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창에 빠졌을 때

진창에 빠졌을 때

[ 가정예배 ] 2023년 3월 31일 드리는 가정예배

권오형 목사
2023년 03월 31일(금) 00:10

권오형 목사

▶본문 : 예레미야 38장 6~13절

▶찬송 : 291장



예루살렘 멸망을 목전에 두고 예레미야가 전한 하나님의 말씀은 백성들에게는 쓰디쓴 내용이었다. 그 일로 인하여 예레미야는 결국 미움을 받게 되고 물 웅덩이에 던져진다. 이 물 엉덩이가 얼마나 깊었는지 그냥 던져 넣으면 예레미야가 죽게 되니 예레미야를 줄에 달아서 물 웅덩이에 내렸다.

그런데 오늘 말씀에선 '물 웅덩이에 물이 없고 진창뿐'이라고 말한다. 우리도 진창에 빠지면 '하나님을 믿는 나에게 왜 이런 어려움이 찾아왔을까'하며 마음이 몹시 흔들리고 약해진다. 그런데 이 '진창'이라는 말속에는 하나님의 놀라운 사랑이 담겨 있다. 이스라엘은 5월에서 10월까지 비가 오지 않는 시기인데, 비가 오지 않을 때 성 안의 사람들이 물을 쓰도록 담아두는 굉장히 크고 깊은 우물이었다. 그래서 웅덩이엔 물이 어느 정도 채워져 있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예레미야가 물 웅덩이에 던져졌을 때는 물이 없고 진창뿐이었다고 말한다. 예레미야가 운이 좋았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나 이것은 운이 아니라 예레미야를 살리시기 위한 하나님의 손길이었다. 우리는 진창에 빠진 것을 원망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진창은 하나님의 손길이며 우리가 마음을 다해 감사해야 할 일인 것이다.

예레미야가 우물 속에 빠졌다는 소식을 구스 사람 고관인 에벳멜렉이 듣게 된다. 그리고 예레미야가 물 구덩이에 빠지게 된 것은 왕의 허락이 있었기 때문에, 왕을 찾아가 저렇게 놔두면 예레미야가 죽고 말 것이고 이런 처사는 부당하다고 이야기한다. 이스라엘 사람도 아닌 구스, 즉 에티오피아 사람이 왕을 찾아가 이런 이야기를 한다는 것 역시 상식적인 일이 아니다. 하나님은 나의 힘으로 나올 수 없는 진창에 빠졌을 때 내가 생각하지 못한 누군가를 통하여 나를 도우신다. 때로는 내가 알지 못했던 누군가가 나를 위해 기도하고 위로해 준다. 내가 알지 못했던 누군가가 내 손을 잡아 주기도 하고, 내가 전혀 생각하지 못한 누군가를 통해서 하나님의 손길을 만날 수도 있다.

왕이 에벳멜렉의 말을 듣고 군사 30명을 붙여주면서 예레미야가 죽기 전에 꺼내주라고 명한다. 그런데 에벳멜렉이 예레미야를 구하기 가기 전에 먼저 의복 창고에 들러 헝겊과 낡은 옷 조각을 챙겨간다. 그리고 그것을 밧줄에 달아 내리며 "당신은 이 헝겊과 낡은 옷을 당신의 겨드랑이에 대고 줄을 그 아래에 대시오"라고 말한다. 지쳐서 밧줄조차 붙잡을 수 없는 예레미야를 위해서 밧줄에 낡은 헝겊 쪼가리가 달려 내려왔던 것이다. 보잘것없는 낡은 헝겊 쪼가리는 예레미야를 물 웅덩이에서 건져내는 하나님의 손이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살리실 때 우리의 눈엔 보잘것없어 보이는 그 무엇인가를 통해서도 하나님은 얼마든지 우리를 구원하신다는 사실을 우리를 신뢰해야 한다. 우리가 매일 읽는 말씀 한 구절, 한 단어가 낡은 헝겊 쪼가리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우리가 붙들기만 하면 우리를 건지시는 하나님의 손길이 될 수 있다.



오늘의기도

물을 비워 진창을 만드신 주님, 낡은 헝겊 쪼가리 안에도 하나님의 능력이 담겨 있음을 우리가 알게 해 주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권오형 목사/신성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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