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립학교를 기독교학교로!

공립학교를 기독교학교로!

[ 입시사교육바로세웁시다 ] <129>

정병오대표
2011년 09월 06일(화) 16:11
최근 한국 교회 가운데 기독교 학교를 세우고자 하는 움직임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재정과 공간, 교육과정과 교사, 리더십과 공동체라는 충분한 준비 없이 뜻만 가지고 뛰어들다 보니 부작용도 적지 않다.

하지만 발상을 조금만 전환해 공립학교를 기독교학교로 바꾸어가는 시도를 해 보면 어떨까? 그 방법을 간단히 설명하면 교인들 중 자질을 갖춘 사람들이 그 지역 학교의 학교운영위원으로 들어가고, 지역 학부모들의 뜻을 모아 학교를 공모제 학교로 지정을 받으면 된다. 이렇게 되면 학교 구성원들이 원하는 교육을 실현할 수 있는 교장선생님과 교사들을 모시고 와서 학부모들과 함께 학교를 새롭게 만들어 가면 된다.

이렇게 한다고 해도 기독교 학교가 원래 하고자 하는 것처럼 QT와 예배, 성경공부, 기독교적 세계관이 명확하게 드러난 수업 등을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기독교 세계관으로 잘 무장된 교장선생님과 교사들을 모시고 오는 것은 가능하고, 그 분들을 통해 간접적이나마 기독교 세계관에 바탕을 둔 교육을 실현해갈 수 있다. 입시위주의 교육을 벗어나 아이들의 전인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교육의 혁신은 당연히 가능하다.

물론 이 과정은 결코 쉬운 과정은 아니다.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이고, 많은 에너지가 투여되어야 한다. 하지만 돈이 들지 않는 일이다. 교회의 규모가 작아도 가능하고, 농어촌 교회일수록 더 유리한 측면도 있다. 교회가 지역 사회의 중심에 뿌리내려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지역 선교와 맥을 같이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교회가 세상 속으로 적극적으로 들어가 공립학교를 바꾸어내는 변혁 모델로서도 매우 좋은 모델이다.

실제로 기독교 바깥에서 생태운동이나 환경운동, 농민운동, 생협운동 등에서는 진보적인 교사운동 단체들과 협력해서 이런 운동을 '작은 학교 운동'이란 이름으로 결실을 맺어왔고, 이러한 운동이 최근 혁신학교 운동과도 연결되고 있는 상황이다.

농어촌 지역이나 소외 지역에서 지역운동을 통해 지역의 학교를 변화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 가운데 "지역 교회가 이 일에 앞장 서 준다면 참 좋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런데 교회는 교인들로 교회 봉사를 하게 하거나 교인들끼리 무엇을 하는 일에는 익숙하지만 세상 속으로 내보내서 지역의 학교를 변화시키는 적극적인 선교적 행동을 하게 하는 일에는 익숙지 못하다.

   
공교육을 세상의 일이거나 사탄의 영역으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 공교육은 그 누가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그 교육을 어떻게 이끌어가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영역이다. 다만 많은 헌신과 에너지가 요구될 뿐이다. 현재 기독교학교를 세우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는 교회들 가운데서 일부는 공립학교를 기독교학교로 변화시키는 일에도 도전을 해 볼 일이다. 이는 교회가 별도의 기독교학교를 설립하는 것에 비해 결코 가치가 덜한 일이 아니다. 

정병오 / 좋은교사운동본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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