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스승

참 스승

[ 포토에세이 ] 시티솔레(City Soleil) : 어둠 속의 작은 빛

홍우림 작가
2022년 05월 04일(수) 10:00
이번 이야기는 지난 두 달간 연재된 태권도 소년 프렌디의 마지막 챕터이다. 그랜드마스터라는 꿈을 품게 한 이 소년을 만든 스승, 오늘의 사진의 주인공 조평규 장로님이다.

검게 탄 얼굴에 인자한 미소를 얼굴을 품고 선교지에 오셨던 장로님은 샌디에고의 한인교회의 여러 성도 분들과 아이티 선교를 처음으로 오셨다.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덥고 열악한 환경에서도 장로님은 땀을 흘리며 이 곳의 영혼들을 한 주 동안 섬기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셨다. 그리고 몇 달이 지나서 그는 홀로 다시 이 곳으로 돌아왔다. 서로 이야기는 나누지는 않았지만 나는 마음속으로 그 때 우리가 이 땅에서 보고 느꼈던 것 안에서 작은 부르심의 소리를 듣지 않았나 생각한다. 다시 이곳에 돌아왔을 때, 장로님은 하얀 태권도복과 검은띠를 가지고 오셨다. 총격이 오가는 현장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을 보았을 때, 그는 이들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결심이 섰던 것 같다. 알고 보니 장로님은 평생을 태권도에 몸 바친 숨은 고수였고, 그는 이곳에 허름한 건물에서 태권도장으로 만들고 그곳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다. 하얀 도복을 입고 나타난 작은 체구의 한 노인. 그러나 그의 얼굴에는 품위과 기개가 가득했다.

뜨거운 여름, 땀을 비오듯 흘려가며 아이들에게 품새 하나하나 발차기 하나하나를 지도하면서 그는 그렇게 오랜 시간 아이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쳤다. 엄한 호랑이 같은 스승 같지만 아이들을 한없이 사랑하고, 수련이 끝나면 빵 하나라도 더 챙겨주려고 했던 그의 마음은 온전히 아이들에게 전달이 되었던 것 같다. 아이들은 항상 사범님을 따랐고, 이들은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용기와 믿음을 키워갔다. 비록 주어진 환경과 현실은 연약해도, 아이들의 마음의 태도와 인생의 자세는 태권도를 통해 놀랍게도 바뀌어갔다. 지금의 프렌디도 그 중에 하나이다. 우리 인생에 주어진 재능과 달란트, 그것이 비록 화려한 것이 아닐 지라도 누군가를 살리고 작은 용기와 희망을 줄 수 있는 것이라면 그것이 한 알의 밀알이 되어 언젠가는 열매를 맺지 않을까? 나는 참 스승 조평규 에게서 그것을 보았다.

홍우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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