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기본소득을 위한 기도

농어촌 기본소득을 위한 기도

[ 주간논단 ]

이종학 목사
2023년 04월 04일(화) 10:00
반세기 전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이 훨씬 넘던 농어촌 인구는 현재 전체 인구의 10%가 안되며 농업 인구의 수는 200만이 조금 넘을 정도로 줄어들었다. 그로 인한 농어촌 소멸과 초고령화 현상은 교회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앞으로도 멈추어지지 않을 것이고 그에 따라 교단 내의 3000여 농어촌교회 중 3분의 1이 20년 안팎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매년 수효가 늘어가고 있는 노령 교우 중심의 자립 대상 교회들도 자연 소멸될 수밖에 없다.

그동안 수만명의 목회자들이 눈물과 땀과 열정을 다했음에도 농어촌교회의 회복과 발전은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다. 상당수의 교회와 목회자들은 포기상태에 있다. 사람도 없지만 더불어 힘든 것은 경제적인 여건이다. 마을 공동체가 깨어지고 농어가의 소득이 줄어감에 따른 농어촌과 농어촌교회의 지속 가능한 내일을 위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별히 지난날 산업화 개방화 과정에서 희생양이 된 측면이 큰 농어촌의 발전과 활성화를 위해 국가 차원에서의 책임이 있어야 한다.

그동안 정부로부터 농업의 공익적 가치와 소득 보전을 위해 농업 직불제와 각종 보조금 사업이 시행되어왔으나 농가 내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심화시킨 측면도 있었다. 이제는 농어촌 농어민 농어촌교회의 생존권 차원에서 농어촌기본소득제 도입이 절실히 필요하다. 농어촌 기본소득의 원칙은 '어떤 심사와 자격조건도 없이 농어촌 거주민 모두에게 준다, 특정 종교와 상관없이, 세대별이 아니라 개인별로 지급한다. 가끔씩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나눠준다. 경제여건이나 경제활동 상황과 상관없이 지급하며 바우처가 아닌 현금으로 준다'이다.

우리 기독교 처음 교회에서는 '믿는 사람이 다 함께 있어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 또 재산과 소유를 팔아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나눠주는'(행2:44-45) 일들이 있었다. 얼마 전 저출생 고령화 청년층의 도시 유출 등으로 지방소멸 위기에 처한 농어촌 지역의 현실적인 문제와 농촌교회의 선교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우리 교단과 한국기독교장로회 기독교대한감리회 농어촌부서 관계자들도 정책토론회를 가진 바 있다. 여기서 기장 총회 이길수 선교사업국장은 농어민 기본소득제 실현을 위해 2019년부터 교회 내외에 크고 작은 캠페인을 진행해 왔고 전 교단적으로 온라인교육과 각종 서명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했다.

마침 우리 총회 농어촌선교부 산하에도 '농어촌기본소득 예장연대'가 출범하였다. 초대 대표를 맡은 김정운 목사는 농어촌기본소득에 대해 '농어민 복지의 사각지대를 줄이고 무너져가는 교회를 소생시키며 주민들의 활기 넘치는 삶을 이룩하려는 권리선언'이라고 했다. 그런 측면에서 기본소득 예장연대 활동을 통해 농어촌 소득 불균형이 해소되어가고 지방소멸의 위기들을 극복하며 국가균형발전을 이루어가는 계기를 얻게 되기 바란다. 동시에 흉흉한 농어촌 지역이 아니라 귀농 귀촌 귀향인이 이어지며 교회마다 희망 넘치는 터전으로 바꾸어지길 소망한다.

경기도 연천군 청산면은 작년부터 시범지역으로 농어촌 기본소득을 시행하였다. 벌써 인구가 유입되고 있다. 남녀노소 거주자 모두에게 월 15만 원씩 5년 동안 지급해갈 계획인데 상권도 살아나고 있다. 그 지역에 교인 10여 명인 우리 교단의 자립 대상 교회는 담임목사 5인 가족이 각각 15만 원씩 매월 75만 원을 기본소득으로 받는다. 이렇듯 농어촌 기본소득이 정부로부터 출발하고 전국 농어촌 지역으로 번져가면 붕괴 직전의 농어촌 지역과 농어촌교회들이 힘을 얻고 다시 살아나고 각종 기적과 기쁨의 소식들이 이어지게 될 것이다.



이종학 목사/진안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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