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보내주신 까마귀들

하나님이 보내주신 까마귀들

[ 목양칼럼 ]

강대석 목사
2023년 04월 12일(수) 12:42
어느 교회, 어떤 목사든 목회 여정에서 잊을 수 없는 사건이나 사람이 있을 것이다. 필자도 그렇다. 그런데 그 중에도 교회 드럼을 볼 때 마다 생각나는 이야기가 있다.

2007년 3월 우리 교회에 등록하고 처음 출석하던 권사님의 일이다. 나는 권사님이 딸과 함께 살고 있다는 것을 알았기에 교회에 데리고 나와 함께 신앙생활을 하도록 권해드렸다. 권사님은 딸에게 물어보겠다고 했고, 2~3주가 지나 "우리 딸 아이가 드럼을 칠 줄 아는데, 교회에 드럼이 있으면 나오겠다고 하더라구요"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나는 "당장 드럼을 구입할테니 데려오라"고 말했다. 그런데 그 이야기가 끝나자마자 옆에 있던 아내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막내 처남이었다. 내용은 처남이 봉사하는 소년부에서 새 드럼을 구입을 하는데 현재 사용하는 것도 쓸만하니 필요하면 가져가라는 것이었다. 필자는 바로 드럼을 실어왔다. 비록 권사님의 딸이 드럼 때문에 교회에 나오진 않았지만 하나님이 필자의 말을 듣고 계심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엔 2011년 2월에 있었던 일이다. 헌금 계수를 마친 재정부장과 회계 집사님이 "재정이 2만 455원이 남았다"며 걱정하는 소리가 들렸다. 필자도 걱정이 됐다. 그렇게 주일을 보내고 월요일이 됐다.전도용 빵을 후원해 주시던 한 권사님이 있었다. 보통은 필자가 사업장에 가서 축복기도를 드리고 빵을 실어왔다. 바쁜 일이 있어 못 갈 때면 택배로 빵을 보내주셨다. 오전에 권사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교회로 찾아오겠다는 것이었다. 다른 약속이 없었기에 오라고 해 권사님을 만났다. 그날 권사님의 얘기는 "월요일 새벽에 기도를 하는데, '너는 빵만 주지 말고 헌금도 해라'는 음성을 듣게 됐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빵 네 상자, 딸기 한 바구니, 현금 50만 원과 아내가 입을 코트를 선물로 가져오셨다는 것이다.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날 필자는 다이어리에 이렇게 메모했다. '지난 주일 교회 재정을 맡은 집사님들이 걱정을 하시더니 하나님이 들으시고 권사님을 보내 주신 것일까?'

2020년 9월 27일 주일엔 코로나19 때문인지 주일헌금 계수 결과 50만 원 정도가 적자였다. 그리고 그 주간 이웃 교회에 출석하는 필자의 친구 장로님을 만나 커피를 마시게 됐다. 일상적인 이야기를 허물 없이 나누는 사이였기에 "근근이 현상유지를 해오던 재정이 이번 주일에 마이너스가 됐다"고 말했다. 그런데 장로님은 "최근 퇴직금을 조금 받았는데 일부를 우리 교회에 헌금해야 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몇주 동안 망설이고 있었는데 오늘 목사님 이야기를 듣고 결심하게 됐다"며, 헌금을 입금시켰다.

그 동안의 목회 여정에서 하나님은 늘 필자의 고민을 들어주셨다. 하나님은 같은 하나님이시기에 모든 교회에 동일한 은혜가 임했다고 믿는다.

강대석 목사 / 화전벌말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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