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커쇼, '특별한 열정'으로 살아가다

청년 커쇼, '특별한 열정'으로 살아가다

[ MLB 커쇼가 사는 법 ] <14>

소재웅 전도사
2019년 11월 30일(토) 09:00
커쇼는 아내 엘런과 함께 잠비아로 건너가 아이들을 만났다. 그곳에서 그가 가진 최선의 재능으로 아이들과 함께 뛰놀았다.

# 야구를 통한 선교



어느새 14번째 커쇼 이야기로 접어들었다. 커쇼의 삶을 따라가며 내게 남은 몇 가지 강렬한 이미지가 있다면 성실함, 승부욕, 신실함, 순수함, 그리고 '열정'이다. 오늘은 커쇼의 열정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한다.

열정의 사전적 정의는 '어떤 일에 열렬한 애정을 가지고 열중하는 마음'이다. 그러나 요즘 '열정'이라는 단어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별다른 영감이나 감동을 주지 못한다. <하마터면 열심히 살뻔했다> <오늘은 이만 좀 쉴게요> 등등 요즘 서점가에서 인기를 끄는 책들은, '열정'이라는 단어에서 오는 뜨거움보다는 각자의 속도에 맞게 살아가는 개별적 존재를 향한 존중을 강조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책들이 열정을 등한시한다는 것도 아니고, 열정을 주제로 한 책들은 무조건 인기가 없다는 뜻도 아니다. 다만, '열정'이라는 단어를 아무에게나 들이밀며 "열심히 살란 말야"라는 식의 폭력적인 메시지를 던지는 시대는 훌쩍 지나가버렸다는 것이다. 몇 년 전에 신조어로 등장한 '열정 페이'(청년 구직자를 고용하면서 열정을 빌미로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일)라는 단어는 '열정'이라는 단어가 대한민국 사회에서 처한 신세를 그대로 반영한다.

그렇다면 왜 굳이 커쇼의 열정을 이렇게 끄집어내려는 것일까? 커쇼의 열정 앞에 붙어있는 '특.별.한'이라는 수식어 때문이다. 그리스도인에게 있어 열정은 '사회적 분위기나 상황으로 인해 강제로 주입되는' 것이 결코 아니다. 그리스도인의 열정은 하나님이 각자에게 주신 선물을 통해서 온다. 고유의 재능일 수 있고, 나만이 품고 있는 마음일 수 있고, 남들은 절대 이해 못할 사명감일 수도 있다. 방점은 그것이 '나를 창조하신 하나님으로부터 왔느냐'에 있다. 커쇼는 야구에 대한 재능이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라 여긴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은 커쇼의 열정이 '특별한 열정'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커쇼의 열정이 특별한 열정인 이유가 하나 더 있다. 그것이 자신의 부와 명예를 위해서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을 위해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 그의 아내 엘런 커쇼와 잠비아 땅에 갔을 때, 그곳의 아이들과 야구를 하며 커쇼는 '하나님이 그에게 주신 선물을 이용해서 그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하나님으로부터 온 열정이 오직 나를 위해 쓰인다면 그 열정은 굳이 특별하다고 할 수 없다. 그렇다고 그것을 억지로 감당하고 있다면 그것 역시 특별한 열정이라 부르기 힘들다. 커쇼는 잠비아의 아이들과 야구를 하며 자신이 얼마나 야구를 사랑하는지 다시금 떠올렸다.

커쇼의 열정을 "특별하다"고 말할 수 있는 마지막 이유가 있다. 아프리카 잠비아라는 곳은 커쇼가 아니라 그의 아내 엘런 커쇼가 먼저 마음으로 품은 땅이었다. 커쇼는 잠비아라는 곳에 애당초 관심도 없었고, 그에겐 지리적으로도 너무나 멀기만 한 땅이었다. 그곳에서 커쇼는 야구를 통해 선교했다. 이 대목을 두고 커쇼는 자신의 자서전을 통해 이렇게 고백한다.

"두 사람의 열정이 하나로 합쳐지는 광경이 펼쳐진 것이다. 엘런이 아프리카 한복판에 서 있는 동안 나는 아이들에게 야구를 가르치고 있었다. 엘런의 열정과 나의 열정이 만난 것이다."

커쇼 부부가 서로의 열정을 향해 뛰어드는 순간, 그들의 열정은 '특별한 열정'으로 변화했다.

우리 모두는 보다 의미있게, 보다 즐겁게 살아가려는 열망이 있다. 만약 그런 열망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 열망이 잠시 내 마음 깊숙한 곳에 묻혀 있을 뿐이다. 우리 모두에겐 하나님이 주신 '특별한 열정'이라는 씨앗이 심겨져 있기 때문이다. 그것을 발견하고 계발해가야 하는 책임이 우리 모두에게 있다. 그것은, 선물 받은 자가 감당해야 할 최소한의 몫이기 때문이다.

1988년생 커쇼, 그가 자신의 삶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특별한 열정'은 여전히 신선하다. 그러나 그건 커쇼에게만 허락된 삶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열려있는 삶이다.

소재웅 전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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