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교회, 행복한 교인

건강한 교회, 행복한 교인

[ 목양칼럼 ]

김영팔 목사
2024년 05월 30일(목) 10:02
필자가 섬기는 교회에서 기억되는 권사님이 계신다. 타지역에서 사는 자녀들이 다녀가면 꼭 먹거리를 가지고 교회 사택을 찾아오신다. "목사님, 이것 드시고 오래오래 건강하셔야 됩니다." "자녀들이 목사님 드리라고 사 온 것입니다."

그런데 세월이 지난 후에 알게 되었다. 권사님 드실 것을 매번 필자에게 가져오신 것이다. 몇 번이고 사양하다 보니 권사님과 자녀들이 함께 사택을 먼저 찾는다. "목사님 저희 어머니 것도 준비했으니, 저희 가족 위해 기도 많이 해주세요.' 어머니를 잘 부탁한다며 섬겨주신다.

이게 목사에 대한 성도님들의 섬김의 마음이다. 이런 아낌없는 사랑을 주시는 성도님들을 내 부모, 내 가족처럼 어찌 섬기지 않을 수 있을까?

필자 교회의 변함없는 표어는 '건강한 교회, 행복한 교인'이다.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는 신앙과 교회공동체를 통해 하나님 나라의 경험을 교회에서 맛보고자 하는 신앙목표인 것이다.

필자의 교회에는 특별한 찬양대가 있다. 수요기도회의 은혜찬양대이다. 대부분 80세 이상의 연로하신 성도님들로 세워진 찬양대이다. 평생 불렀던 찬송가로 외워서 악보도 안 보고 부르신다. 한글을 모르는 찬양대원도 계신다. 제자리에 서 있기도 불편한 분도 계신다. 오직 변함없이 하나님을 찬양하고 사모하는 마음으로 그 자리를 지키신다. 자유롭게 편곡하여 들려주시는 찬양 소리를 오랫동안 듣고 싶다. 신앙생활이 자원함과 감사함으로 섬기며 웃음소리로 가득한 교회공동체로 함께 하기를 소망한다.

우리 교회에는 행복한 교인의 삶을 위해 매년 지속적으로 감당하는 사역이 있다. 첫째는 육체적 건강을 위해 국가 의료 보험공단에서 실시하는 건강검진이다. 해당 연도 대상자들에게 반드시 검진을 권하며 동행한다. 원하시면 광주까지 함께한다. 건강관리는 예방이 최고이다. 건강해야 농촌교회가 세워져 가고 자녀들에게도 부담을 덜게 한다. 종종 건강검진기회를 놓쳐 더 큰 어려움을 당한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둘째는 예뻐지는 바람은 누구든지 예외가 없는 것 같은데, 농사철이 지나면 순천에 피부과 전문병원에 다녀온다. 기미, 주근깨, 검버섯 피부과 무료시술을 마음 따뜻한 장로님이 무료로 섬기신다. 이웃들까지도 모시고 몇 차례 다녀온다. "나이 들어 주책이다" 하면서도 95세 권사님도 할아버지들도, 함께 따라 나선다.

셋째는 요즘 기초자치단체에서 시골 주민들의 문화 갈증 해소 위한 작은 영화관이 건립되었는데 이를 이용한다. 평생 문화혜택을 누리지 못하셨는데 호사를 누린다며 행복해하신다. 주일 오후 종종 온 교우들이 영화 산책 관람으로 교제의 시간을 갖는다.

작년 여름에는 주일학생부터 최고령 95세 권사님, 다문화가족들과 1박 2일 선교여행을 다녀왔다. 평생 주일 성수하며 해외여행 한번 못 가신 믿음의 어른들에 대한 애틋함이 늘 마음 한 켠에 있었다. 전남 완도의 보길도라는 섬, 보길중앙교회의 초청으로 이루어졌다. 재정 형편이 넉넉하지 못한 교회인데도 자립대상 개척교회 가족 수련회를 매년 섬기는 교회이다.

지팡이를 짚고 부축을 받으며 다니는 성도님도 있었는데, 최고의 '인생 여행이' 되셨다고 한다. 적지 않은 인원인데 정성 가득 먹거리와 사랑으로 섬겨주신 보길중앙교회에 지면을 빌어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어서 행복한 것이다"라고 말한다. 우리의 신앙생활도 소소하지만 '소확행'의 행복한 신앙생활, '초막이나 궁궐이나 내 주 예수 모신 곳이 그 어디나 하늘나라'를 맛보는 건강하고 행복한 교회를 소망한다.



김영팔 목사 / 입면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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