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가 정책 결정권 갖지 못 하면, 불평등한 구조"

"60%가 정책 결정권 갖지 못 하면, 불평등한 구조"

[ 선교여성과 교회 ] 교회 내 여성의 역할 확장 ③

김호경 교수
2022년 04월 27일(수) 16:41
ⓒunsplash
성차별적 행위만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교회는 매우 분명하게 성차별적 구조를 바탕으로 한다. 물론 이제 많은 여성 목사들이 있지만, 그들의 활동도 쉽지 않을뿐더러, 아직 교회 내 여성의 역할은 봉사와 헌신에만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 정책을 주도하는 당회에 참여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차단돼 있다. 대부분 장로나 감독은 남자가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제직회에 참여할 수 있는데 공식적인 회의에 참여하는 여성들의 태도는 교회에서 여성이 차지하고 있는 수에 비하면 소극적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들이 그렇게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전체 인원의 60~70% 정도의 비율을 차지하면서도 그만큼의 정책적 결정권을 갖지 못한 것은 매우 불평등한 구조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불평등한 구조를 유지하는 이유는 의외로 매우 단순하다. 여자들이 회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이유는 '사람들 앞에서 발언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고, 여자는 순종하고 따라야 한다는 한국의 정서와 문화 때문'이라는 응답이 70%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태도나 문화는 여자목사에 대한 이해에도 분명하게 투영된다. 실제로 여성안수가 실시돼 많은 여자목사들이 나왔지만, 그들의 역할이 이전의 심방전도사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보고가 있다. '여성교역자가 심방과 상담과 같은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서도 여성의 성향에 맞는 것으로 별문제가 없다'는 응답이 32.6%가 됐다.

'남자와 여자의 구분 없이 잘하는 것을 맡겨야 한다'가 59.1%를 차지하기는 했지만, 실제로 여자들이 자신의 능력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가 적은 마당에서, 설교와 교육 같은 지속적인 발전과 훈련이 요구되는 것들을 교회에서 여자들이 맡기는 것이 그리 쉽지 않다.

여자 사역자들은 매우 열악한 상황 속에서 일하고 있는데, 이는 또 다른 악순환을 불러일으킨다. 즉 남자 목사들은 능력이 있으니까 좋은 환경에서 큰일을 하는 반면, 여자 목사들은 능력이 그것밖에 되지 않으니까 그렇게 열악한 형편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이는 구조적인 것을 보지 못하고 여자들의 개인적인 능력으로 문제의 초점을 변화시키려고 하는 것이다.

여자 개인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전체적인 교계와 교회의 구조에 대한 인식 변화가 따르지 않으면, 여자들의 능력은 전적으로 발휘되기 쉽지 않다. 여자교역자들의 활동에 대한 평가에서도 '헌신적이고 부드럽다는 것'(39.5%)이 '책임감과 능력이 있다는 것'(22.6%)보다 높았다. 이 두 가지 항목이 대립적이진 않지만, 질문에 대한 응답의 결과는 여자들의 사역을 평가하는 기준이 무엇인지, 여자사역자들에게 무엇을 요구하는지 보여준다.

그리고 '여자 사역자들에 대해 리더십과 전문적 지식이 약하다'는 반응을 59.1%의 사람들이 했다. 이것은 결국 여자들을 믿을만한 자리에 올리는 것을 꺼리는 요인이 된다. 그러나 여자 사역자들의 리더십과 전문적 지식이 실제로 동등한 조건의 남자들보다 더 떨어지느냐 하는 것은 살펴볼 일이다. 여자들에게 그러한 능력을 개발하고 확장시키며 보여줄 기회들이 평등하게 주어졌느냐 하는 문제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김호경 교수 / 서울장신대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