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육'에 관하여

'대학교육'에 관하여

[ 입시사교육바로세웁시다 ] <128>

방선기목사
2011년 09월 01일(목) 10:26
한 동안 대학 등록금이 너무 비싸다고 해서 온 나라가 떠들썩했었다. 반값 등록금 이야기 나오면서 이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 국민의 세금으로 부실한 대학까지 도와야 할 필요가 있느냐는 반론도 있었다. 나는 우리 나라의 대학 등록금이 비싸다고 생각은 하지만 해결책이 등록금을 반값으로 줄이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과연 우리의 대학이나 대학교육이 그렇게 많은 등록금을 받을 가치가 있는지, 그럴 필요가 있는지를 생각해보고 싶다.

대학과 관련해서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문제는 두 가지이다. 일단 대학생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정확한 통계인지 모르지만 고등학교 졸업자의 80%이상이 대학에 간다는 것은 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세계에서 대학 재학생이 가장 많은 나라들 중의 하나일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모두가 명문대학에 집착한다는 점이다. 어느 나라나 명문대학이 있고 그 대학에 가려는 사람들이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대다수는 명문대학에 집착하지 않고 자기 실력에 맞는 학교를 간다. 그런데 우리는 명문대에 대한 집착이 강해서 명문대에 가지 못하면 실패했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 문제는 잘못된 제도가 만든 문제이고 두 번째 문제는 잘못된 의식이 만들어낸 문제이다.

첫 번째 문제를 생각해보자. 대학에 갈수 있다고 누구나 다 대학에 갈 필요가 없다. 우리 사회가 그렇게 많은 대학졸업생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그런 교육기관은 존재할 이유가 없다. 그런 학교들은 자연 도태되도록 해야하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그런 학교에 굳이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어차피 졸업해도 별 도움이 안되는 대학에 굳이 갈 필요가 없다. 그런 대학교육에 들어가는 돈과 시간을 다른데 투자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대학을 나와서 다시 전문학교에 간다거나, 대학을 나와서 그런 교육을 필요로 하지 않는 일에 전전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안타깝다. 예전에는 "그래도 대학은 나와야지"는 말이 그런대로 이해가 되었다. 그러나 지금의 현실은 "그런 대학은 나와 봤자 뭐하나?"이다. 대학을 서열화시켜서 상대적으로 낮은 대학을 무시하려고 하는 말이 아니다. 없어도 좋을 학교들이 있어서 젊은이들의 시간과 돈을 낭비하게 하고 있어서 하는 말이다.

억지로 학교를 붙들고 있으려고 하는 사람들의 심정은 이해가 된다. 그러나 그런 대학에 등록금을 내는 것은 굳이 대학에 가지 않아도 될 사람들을 붙들고 있는 학교를 연명시키는 것이 된다. 등록금을 반값으로 만들기 위해서 국가의 재정을 사용한다면 그것은 그런 대학을 국민의 세금으로 연명시키는 일이니 더 답답한 일이다.

예전에 논팔아 밭팔아서 자녀들을 대학을 보낸 사람들이 있다. 그런 부모의 희생이 자녀의 성공의 밑거름이 되었고, 사회적으로 우리 나라가 발전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런데 지금 그런 식으로 자녀가 대학에 가도록 등록금을 대는 것은 어리석은 투자요, 좀 심하게 말하면 사회적인 낭비가 될 수도 있다. 현재 우리의 대학교육의 가치에 대해서 좀더 냉철한 평가를 하고 대학교육에 투자를 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 문제를 생각해보자. 명문대학에 누구나 다 갈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명문대학에는 학생들의 일부만이 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명문이라고 표현하고 그만큼 들어가는데 경쟁이 치열하다. 그것을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누구나 다 갈 수 있으면 이미 명문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학교에 못 간다고 해서 실패했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모든 사람이 명문학교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얼핏 민주적인 생각처럼 보인다. 누구나 노력만 하면 갈 수 있다는 생각은 그럴듯하게 들린다. 그러나 그것은 많은 사람을 실패자로 만드는 생각이다. 경우에 따라서 명문학교에 가지 못했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평생 실패자로 낙인찍는 것은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모르겠다.  우리나라 속담에 "못 올라갈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목표를 낮게 정하는 소극적인 자세를 가르치는 말이 아니다. 자신의 능력이나 재능에 맞는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이루도록 해서 누구나 자기에게 맞는 성공을 누리도록 하는 말이다. 주변 분위기에 휩쓸려서 평생 실패감을 느끼면서 살게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지금 우리는 원하는 모든 사람들이 대학에 가야하고, 또 모든 사람이 열심히 하기만 하면 명문대학에 갈 수 있다는 생각에 빠져있다. 아마도 우리 사회 전체가 최면에 걸린 것 같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은 이런 최면에서 헤어 나올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렇지 못한 것 같다. 각자가 책임 있는 삶을 산다면 대학을 가지 않아도 되고,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키우기만 한다면 명문대학에 가지 않아도 된다는 좀 다른 생각이 필요하다. 이런 생각은 하나님이 우리의 삶을 인도하신다는 신뢰할 때 가질 수 있는 생각이다. 

방선기목사 / 직장사역연구소 소장ㆍ기윤실 이사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