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경제 위기, 어려움 현실화

코로나19 이후 경제 위기, 어려움 현실화

[ 긴급진단 ] 위기의 목회현장을 돌아본다 1. 고물가, 고금리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23년 03월 12일(일) 21:53
경기노회 남선교회 회원들이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작은교회를 돕기 위한 봉사활동을 실시했다.
대구동남노회가 주최한 작은교회 활성화를 위한 세미나 모습.
"지난해 대비 관리비와 월세 등 지출 금액이 30% 이상 증가했어요. 수입은 그대로이고, 지출이 늘어 어려운 상황입니다. 하나님이 일하고 계심을 늘 체험합니다."(세우는교회 박성민 목사)

최근 가파른 물가 상승과 에너지값 폭등, 금리 인상 등으로 우리네 이웃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전기료는 29.5%, 도시가스는 36.2%가 인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병원 검사료는 19.2%, 보험서비스료도 12% 인상됐고, 경유값은 15.6%, 닭고기 18.5%, 고등어 12.8%, 쌀도 9.8%로 대부분의 소비자 물가가 급등했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2%로 물가안정 목표를 웃돌았으며, 이에 고용 불안까지 겹쳐 지난 1월 경제고통지수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현실 속 생활고 등의 이유로 일가족 자살 사건 등도 끊이지 않아 사회적 고립도까지 높였다.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행정 지원과 안전대책이 마련되고 있지만, 현장의 아픔과 부담을 덜어주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이같은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문제는 개척교회, 상가교회 등 주변의 교회들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규모에 관계 없이 크고 작은 모든 교회의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게 목회자들의 입장이다.

용천노회 박성민 목사는 "주님이 일하신다는 확신을 가지고 대응하지만, 코로나19로 가속화 된 위기 상황속 엎친 데 덮친 경제위기 요인으로 한동안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라며 "1월부터 월세를 5% 증액해 지출하게 됐다. 가스 전기 등 관리비는 30% 이상 늘어 교회는 월 최소 수백만 원을 더 지출하게 됐다"며 안타까움을 안겼다. 박 목사는 "카페 사역과 지역 아동을 위한 무료학원 등을 운영 중이지만 사람의 생각과 힘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다"라며 "하나님의 뜻에 따라 지역 사회를 위해 선교하며 순종하는 데 더욱 집중하는 것이 최근 기도제목이다"라고 전했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계 없음.
노숙인 사역을 펼치고 있는 서울강동노회 정진애 목사(따밥교회)는 노숙인과 지역 주민을 위한 무료 도시락 배달 사역을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음식 재료 가격과 공과금 등이 인상돼 고민이 늘었다. 그는 "국내외 경기 상황이 좋지 않아서인지 지난해 대비 노숙인도 배 이상 증가한 것 같다"며 "하지만 전체적으로 도시락을 준비하는 데 소요되는 지출 금액도 15%가량 증가했다. 지역 교회와 연합하고 1004후원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 중이지만, 도시락 사역을 지속하기에 현재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라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A 목사는 늘어나는 부채를 감당할 수 없어 올해 상반기 교회 폐지를 고려 중이다. A 목사는 "코로나19로 교회 운영이 어려운 가운데 월세, 관리비 등이 증가하면서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돼 교회 폐지 청원을 고민하고 있다"라며 "3년을 기도해왔지만, 이제는 자녀들과 가정을 생각하니 다른 사역의 길을 찾게 됐다"고 전했다.

상대적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목회 사역을 펼치고 있는 서울서북노회 김혁 목사(변두리교회)는 이 같은 주변 교회들의 아픔에 공감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경제적 위기로 교회들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성도들의 헌금에만 의존하지 말고, 다양한 사역과 접근을 통해 교회가 자립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할 시점이다"며 "특별히 규모가 작은 교회들이 존폐 기로에 놓여있음을 인식하고 관심과 기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대출을 받아 교회 건축에 나선 교회들 또한 어려움은 마찬가지이다. 서울남노회 M교회는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라 두 배가량 오른 대출 이자를 지출 중이다. M교회 관계자는 "교회 건축으로 월 600만 원씩 내던 대출이자가 지난해 말 금리가 3% 인상됨에 따라 1300만 원을 지출하고 있다"며 "가스비와 전기세 등 에너지 요금도 인상돼 교회 관리비 또한 150만 원가량 증가한 월 600만 원을 지출하고 있다. 마이너스가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교회의 본질은 선교이기에 사역은 축소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같은 개 교회들의 열악한 상황에 대해 목회자들은 노회와 총회가 개 교회의 현황 파악에 조속히 나서야 한다고 이구동성이다. 최근 상당수의 작은 교회가 교회를 임의폐지한 채 노회 안에 이름만 올려놓은 경우도 상당할 것으로 예측한 L사역자는 "각 노회와 사회봉사부, 교회동반성장위원회 등이 물가 상승, 에너지요금 급등에 따라 큰 어려움을 겪는 교회들을 파악하고 관련해 정책을 세워나가면 좋겠다"라며 "어려운 교회들의 상처를 돌보고 아픔에 공감하는 일은 큰 위로와 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임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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