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지키는 '힘'

스스로를 지키는 '힘'

[ 포토에세이 ] 시티솔레(City Soleil) : 어둠 속의 작은 빛

홍우림
2022년 04월 06일(수) 10:00
우크라이나가 겪는 전쟁의 상황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어 많이 안타깝다. 1950년 우리나라 역시 전쟁의 아픔으로 많은 어려움과 고통을 받았던 역사가 있기에 현대 사회에 일어나는 전쟁의 소식이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최근 나는 우연히 박사과정에서 교수님들과 함께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의 흔적들을 함께 연구할 기회가 있었다. 특히 일제 강점기 시대 고통 받던 우리 선조들과 모습에 대해서 함께 대화를 나누며 한 가지 인상 깊은 모습을 발견하였는데, 그것은 바로 당시 '기독교인'들의 모습이다. 나라를 빼앗겼을 때, 시대를 이끌어갔던 기독교인들의 마음에는 나라를 다시 되찾기 위한 '힘'을 찾는 것이 간절하였다. '힘'이 없으면 결국 양육강식의 세계에서는 도태되고 욕심과 탐욕으로 굶주린 자들에게 잡아먹힐 수 밖에 없다. 그럼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힘'은 과연 어디에서 오는가? 당시 기독교인들은 연약한 나라의 상황과 국민들의 힘을 키울 수 있는 길은 '예수교'와 '배움'이라고 보았다.

결국 그들은 배움의 길을 통해 실력을 양성하여 다시 힘을 키워 나라를 지켜냈다. 지난주에 소개했던 프렌디 역시도 갱들의 전쟁으로 폐허가 된 시티솔레 마을에서 작은 힘을 키우는 아이 중에 한명이다. 처음 '노란 띠'를 허리에 두르고 발차기를 했던 소년은 1년 사이에 부쩍 성장하여 다음 촬영 때에는 '검은 띠'가 되어있었다. 어리숙한 소년의 모습은 사라지고 늘름하고 절도 있는 모습은 누가 봐도 유단자의 무게감이 느껴지는 모습이었다. 주변의 또래 친구들은 '힘'을 가지고 싶어 갱단에 들어가 총을 들었지만, 프렌디는 그 '힘'을 다른 곳에서 찾고 검은 띠를 들었다. 그리고 그와 함께 7명의 아이들이 1년 사이에 멋진 모습으로 검은 띠를 차고 내 앞에 나타났다. 나는 이들의 사진을 찍으며 온 몸에 전율이왔다. 지난 1년 동안 이들은 무엇을 위해 땀을 흘렸을까? 그건 어쩌면 스스로를 지키고자 하는 '힘'이 아니었을까?



홍우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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