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가... 단기선교, 사역만큼 안전 중요
2024.07.08 09:45

코로나 후 다시 해외여행객이 증가하는 올해, 교회의 단기선교팀 파송을 앞두고 정부와 선교단체들이 안전과 위기관리를 강조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국가 인지도가 올라가고 선교지가 디지털화되면서 단기선교팀에게 코로나 이전보다 성숙한 사역을 요청하고 있는 것.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사무총장:강대흥) 한국위기관리재단(대표:조동업) 미션파트너스(상임대표:한철호)는 지난 5일 외교부 청사에서 '해외 단기봉사팀 안전 및 위기관리 워크숍'을 외교부와 문화체육관광부 후원으로 개최했다.

이날 워크숍에서 외교부 재외국민보호과 양재현 과장은 단기선교시 유의사항을 소개했다. 과거 레바논에서 선교사들과 격의 없이 지낸 경험을 소개한 그는 "무리한 단기선교를 하면 그곳에서 장기적으로 활동하는 분들에게 큰 위험이 될 수 있다"며 "위험한 지역에서 주목 받을 행동을 금지하고, '안전한 선교'를 넘어 '지속가능한 선교'를 해 달라"고 요청했다.

단기선교팀의 안전을 위해 그는 "외교부는 여행경보제도를 통해 국가별 여행정보를 홈페이지에서 제공하고 있다"며 "해외에서 선교활동을 할 때, 365일 언제 어디서나 연락할 수 있는 비상연락처 '3210-0404(영사콜센터)'를 외워두고, 더 급한 사안이 필요하면 대사관에 연락해 달라"고 말했다.

국가의 재외국민 보호와 관련해 그는 "재외국민 보호를 성문법으로 가진 나라가 몇 없는데, 우리나라는 헌법 2조에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재외국민을 보호해야 한다고 국가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며 "선교 활동으로 문제가 생겨 구금됐을 땐 정부가 필요한 영사조력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워크숍에서 코로나 이후 단기선교의 트렌드가 소개됐다. 선교지의 스마트폰 보급, 디지털화 확산으로 인해 단기선교팀에 이전보다 세심한 주의가 요청됐다.

KWMA 미래한국선교개발센터장 정용구 선교사는 "코로나 이전엔 1~3주 단기선교 후, 현지에서 도움을 요청할 수 있으니 연락을 받지 말라고 조언했다"며 "그러나 현지 스마트폰 보급으로 이제 24시간 365일 소통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그는 "인스타그램에 현지 상황을 '더럽다'는 식으로 비하한다면 현지인들이 번역해서 보고 듣고 감정이 상할 수 있다"며 "동시에 그들이 단기선교팀의 활동을 SNS에 부정적으로 올리면 단시간에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고, 이것이 위험이 될 수 있다"며 이를 '틱톡주의보'라고 명명하며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미션파트너스 최주석 선교사는 "튀르키예에서 선교활동하는 모습이 현지 언론과 SNS 계정에 올라오고 있고 비판적 시각으로 보도되는 상황"이라며 "SNS에 노출되면 과격 이슬람 단체들이 주시하고 있고 이들의 표적이 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워크숍에서 선교 관계자들은 단기선교의 사역만큼이나 안전을 강조했다.

한국위기관리재단 이영 연구원장은 필리핀에서 단기선교팀을 받았던 경험을 소개하면서 "위기상황이 발생하면 사역이 아무 소용이 없다. 사역준비보다 안전과 위기관리를 먼저 준비하고 집중적으로 기도했다"며 "가장 중요한 생명을 보호하도록 선교단체 본부의 멤버케어 담당자와 선교사님들이 위기관리 교육을 먼저 받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주석 선교사는 "단기선교팀이 복음을 위해 헌신하고 수고한다고 해서 위기상황에서도 면제되는 것은 아니"라며 "대도시를 방문하는 일반 여행객들과 달리 시골과 산지 등 외곽지역으로 들어가는 단기선교팀은 다양한 위험에 노출될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주의를 요청했다.

워크숍에서 경찰해외선교봉사단 성보경 단장은 단기봉사팀이 당하는 범죄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최근 동남아 등에서 소지품이나 수화물에 작은 총알이나 마약을 조금 넣는 등의 '셋업(set up·함정)' 범죄가 많이 일어난다"며 "현지 경찰이 범죄자와 짜고 성매매나 마약에 연루시킨 후 돈을 갈취하고 석방시킨다"고 말했다.

또 여권과 관련해 그는 "한국여권이 불법 거래되는 가격이 1000만 원이다. 작년 한 해에만 700여 명이 이러한 여권으로 국내에 입국하다가 적발됐다"며 "해외에선 복사본을 가지고 다니고 여권을 숙소 금고에 넣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최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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