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여, 저들의 절박한 외침을 들으소서"

"주여, 저들의 절박한 외침을 들으소서"

총회, 성금요일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함께 예배 드려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3년 04월 08일(토) 16:50
총회는 지난 7일 성금요일을 맞아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함께 드리는 예배를 개최했다.
총회는 지난 7일 성금요일을 맞아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함께 드리는 예배를 개최했다.
오여민 바이올리니스트가 '오 신실하신 주'를 연주할 때 희생자 유가족들은 눈물을 참지 못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은 이태원 참사에 대한 진실규명을 위해 독립적인 진상조사 기구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
눈물을 흘리는 유가족.
생존자를 위로하는 유가족의 메모.
이날 예배에 참석한 유가족들.


"주님 이 시간 사랑하는 아들과 딸 혹은 형제자매의 억울한 죽음으로 가슴을 치며 통곡하는 이들이 함께 모였습니다. 이들을 긍휼히 여겨주시사 슬픔을 위로하여 주시고 심령의 원통함을 풀어주옵소서."

인류의 구원을 위해 십자가에 못박히신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을 기억하는 성금요일. 한국교회가 부활의 주님을 소망하며 사랑하는 자녀와 가족을 잃은 이웃들의 아픔과 고통에 공감하고, 그들의 치유와 회복을 위해 기도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총회장:이순창)는 지난 7일 서울광장 이태원 참사 분향소 앞에서 '성금요일,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함께 드리는 예배'를 개최하고,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해 두 손을 모았다.

총회 10.29참사회복지원위원회 위원장 김영철 목사의 인도로 열린 이날 예배에는 유가족 15명과 총회장 이순창 목사를 비롯해 총회 관계자와 교회성도, 지나가는 시민들까지 70여 명이 함께 모였다.

총회 사회봉사부 사회선교위원장 배규현 목사는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는 주님의 말씀대로 절망 중에 빠진 유가족의 아픔에 공감하고 행동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여 예배를 드린다"면서 "유족들이 절박한 심정으로 외치는 '이태원참사진상규명특별법' 제정을 통해 철저한 조사와 진상규명이 속히 이뤄질 수 있게 저들의 절규에 응답해달라"고 대표기도했다.

유족들은 기도하면서 북받치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고 이어진 오여민 바이올리니스트 추모 연주에 예배에 참석한 모든 이들도 비통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총회장 이순창 목사는 '함께 걷고 싶습니다'제목의 말씀을 전하며 "이 세상에 있는 단어들을 다 모아도 여러분의 마음을 위로할 길이 없다"고 위로하며 "성금요일 주님의 십자가 사랑을 기억하며 예장 통합교회는 여러분들 곁에서 아픔을 나누며 작은 지팡이가 될 것이다"고 연대의지를 밝혔다. 이 총회장은 또 " 우리 부모님 형제자매들 친지들까지 자식을 잃은 슬픔에 젖어 있사오니 주님 피묻은 손으로 안수하여 주셔서 부활의 소망으로 이 슬픔과 고통을 이겨나가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235만 8914명의 교회 성도들이 의지할 것 없고 붙들 수 없는 외로움 속에 사는 여러분의 광야생활에 동행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유족 대표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최보람 씨의 고모 최경아 권사(꽃재감리교회)는 "이태원 참사 161일 째를 맞아 예장 통합 총회가 성금요일에 시청광장 분향소 앞에서 우리 아이들을 위해 뜻깊은 예배를 주관해주시고 우리의 아픔을 공감하고 위로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다. 그는 자녀를 잃은 부모의 고통을 호소하며, 교회와 성도들에게 지속적인 관심과 기도를 요청했다.

"무릎으로 기도하는 어머니의 자녀는 망하지 않는다는 믿음으로 자녀를 위해 기도했던 어머니들이 하나님을 부르지 못하고 있다"는 최 권사는 "어린 자녀를 잃고 이 세상을 살아내야 하는 엄마들은 절망하고 있다"면서 "예장 통합교회는 우리가 이태원에서 망연자실해 쓰러졌을 때도, 녹사평에서 추운 겨울을 지낼 때도 우리가 넘어지지 않게 손잡아 주셨으니, 우리 유가족들이 다시 설 수 있을 때까지 선한 영향력을 계속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유가족을 위로하며 기도하는 이순창 총회장.
유가족이 총회의 연대와 위로에 감사를 전했다.
한편 이날 예배를 마친 후 이순창 총회장은 희생자들을 위로하고 연대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총회가 특별히 준비한 스카프를 유가족 대표에게 전달했으며 유가족은 별이 된 희생자들을 기억하기 위해 만든 굿즈 '진실의 별' 뱃지를 총회장 자켓에 달아주며 위로와 연대에 감사를 표했다.

이후 유가족과 교제를 나누는 자리에서 이 총회장은 "만남이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희생자 159명을 끝까지 잊지 않고 계속 기도하겠다"는 약속을 전했으며 유가족협의회 이경철 대표는 "예장 통합교회가 희생자 유가족들을 위해 물심양면 도움 주시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다"고 감사인사를 전했다.

총회는 이순창 총회장과 총회 관계자들이 여러차례 분향소를 방문한바 있으며 총회 10.29참사회복지원위원회가 지역교회와 소금의집과 협력해 유가족협의회와 소통하면서 쉼터와 숙박 식사 등을 지원하고 있다.

'성금요일,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함께 드리는 예배'는 총회 사회선교위원회와 10.29참사회복지원위원회 주관으로 열렸다.
최은숙 기자

유가족과 이 총회장이 서로 위로와 격려를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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