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주간, 명작 영화 통해 우리 신앙 돌아봐요

고난주간, 명작 영화 통해 우리 신앙 돌아봐요

영화 '페르시아어 수업'과 '퍼스트 리폼드'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3년 03월 29일(수) 15:38
영화 '페르시아어 수업'의 한 장면.
영화 '퍼스트 리폼드'의 한 장면.
고난주간은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받으셨던 고난을 묵상하며, 우리의 신앙과 양심을 점검하고 되돌아보는 귀한 성찰의 시간이다. 예수 고난에 대한 묵상 없이 우리는 진정한 부활신앙을 깨달을 수 없기 때문이다.

묵상과 성찰의 방법은 다양하다. 성경을 읽고 기도하거나 독서와 음악감상을 통해서 할 수도 있고 영화 감상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고난주간을 앞두고 영화 전문가 성현 목사(필름포럼 대표)와 최은 영화평론가가 교인들에게 두 편의 영화를 추천했다.



#가짜 언어를 가르쳐야 살아남는 상황, '페르시아어 수업'



성현 목사가 추천한 영화는 2022년 국내 상영된 '페르시아어 수업'이다.

'독일군의 학살에서 살아 남기 위해 페르시아인이라고 거짓말을 한 유대인 '질'은 페르시아어를 배우기 원하는 독일군 장교 '코흐'에게 가짜 페르시아어를 가르치게 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페르시아어를 모르는 질은 매일 밤 거짓으로 단어를 만들며 깊어져 가는 의심 속에서 페르시아어 수업의 비밀을 지켜야 한다.

이 영화는 독일군 장교 '코흐'를 통해 내면에 따뜻한 인간적인 면모를 가진 인물도 선에 대해 침묵하고 등을 돌릴 때 악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유대인을 학살하고 학대하면서도 자기들끼리는 아름다운 사랑 노래를 부르는 독일 군인들의 모습 속에서 인간이 어떻게 악해지는가에 대한 질문을 관객들에게 던진다.

독일 영화계에서 가장 중요한 시나리오 작가 중 한명이며, 제 60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명예황금곰상을 수상한 각본가 볼프강 콜하세의 실화를 기반으로 만든 작품 '언어의 발명'을 러시아 독일 벨라루스 등 3국이 합작해 만든 영화다.

성현 목사는 "홀로코스트라는 참혹한 현실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가짜 페르시아어를 가르쳤던 주인공의 행동은 비록 생존을 위한 거짓말이었지만, 결국 수많은 희생자들의 이름을 기억하게 되는 역사의 증언자가 됐다"며 "이 영화는 천하보다 귀한 한 생명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영화이며, 내가 짊어져야 하는 십자가의 의미를 묵상할 수 있도록 돕는 작품"이라고 평하며 추천했다.

#'퍼스트 리폼드'



전직 군종목사였던 톨러는 아들을 잃은 슬픔으로 자신의 믿음에 대해 고심하며 250년 역사를 지닌 '퍼스트 리폼드' 교회에서 사역하고 있다. 어느 날 급진파 환경주의자인 마이클과 메리 부부를 만나게 되지만 마이클이 자살을 한다. 톨러는 마이클의 삶의 흔적을 따라가다 자신의 교회를 후원하는 대형교회가 심각한 환경파괴를 일삼는 에너지회사와 유착관계를 이루며 기업의 생태적 범죄에 면죄부를 부여하는 모습을 목도하고 괴로워하며 이에 대한 자기 방식의 저항을 하는 내용의 영화다.

이 영화는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도, 우리 모두의 '몸'인 지구도 심각하게 병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강하게 경고하고 있다.

생태계의 고통 앞에서, 그리고 인간의 탐욕과 교회의 타락 앞에서 절망한 마이클 목사는 교회와 자신에 대한 징계를 스스로 내리려 하지만 영화는 결국 자연과 순수한 신앙과 화해할 때 구원의 길이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최은 평론가는 "'퍼스트 리폼드'는 개혁정신을 잃어버리고 세상의 구경거리가 되어버린 교회에 대해, 그리고 번영신학의 그늘과 탐욕으로 우리가 망가뜨린 생태와 환경에 대해, 청년들이 떠나가는 교회의 현실과 믿음을 잃어버린 상처에 대해, 거룩함을 잃고 건조해진 우리의 찬양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작품"이라며 "더 깊이 끌어안고 더 많이 사랑할수록 더 많이 피흘리게 되는 그리스도의 고난을 느낄 수 있으며, 무엇보다 고난주간과 부활절에 더 의미있게 다가오는 엔딩이 압권"이라며 추천했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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