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권태로 무력감을 느낀다면

일상의 권태로 무력감을 느낀다면

[ Y칼럼 ]

신서영 청년
2024년 06월 12일(수) 04:11
삼십 대에 접어들면서 성장하지 못하고 머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생겼다. 이 두려움이 나의 성취 지향적인 성격으로 인한 것이며 성장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 여겼다. 다니던 직장을 관두고 장기 해외 봉사활동을 다녀오는 등 일상에서 새로운 경험이라면 언제나 선택지의 우선순위에 뒀다.

그러다 아무리 노력해도 어떤 변화도 허락되지 않는 것만 같은 시기가 찾아왔다. 그리고 그 시간은 3년 넘게 이어졌다. 나의 노력과 결단의 부족, 하나님의 계획에 대한 믿음의 부족을 원인으로 여기며 새로운 변화로 나아가고자 부단히 노력했지만, 그 시도들은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이제야 그 시간이, 평범한 일상을 살아내는 것이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여정의 시작임을 깨닫기 위해 필요했다고 고백하게 된다. 또한 이것을 깨닫는 과정에 참 좋은 신앙의 선배들과 성경 인물을 허락해 주셨다는 것을 믿는다.

김기석 목사님은 저서 '청년 편지'를 통해 이렇게 말씀하셨다. "삶은 늘 신명이 나서 사는 게 아닙니다. 뜻을 알아야 살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신나지 않아도, 도무지 삶의 의미를 찾기 어려워도 살아야 하는 게 인생입니다. (중략) 절망도 견디고, 허망함도 견디고, 권태도 견디고, 절망도 견디고, 아득함도 견디며 살아야 합니다. 지레 두려워할 것도 없고, 남들과 자기를 비교하면서 부러워할 것도 없습니다. 묵묵히 자기에게 주어진 삶을 살면 됩니다. 그러나 지향은 분명해야 합니다."

또 원유경 목사님은 저서 '여섯 걸음'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단조롭고 권태로운 일상을 임재의 밀도와 기쁨으로 채우라.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내일 같은 반복된 일상의 한 걸음이라도 이것이 믿음 안에 있으면, 그 시간은 기름 부으심 안에서 약속의 성취로 당신을 이끌어갈 것이다."

마이클 호튼 작가는 '오디너리: 평범함으로의 부르심'을 통해 이렇게 가르쳐주시고 있다. "평범한 일을 하면서 평범한 사람들과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이 내 인생의 멋진 꿈을 좇는 것보다 더 어렵다. 우리는 명분을 내세워 하나님이 우리를 두신 일상에서 그분을 영화롭게 하고 즐거워하며 다른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일을 회피할 수도 있다. '평범한 것'을 열등한 것이나 낮은 기대치로 간주하는 생각은 내가 여기에서 다루고자 하는 문제의 징후들 가운데 하나이다."

그리고 모세와 다윗, 그 외 수많은 성경 인물이 위대한 하나님의 일에 앞서 수년에서 수십 년에 이르기까지 어제와 다르지 않은 일상을 살아내며 하나님을 배워갔다.

지금 나는 새로운 직장과 환경에 적응하는 중이지만 이 새로움이 주는 설렘은 사라지고 어느 새 어제와 다르지 않은 오늘을 맞이하는 순간이 올 것이다. 그러나 그날에, 지난 날처럼 일상의 권태로 무력감을 느끼지 않고 하나님의 계획 아래에 있을 오늘을 신뢰하길 소망한다. 또한 변화, 성장, 성취가 당신의 가치를 나타낸다고 말하는 세상 소리의 오류를 분명히 깨닫고 오늘도 나와 함께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는 나와 우리가 되길 기도한다.

신서영 청년 / 백양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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