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재단 총회 특감…외부회계법인 특감 여부 주목

연금재단 총회 특감…외부회계법인 특감 여부 주목

최샘찬 기자 chan@pckworld.com
2022년 04월 29일(금) 09:15
지난 4월 18일 진행된 총회 감사위원회의 연금재단 특별 감사.
1년 여 촉구 끝에 이뤄진 연금재단 총회 특감
가입자회·연금제도발전위, 외부회계법인 특감 시행 주장
"가입자 신뢰 회복 위해 4년간 투자 건 전수조사해야"
"실효성 없는 특감, 3000만 원 돈 낭비"




지난 4월 18일 진행된 총회 감사위원회의 연금재단 특별 감사.
총회 연금재단에 대한 총회 특별감사가 시행됐다. 연금가입자회연금제도발전위(구 연금재단대책위)2020년 말부터 촉구해온 특감이다. 이번 총회 특별감사 결과와 함께, 외부회계법인에 의한 특별감사 시행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감사위원회(위원장:박훈)는 지난 18일 한국기독교연합회관 10층 연금재단 회의실에서 특별감사를 진행하고, '신한헬스케어-인타르시아 건'과 '피엔에스 자산관리대부-평택 M프라자 건'을 집중 검토했다.

두 투자 건과 관련해 감사위는 업체 서류, 계약서, 장부 및 증빙서, 통장 등 현물, 소송 건에 대한 계약서 및 일체 증빙 서류, 당시 이사회 및 산하위원회의 회의록과 결의 사항, 투자 이후의 결산 현황 등을 점검했다.

감사위원회는 이에 앞서 3월 17일 제106회 상반기 정기감사로 연금재단 감사를 진행한 바 있다. 상반기 감사는 이번 회기만을 중점적으로 살폈으며, 특감은 연금가입자회와 연금제도발전위의 요청대로, 과거 재단 이사회가 결의한 두 건의 투자에만 초점을 맞췄다.

지난 4월 18일 진행된 총회 감사위원회의 연금재단 특별 감사.
이번 특별감사를 위해 감사위원회는 지난 11일 평택 M프라자 현장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또한 감사위는 연금재단 이사회에 신한헬스케어 투자에 대한 소송 관련 법정대리인(변호사)의 참석도 요청했지만, 이는 이뤄지지 않았다.

감사위원장 박훈 장로는 "그동안 연금재단이 투자한 신한헬스케어와 평택 M프라자에 대한 현장방문과 철저한 사전 감사준비를 통해 면밀하게 감사를 실시했다"라며, 감사 결과에 대해 "현재 감사위원들이 감사한 내용을 정리하고 있기 때문에 자세한 결과를 말하기는 이르다. 감사 내용을 종합해 정리되면 의견을 피력하겠다"라고 답했다.

지난 3월 21일 연금제도발전위원회와 연금가입자회의 연석회의. / 한국기독공보DB
# "총회 특감 후, 외부회계법인 특감 진행해야"
한편 연금재단에 대한 총회 특별감사 이후엔 외부회계법인을 통한 특감도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총회연금가입자회(회장:정일세)와 총회 연금제도발전위원회(위원장:박웅섭)는 외부회계법인을 통한 2017~2021년 4년간의 모든 투자에 대한 전수조사를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

총회연금가입자회는 특감 시행의 당위성을 '신뢰성 회복'에서 찾았다. 지난 3월 25일 연금재단 이사회와의 간담회에서 가입자회 측은 "재단에 문제가 없다는 말을 재단 이사회가 아닌 제3의 공신력 있는 기관을 통해 증명해야 가입자들이 안심할 수 있다", "감사가 연기됐다는 기사를 보면 감출 것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특감비용 3000만 원이 들어도 이것으로 신뢰회복을 할 수 있다면 아무 문제없다"라고 주장했다.

연금가입자회 정일세 회장은 "부산 민락동 건, 신한헬스케어 건, 평택 M프라자 건 등이 매년 차례로 불거져왔다"라며, "총회 특감의 결과를 보고, 외부회계법인 특감을 요청할 계획이다. 외부회계법인 특감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모든 투자에 대해 전수조사해야, 가입자들이 안심하고 연금을 납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20년 2월 대주회계법인과 특별감사 계약한 연금재단 이사회. / 한국기독공보 DB
총회 연금재단에 대한 외부회계법인 특별감사는 지난 2020년 1월 진행된 바 있다. 대주회계법인을 통해 진행된 특감은 연금재단의 부산 민락동 건과 관련한 절차와 과정 등을 다뤘다. 특감 결과가 나오자 총회 연금재단대책위원회는 연금재단 전 이사장 2인과 전 회계이사 1인에 대해 기소를 의뢰했으며, 연금재단이 결의한 4년간의 모든 투자에 대해 특감을 청원한 바 있다.

2019~2020년 연금가입자회장을 역임하면서 특감을 촉구하고 과정을 지켜본 박웅섭 목사는 106회기 총회 연금제도발전위원장으로서 다시 한번 외부회계법인의 특감을 주장하고 있다. 연금제도발전위는 무엇보다도 부실 투자 재발 방지를 위한 책임자 규명과 처벌에 초점을 뒀다.

"연금재단의 미래를 위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 박 목사는 "정직이나 면직 등 저지른 일에 처벌을 받아야 앞으로 연금재단 파송 이사가 경각심을 가질 것"이라며, "과거 전 이사들에 대해 리베이트뿐만이 아니라 범죄 의혹도 들려오는데 가입자회와 형사 고발을 논의 중이다"라고 말했다.

2021년 6월 재단이사회·감사위·연금재단대책위·연금가입자회 연석회의에서 발언하는 직전이사장 최성욱 목사. / 한국기독공보 DB
# "외부회계법인 특감 실효성 없어, 일벌백계 입장으로 법적 조치 중"
그러나 연금재단에 대한 외부회계법인 특감이 시행될 지는 미지수다. 이번 총회 특감에서 중점적으로 다룬 '신한헬스케어-인타르시아 건' 관련 펀드 규정에 기밀유지사항이 있기 때문이다. 연금재단 이사회는 공동투자사의 투자 사실이 노출되면 손해배상 등의 법적 책임이 따르기 때문에, 투자금 회수를 우선으로 두고 소송을 준비해왔다.

지난해 6월 연금재단 특감 시기를 논의하기 위해 모인 재단이사회·감사위·연금재단대책위·연금가입자회 연석회의에서, 이사회는 계좌추적권이 없는 외부회계법인에 대한 무용론과 회계감사 비용 등을 설명하며 특감 연기를 주장해왔다.

연석회의에서 연금재단 이사회는 "특감을 받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일이 정리된 후에 전체적으로 받겠다는 입장"이라며, "총회 감사위원회, 내부 회계사, 외부 회계법인의 회계사들은 절차상 문제는 없다고 결론내렸다. 경찰력을 동원한 감사라면 특감을 진행하되 이전과 같이 회계사가 진행하는 감사라면 특감을 연기해달라"고 주장했다.

지난 4월 14일 연금재단 제383차 정기이사회. / 한국기독공보 DB
1년 여 감사를 연기해오면서 연금재단 이사회는 법적 소송을 진행해왔다. 지난 4월 14일 제383차 이사회에서 보고된 바에 따르면, 부산 민락동 건 관련 자문사 역할을 한 S사에 대해 사업권 관련 20억 원에 대한 청구소송을 진행했으며, 손해배상 청구 1심 판결 승소를 받았다.

또한 신한헬스케어 건과 관련해 연금재단 이사회는 2021년 초부터 투자금 회수를 위한 법적 조치를 취하기로 결의한 후, 투자 관련 정보 제공 미흡 또는 FDA 승인 관련 허위 정보 제공 등의 문제 의식을 두고 법적 대응을 준비해왔다. 지난 2월 제381차 이사회에선 법무법인 바른과 투자 관련 소송 계약을 진행하기로 했다.

외부회계법인 특감에 대해 연금재단 이사장 심길보 목사는 "현재 이사회가 부실투자를 인정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숨기는 것도 아닌데, 3000만 원의 비용이 발생하는 특감은 실효성이 없고 전혀 발전적이지 않다"라며, "연금재단 이사 임기가 끝났어도 잘못한 부분에 대해 책임을 끝까지 묻고 감옥까지 갈 수 있다는 일벌백계의 입장으로 법적 소송을 준비·추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2021년 9월 대한예수교장로회 제106회 총회에선 연금재단 특별감사와 관련한 헌의가 다수 접수된 바 있다.

충북노회는 총회 연금재단 외부 특별 감사 후 당사자를 엄중 처벌해 달라는 안, 전남노회는 부실 투자에 대해 특별감사를 실시해 달라는 안, 남원노회는 부실투자 책임자 처벌 및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헌의를 올렸다. 전북노회도 신한헬스케어 220억 부실 투자 손실 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민락동 관련 재판을 신속하게 진행해 달라는 헌의를 올렸다. 특히 충북노회에서는 이번 신한헬스케어 건 이외에도 부산 민락동 건 등 최근 10여 년 동안 투자한 것에 대한 특별 외부 회계감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최샘찬 기자
2021년 9월 열린 대한예수교장로회 제106회 총회. / 한국기독공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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