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 > 대학생 딸이 혼전순결은 구시대 유물이라네요?

< 8 > 대학생 딸이 혼전순결은 구시대 유물이라네요?

[ 상담Q&A ] 권수영교수의 자녀 상담 Q & A

권수영교수 sykwon@yonsei.ac.kr
2011년 09월 06일(화) 16:00

Q : 저는 대학교 2학년에 다니는 딸을 둔 주부입니다. 딸 아이와는 친구처럼 격의 없는 대화를 자주 나누는 편입니다. 얼마 전 혼전순결에 대하여 설교하신 청년부 목사님을 완전히 구시대 인물로 여기면서 말도 안 되는 이야기로 치부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엄마로서 괜히 말 잘못했다가 구닥다리 취급받을까봐 그냥 놔두었는데, 영 마음이 찜찜합니다. 어떻게 지도할 방법이 없을까요?

   
          ▲ 이경남기자 knlee@pckworld.com
A : 요즘 청년들에게 가장 하기 쉽지 않은 설교가 혼전순결일 것입니다. 아마 따님이 굉장히 용기 있는 목사님의 설교를 들으셨네요. 성경적으로 또 신학적으로 결혼은 그리스도와 교회를 섬기듯 섬김과 사랑의 본을 따르는 거룩한 일이고, 성적으로 관계를 갖는다는 것은 상대방을 온전히 알아간다는 거룩한 일입니다. 그래서 혼전에 하는 성관계가 그러한 거룩성을 담보하지 않기에 신학적으로 금지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신학적으로 혼전순결을 강조하고 따님에게 신학적인 권고를 하는 것도 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상담자로서 혼전순결의 심리학적인 견해를 드리고자 합니다. 아마도 우리 사회에 이미 혼전에 관계를 가지는 일이 가능하고 때로는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견해가 생기게 된 것이 사실입니다.

연예인이나 공인들이 혼전에 관계를 가지고, 이미 임신한 상태에서 결혼식을 하게 되는 일이 잦고, '속도위반'이라는 것이 수치스러운 일이 아니라 이제는 아이가 혼수 중 하나라고 하는 농담까지 생길 정도입니다.

어쩌면 시대에 거슬러 아직도 혼전순결을 말하거나 강조하는 사람이나 이를 준수하려는 이들이 가지게 되는 심리적인 부담감이 있을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어쩌면 심리학적으로 혼전에 처녀성을 유지하는 것이 수치라고 느끼는 이들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심리적인 작용에 밀려 혼전순결을 포기할 때 겪게 되는 대가는 생각보다 훨씬 혹독합니다. 대부분 혼전순결을 무시하는 기독교인의 경우, 자신이 혼인할 상대라는 확신 하에 그 상대와 관계를 가지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매우 이기적인 태도 중 하나는 자신은 혼전관계에 대하여 매우 개방적인 태도를 가지다가도, 막상 자신의 배우자는 온전히 혼전순결을 유지하기를 기대한다는 사실입니다.

청년들을 상담하다 보면 혼인 전에 결혼을 앞둔 약혼녀와 성관계 이후 약혼녀가 처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안 순간 모든 신뢰가 무너지고 관계의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때로는 결혼 자체가 무산될 정도로 관계가 어려워지기도 합니다. 결혼 전에 자신이 맺는 관계가 영원하리라는 가정 하에 누군가와 성관계를 맺는 것이 훗날 엄청난 심리적인 고통을 동반하게 된다는 사실 때문에라도 혼전관계는 피하여야 할 일인 것입니다. 오히려 신학적인 당위성보다 훗날 온전하고 복된 결혼을 이루지 못할 심리적인 결함을 가지게 된다는 가장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라도 자녀에게 그 영향에 대하여 진지하게 대화하실 기회를 가지시기를 바랍니다.
 권수영교수/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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