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신학동향 ] 최근 신학 동향 9. 예술신학(기독교 미술을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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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0월 27일(수) 17:01
▲ '게르니카'(1937년, 캔버스에 유채, 349.3 × 776.6cm), 파블로 피카소 作, 레이나 소피아 국립미술관 소장. |
지금 보고 있는 '게르니카(1937년 作)'도 마찬가지이다. 이 그림은 독재자 프랑코를 돕는 히틀러의 공군이 바스크족의 수도 게르니카를 밤에 폭격하여 무고한 시민을 학살한 잔인무도한 만행을 고발하는 그림이다. 피카소는 이런 참상을 그리기 위해서는 전쟁 자체가 무차별 폭행과 참상을 만들어내는 고로 그림 자체도 무차별하게 해부되어 입체적 조형을 만들지 않으면 도저히 그 참상을 알릴 수 없다고 여겼던 것이다. 중앙에서 절규하는 말은 이미 목과 몸뚱아리는 뿜어져 나오는데, 그것이 말의 혀처럼 표현되는 칼의 모습을 통해서 표현되고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아이나 어른할 것 없이, 그들의 몸과 머리는 잘라져 나가고 해체되었다. 머리는 이미 영혼이 되어 떠돌고 있고, 나둥그러진 육체는 비틀어져 버리고, 다른 개체들과 서로 어울려 극도의 혼란을 가져오고 있다.
그림 오른편에는 절규하며 두 손을 번쩍 치켜든 사람이 보이고, 그림 왼편에서는 이미 희생된 제물처럼 보이는 소가 등장하고 있다. 소머리에는 이미 투우사의 창끝이 그 머리를 뚫고 올라와 있고, 그 소의 밑에는 죽은 아이를 끌어안고 절규하는 어머니가 보인다. 그것은 미켈란젤로를 비롯해 '피에타'를 그린 수많은 작가들이 표현했던 예수님을 안고 있는 마리아의 슬픔을 그대로 묘사하고 있다. 그리고 캄캄한 중에 이미 영혼이 되어버린 한 영혼 위에서 내밀어진 팔과 손에는 등불이 쥐어져 있다. 캄캄한 중에도 빛을 소망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처절한 비극 속에서도 빛을 찾는 인간들의 모습 속에서 가장 큰 소망으로 빛나는 눈이 있다. 그림 상단에 빛나는 눈 속에 전구가 들어있는 발광체를 그려 놓았다. 이것이야 말로 오늘도 불꽃같은 눈으로 보고 계시는 하나님의 눈이시며, 그것이 바로 전쟁 속에서도 인류와 미래의 소망인 것이다.
피카소는 그의 그림에서 애써 기독교적인 테마를 빌려온 적은 없으나 그의 그림 속에는 자신도 모르게 하나님의 자비를 구하고 있는 형상들을 많이 만들어냈다. 원래 인간의 본질을 추구하다 보면 결국은 하나님을 발견하는 것이 아닌가? 이런 의미에서 큐비즘은 또 다른 모습으로 하나님을 찾는 방안이 될 것이다. 피카소 자신도 이렇게 말했다. "나는 찾지 않는다. 다만 발견할 뿐이다."
"그날에는 내가 아버지 안에, 너희가 내안에, 내가 너희 안에 있는 것을 너희가 알리라."(요한복음 14장 20절)
최민준목사 / 선한이웃교회/장신대ㆍ한일장신대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