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사랑으로 창조된 사람

하나님의 사랑으로 창조된 사람

[ Y칼럼 ] 조은혜 청년 ①

조은혜 청년
2022년 03월 30일(수) 11:00
"하나님께 받은 가장 큰 사랑은 무엇인가요?" 누군가가 이렇게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나에게 장애를 주신 것입니다." 그렇다. 나는 선천적으로 저시력을 가지고 있는 시각장애인이다. 나는 '일차 유리체 증식증(Persistent Hyperplastic Primary Vitreous, PHPV)'으로 인한 선천적 기형아로 태어났다. 이 질환은 대부분 한쪽 눈에서 발병한다고 하는데, 나는 두 눈에서 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10살 때 두 눈에서 백내장이 발병했으며, 이후 오른쪽 눈은 녹내장으로 악화되었다. 현재로는 왼쪽 눈만 저시력으로 남아있으며 정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고 있다. 나에게 눈이란 세상과 소통하는 작은 창임과 동시에 언제 악화될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은 존재였다. 그런데도 난 하나님께 고백한다. 나에게 장애라는 선물을 주심에 감사하다고.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은 "네가 이렇게 태어난 것에 대해 항상 하나님께 감사해야 한다"라고 말씀하셨다. 어린 나는 이 말의 무게를 몰랐고 '지구는 둥글다'와 같이 지식을 배우는 것처럼 부모님의 말씀을 되새겨왔다. 하지만 중학교,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입시경쟁에 던져지면서, 나는 부모님 말씀의 무게를 깨달았다. 나는 맹학교가 아니라 비장애인들로 둘러싸인 일반 학교에서 12년의 학창 시절을 보냈는데, 남들만큼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 남들보다 2~3배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했다. 그 과정에서 '장애를 가지고 있지 않았더라면 몸도 마음도 더 편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수없이 했었다. 하나님의 축복 덕분에 노력이 좋은 성과로 이어졌으며, 나는 결과로부터 노력에 대한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장애를 진심으로 감사할 수는 없었다.

내가 하나님과 제대로 마주하게 된 시기는 뜻하지 않게 재수를 하게 되었을 때다. 나는 독서실에서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독학 재수를 했었는데, 길고 긴 혼자만의 시간 속에서 나는 여러 고민으로 괴로워했다. 나는 그제야 하나님께서 나에게 원하는 삶이란 무엇이며 왜 나에게 장애를 주셨는지, 그리고 이런 부족한 나에게 예비하신 길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었다. 이때부터 나의 진로의 주체가 하나님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재수는 성공적이었고 현재 나는 졸업을 앞둔 대학교 4학년생이다. 나는 생물학과 심리학을 전공하고 있으며, 졸업 후 시각(vision)에 관해 공부해나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언제까지 눈이 보일지, 더 나빠지지는 않을지, 여러 걱정은 여전히 존재한다. 한편으론 하나님께서 날 이렇게 창조하신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무엇보다 내가 장애를 가지고 있었기에, 교정 불가능한 시력이 얼마나 불편한지 알고 있었기에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나는 나와 같이 선천적으로 저시력을 가진 사람들이 세상을 보는 방법에 대해 연구해보고 싶으며 더 나아가 이러한 연구가 저시력 시각장애인의 삶을 조금이라도 밝혀줄 빛이 되길 바란다. 그러니 이제는 내 장애가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큰 선물이라고 자신할 수 있다.

내가 근심으로 가득할 때마다 위로받아왔던 말씀을 나누면서 글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베드로전서 5장 7절, 너희 염려를 다 주께 맡기라. 이는 주가 너희를 돌보심이라. 아멘.



조은혜 청년 / 새희망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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