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통해 사람과의 거리가 가까워지길"

"교육 통해 사람과의 거리가 가까워지길"

[ Y칼럼 ] 황호연 청년 ③ : 교육의 가을

황호연 청년
2022년 02월 16일(수) 11:01
멀고 가까운 정도를 나타날 때 우리는 '거리'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지도에서 거리는 물리적인 단위이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는 마음의 간격 정도를 나타낸다. 표준화된 수치가 없다 보니, 감정이 담긴 언어가 거리를 가늠하게 하거나, 표정과 몸짓 등 비언어적인 요소가 거리의 정도를 보여주기도 한다.

코로나 감염병 시대 우리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타인과 나의 안전한 거리를 2m로 설정하고 이를 지켜왔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 거리를 최소한으로 생각하고 타인과의 거리를 유지했다. 안전한 거리두기가 감염병 예방의 최선이라는 과학적 근거가 큰 몫을 했다. 거리가 주는 묘한 심리적 방어기제가 때론 타인과의 불미스런 일을 발생시키기도 했지만, 지금까지도 이는 유효한 거리로 설정되어 왔다.

집단과 조직이 우선시되는 사회적인 관습과 문화 속에서 우리의 방역은 비교적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그러나 개인이 감내해야 하는 사회 심리적 거리두기의 성공은 아직 미지수다.

방역 자체의 문제보다 우선시되는 가치를 논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한국 사회는 한 개인으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를 조직이나 공동체가 감당할 수 없어 보였다. 문제 해결 능력의 차이가 아니라 국가가 수용하는 우선의 가치가 다른 국가와 많은 차이가 있기 때문이었다. 집단의 존재가 개인의 존재보다 우선하고, 집단을 흔들 수 있는 문제는 개인이 감내하기에는 많이 버거워 보였다. 코로나 감염보다 사회적으로 받아야 할 시선이 더 두렵다는 한 지인의 말은 그냥 웃어 넘길 수 있는 말이 아닌 것이다.

정의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제시하고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사회에 던진 마이클 샌델 교수가 능력주의를 비판하며 '공정하다는 착각'(원제: 능력주의의 폭정)을 통해 공정을 이야기한다. 능력주의 사회에 존재하는 승자와 패자는 공정함이라는 확고한 믿음으로 패자에게 강력한 책임을 부과한다. 인과론에서 비롯되는 악함과 자유 의지의 결과는 개인의 책임이고 능력주의 세상의 기준에서는 성취하지 못한 사람들은 타인에게도 스스로에게도 비난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시스템과 제도를 통해 완전한 평등이 이 땅 가운데 성취되는 것은 사실상 쉽지 않다. 그러나 예수님은 사회적으로 덜 가진 자들에 대하여 배려하고 나누는 공감적이고 겸허한 태도를 가질 것을 가르치고 계신다. 지금의 불평등 수준이 지나치기에 불평등의 수준을 지속가능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오늘의 결과는 내일의 조건이 된다. 공동체가 먼저냐 개인이 먼저냐의 문제 접근이 아니라 현상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과 해석을 통해 샅샅이 드러내는 과정은 그래서 필요하다. 교육을 통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가 조금 더 가까워지길 오늘도 소망한다.



황호연 청년 / 충신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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