게 기도 제목은 내놓지만, 면회를 갈 때마다 아들에게 말도 못 하고 울기만 하는 어미의 뒷모습을 보며 성도들과 함께 기도했다. 관행적인 돈을 쓰지 않기에 재판은 계속 연기가 되었는데, 결국 법정 연기 가능 횟수를 다 채우고서야 제대로 재판을 받게 되었다. 중간에 재판장이 한번 바뀌는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재판은 진행되었다.



이호연 목사 / 총회 파송 태국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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