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 > 이성교제, 어느 정도까지 인정해야 하나요?

< 7 > 이성교제, 어느 정도까지 인정해야 하나요?

[ 상담Q&A ] 권수영교수의 자녀 상담 Q & A

권수영교수 sykwon@yonsei.ac.kr
2011년 08월 31일(수) 15:13

Q:저는 중학교 3학년 아들을 둔 엄마입니다. 작년부터 사귀던 여자 친구가 있었는데, 다른 친구들과 함께 간다고 하지만 노래방도 다니고, 수영장까지 함께 간 적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여자 친구 속옷까지 사겠다고 제게 돈을 달라고 한 적도 있습니다. 요즘 이성교제가 빨라졌다지만 어느 정도까지 인정해야 하나요?

   
▲ 이경남기자 knlee@pckworld.com
A : 상담자인 제 경우만 보더라도 중학교 때 몰래 제과점에서 사복 입고 이성 친구를 만나고, 그러다가 학교 선생님께 발각되면 큰일 나던 시절이 생각납니다. 의뢰하신 어머님도 아마 비슷한 연배라고 보여집니다. 당연히 믿음보다는 걱정이 앞서는 것이 정상입니다.

먼저 발달심리학적으로 살펴본다면, 이전 시대에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의 이성교제를 금지한 것은 청소년기의 이성에 대한 감정이나 관계형성에 대한 능력을 아예 차단하여 버린 비상식적인 처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마도 늘 학업에 강조점이 있었고, 충분한 성교육이 없는 상태에서 미성년인 청소년들이 겪게 될 위험한 일들을 미리 방지하고자 하는 의도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 자녀들의 인지발달은 물론 심리적인 발달과 감성 및 관계능력 개발을 동시에 충족시키기 위한 지혜가 필요하겠지요.

우선 여학생은 물론 남학생의 경우에도 부모들이 이성교제를 허락할 때에 충분한 성교육을 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매일매일 확인하듯이 성교육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정확하게 부모와 자녀가 원하는 교제의 범위를 함께 정하면서 자연스럽게 성적인 교제에 대한 언급을 하시기 바랍니다. 일주일에 만남은 얼마나 자주하고, 시간을 어떻게 어디서 보내고, 금지된 장소는 가지 않고 허락을 받고 갈 장소는 꼭 부모의 허락을 얻도록 하시면 됩니다. 이러한 교제의 범위를 구조화한 연후에는 부모님들은 자녀에게 철저하게 신뢰의 마음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이것이 훨씬 걱정하시는 일을 막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공부도 마찬가지이지요. 야간자율학습하는 아들을 무조건 믿어주어야 할 엄마가 시간마다 문자 보내어 확인한다면 하던 공부도 때려치우고 싶겠지요.

수영장을 함께 가는 일이나 속옷을 사주는 일 등은 아마도 신뢰보다는 걱정이 앞서실 일입니다. 부모는 수영장에서 즐겁게 놀 일보다는 혹시 몸이라도 부딪히면서 있게 될 사고를 걱정하고, 가장 은밀한 선물을 해주고 싶은 마음보다는 속옷을 사주려는 심보를 의심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차라리 "난, 너 믿는다. 네 여자 친구에게도 예의를 지키리라고 엄마는 믿는다!"고 요즘 아이들 흔히 쓰는 말처럼 쿨하게 믿어주는 부모의 반응이 훨씬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줍니다. 이성교제를 허락하고 그 범위를 구조화한 이후에는 철저히 신뢰를 보낼 때, 자녀에게 나를 믿어주는 엄마를 위해서라도 나는 건강한 이성교제를 하겠다는 의지도 생기고,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엄마에게 조언을 구하는 보너스까지 얻게 됩니다. 그래도 걱정이 생겨 힘드시거든 기도만큼 좋은 약을 없습니다. 결국 자녀를 바르게 인도하실 하나님께 대한 신뢰가 생기실 것입니다.
권수영교수 /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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