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안수 허락 30주년, 큰 걸음의 진보 있어야

여성안수 허락 30주년, 큰 걸음의 진보 있어야

[ 사설 ]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4년 07월 01일(월) 11:28
총회의 여성안수 허락은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여성은 한국교회의 역사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고, 숫자적으로도 항상 다수를 차지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평등한 권리를 부여받지 못했다.

교회 내에서 여성에게 동등한 권리가 주어져야 한다는 생각은 1933년 함남노회에서 처음으로 여성 안수 청원이 시작된 것으로 미뤄보아 교단 내에서 일찍부터 태동했다. 그러나 첫 청원 이후 여성안수가 도입되기까지는 60년이라는 세월이 필요했다. 이 과정에서 여성안수라는 '(지금의 관점에서는) 당연한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여성들은 교단 총회 때마다 남성 목사 장로 총대들에게 호소하고, 때로는 교단 총회 장소 앞마당에 텐트를 치고 신학생들과 함께 눈물 어린 호소를 하기도 했으며, 'X'자가 그려진 마스크를 쓰고 침묵시위를 하기도 했다.

60여 년간 번번히 자신들의 바람이 무시되고 좌절되는 가운데서도 여성들은 그 노력을 중단하지 않았다. 결국 노력의 결실은 1994년 79회 총회에서 여성 안수 통과 및 1995년 여성안수 법제화로 꽃을 피게 됐다.

그러나 여성안수 허락이 허락을 받는 것으로만 그 목표를 다했다고 할 수 있을까? '여성안수 허락 30주년 기념 여성대회'에서 보고된 통계에 따르면 108회기 현재 여성 비율은 위임목사 1.33%, 담임목사 10.00%, 시무장로 6.48%에 불과하다. 위임목사의 비율은 전체 1% 정도에 불과하다. 이 통계를 보고 교회가 여성을 리더십으로 인정하는 집단이라고 누가 말할 수 있겠는가?

교회 여성들은 지금도 1노회 여성총대 1인 이상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매년 교단 총회에서는 이를 권고 수준으로 받아 넘기려 하는 남성위주의 사고가 관성(慣性)화 되어 있다.

우리는 여성안수 허락을 통과시킨 그 30년 전 우리가 딛고 있던 땅에서 단 몇 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 올해 여성안수 허락 30주년을 맞아 이제 우리는 큰 보폭의 걸음을 걸을 때가 되지 않았을까?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