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시대 기독교, 교육 역할 수면 위로 끌어내야"

"팬데믹 시대 기독교, 교육 역할 수면 위로 끌어내야"

[ Y칼럼 ] 황호연 청년 ① : 교육의 봄

황호연 청년
2022년 01월 26일(수) 09:00
수업을 할 수 없는 새 학기 학교 교실 현장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2020년 3월, 새학기가 시작됐지만 학생들이 보이지 않았다. 아이들이 없는 빈 교실은 내 짧은 인생에서도 처음 겪는 일이었다. 짧은 교직의 경험과 학창시절의 기억을 더듬어도 지난 상황은 쇼크 그 자체였다. 교육 현장에서 3월은 분주하고 매우 중요한 시간이었지만, 2020년의 3월은 교육의 첫 페이지에서 사라졌다. 하루 아침에 모든 것이 멈춰버렸고 아이들의 소리로 가득 차 사랑의 온기가 느껴지던 교실은 이제 먼 나라의 이야기가 되었다.

아이들과 나는 이런 고된 시간을 보내면서 성장했다. 늘 성장할 수 있다는 기쁨과 성장해야 하는 부담이 뒤엉켜 지칠 법도 한데, 우리는 변화의 연장선을 계속 그려 왔다.

그렇게 다시 2021년 3월을 맞이했다. 코로나의 위협은 여전했지만, 우리의 마음가짐은 달라졌다. 코로나보다 더 무서운 단절을 생각하니 사람을 직접 만나 경험하고 삶의 연결을 더욱 깊이 고민하게 된 것이다.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2021년의 3월은 그 어느 순간보다 중요했다.

서로를 만나 관계를 맺고 경험을 공유하며 스스로 한계를 깨닫고 성장해 가는 과정이 교육이라면, 학교는 만남의 공간이다.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의 유용성을 넘어서 다른 관점을 이해하고 수용하여 새로운 자신의 관점을 만들어 내는 공간인 것이다.

격주로 아이들을 만나야 하는 제한적인 만남과 수업이지만, 우리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선을 명확히 인식하며 서로가 필요한 이유, 만나야 할 이유를 함께 쌓았다.

앎과 가르침과 배움은 단순한 학문 활동을 훨씬 넘어서는 의미를 가진다. 3년의 공생애 이전에 30년의 시간 동안 어린시절과 청년시절을 보내온 예수님을 떠올려보면 앎과 가르침과 배움은 깊은 인간적 의미를 지닌 활동으로 요약할 수 있다. 예수님은 우리가 진리를 탐구하는 자로서, 어떻게 가르치는 자와 배우는 자가 될 수 있는지를 구체적인 형태로 보여 주시고 가르쳐 주셨다.

"가르침은 진리가 실천되는 공간을 만드는 일"이라고 말한 파커 팔머의 말처럼, 멀티플 팬데믹(감염병, 기후위기)시대를 지나고 있는 우리는 기독교가 공상의 세계에 갇혀 세속과 대립되는 개념으로 취급받던 시절의 문제상황을 직면하고 과감하게 교육의 역할을 수면 위로 끌어내야 한다.

지성의 기본적인 역할은 전에는 알지 못했던 영역과, 분리되어 있던 지식과 삶을 연결시켜 주는 일, 삶의 위대한 공동체를 다시 엮어 주는 일이다. 다양한 방법을 통해, 학생들을 그들이 가르치는 주제와의 살아 있는 관계로 인도하고 스스로가 공동체를 연결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좋은 교사, 좋은 교육이다. 오늘도 교육을 다짐한다.



황호연 청년 / 충신교회
"겨울의 소멸, 한 영혼 성장 위해 준비할 시기"     황호연 청년 ④ : 교육의 겨울    |  2022.02.23 10:12
"혼란과 불안의 시대, '세계시민교육' 필요"     황호연 청년 ② : 교육의 여름    |  2022.02.09 10:26
"교육 통해 사람과의 거리가 가까워지길"     황호연 청년 ③ : 교육의 가을    |  2022.02.16 11:01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