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위기, 지역교회의 선교 방향은?

팬데믹 위기, 지역교회의 선교 방향은?

[ 선교여성과 교회 ] 포스트코로나 교회 구조 변화와 목회·선교 방향 ⑤

김영동 교수
2022년 06월 15일(수) 11:30
지난 5월 31일 여전도회관에서 선교에 대한 강의를 듣고 기도하는 여전도회원들. / 한국기독공보 DB
첫째, 코로나19라는 비상한 위기 상황은 교회가 '예배의 위기'보다는 '선교의 위기'로 인식하고 삼위일체 하나님의 선교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삼위일체 하나님의 선교는 자신의 정체성과 본질을 내려놓고, 성부 하나님이 성자 예수님으로 성육신하시고, 자기를 비어 십자가에 죽고 부활하심으로 인류 구원을 이루심에 토대를 둔다. 성령님은 모든 막힌 담과 단절된 관계를 넘어 사람과 문화를 새롭게 변화하도록 임하셨다. 삼위일체 하나님은 자기 비움과 낮아짐으로 가난한 자, 병든 자, 갇힌 자, 포로 된 자, 소외된 자, 약자들에게 성육신하시고, 마침내 스스로 십자가를 짐으로 인류 구원의 길을 여셨다.

속히 예배가 회복되고 성도의 공동체의 교제와 친교와 나눔과 사귐이 회복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한 것처럼, 세상 사람들과 더불어 서로 나누고, 서로 돕고, 서로 배우고, 서로 축하는 공생(콘비벤츠)을 이루는 기회로 이 어려움의 시대를 살아가야 하겠다. 지금은 선교 기회로 팬데믹 기간을 선용해야 한다.

둘째, 교회의 본질인 선교에 관한 신학적 확신을 도모하고, 교회의 존재 이유와 실천 행동을 하나님의 선교라는 관점에서 재정립해야 한다.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교회의 대응은 온-오프라인 예배, 가정 예배, 온라인-디지털 교회, 다양한 영상 콘텐츠 개발 등의 차원에 머물 것이 아니라 보다 근본적인 변화를 감행해야 한다. 새롭게 등장하는 사회와 체제와 문명 속에서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고, 그러한 교회의 본질을 하나님의 선교라는 대전제 아래 세상에서 구체적으로 실현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코로나19는 교회의 존재와 사역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한다. 교회의 본질과 핵심 가치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바른 성경적, 복음적 대답을 해야 한다. 위기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잉태한다. 생각과 행동의 재정의가 일어나야 한다.

교회가 본질에서 선교라는 말은 이미 오래전부터 회자했지만 한국교회는 여전히 인식과 행동에서 교회의 선교적 본질을 구현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타 문화권에 얼마나 많은 선교사를 보내고 후원하느냐는 묻는 게 아니다. 국내든 타 문화권이든 교회의 존재 이유가 바로 선교여야 하고, 교회는 '하나님의 순례하는 백성'으로서 세상에서 '성례, 표적, 도구'가 되어야 마땅하다는 말이다. 이러한 선교적 교회가 될 때 교회는 온 세상의 소망이요 "구원의 확실한 씨앗"이 된다. 선교적 교회는 코로나19 시대가 제기하는 언택트, 뉴노멀의 문화적 적응을 넘어 교회의 본질을 해롭게 인식해야 한다.

셋째, 선교적 교회로서 한국교회는 핵심 가치를 '공교회성'과 '공동체성/연대성', 그리고 사랑, 정의, 생태, 평화 등의 '공공성'을 실천하는 교회가 되고, 그러한 실천을 통한 선교적 사명을 다해야 한다.

"하나의 거룩한 보편적 사도적" 교회를 소중한 역사적인 신앙 고백으로 공유하는 교회는 '공교회성'과 '공동체성/연대성', 그리고 '공공성'이라는 본질적인 차원의 회복이 필요하다. 교회의 모임은 단지 예배를 드리는 종교적 모임으로 제한할 수 없고, 세상의 대조 사회로서의 진정한 공동체가 교회임을 보여 주어야 한다. 선교가 삼위일체 하나님의 선교라는 말은 상호 내주, 상호 교제, 상호 사귐 등의 의미로 해석할 수 있듯이 교회의 선교는 사랑, 정의, 생태, 평화 등이 실현되는 세상을 만드는 데 앞장서고 끝까지 사명을 완수해야 한다는 의미가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무엇보다 사회 공공성의 중요성을 각인시켰다. 개인이든 집단이든 사회 구성원은 서로의 행동에 생명이 오가는 책임성이 있음을 인식시켰다. 교회를 포함하여 사회의 모든 주체는 공적 책임이 있고, 공익성, 공평성, 공공성, 시민성, 공개성 등이 중요한 덕목으로 간주 되었다.

특히 새로운 형태의 공공성과 공동체성을 신장하는 선교는 국내든 타 문화권이든 관계없이 창조 세계를 돌보는 생태선교를 지향해야 한다. 효율성과 효용성을 내세운 자본주의 세계 경제가 낳은 비참한 현실이 바로 코로나19라고 할 때, 땅과 세계에 대한 청지기로서 인간은 겸허하게 생태 신학을 정립하고 생태선교를 실천해야 한다.

제레미 리프킨(Jeremy Rifkin)은 기후 변화가 낳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코로나19라는 세계적인 감염병을 발생시켰다고 지적한다. 기후 변화의 원인 물순환 교란으로 인한 생태계 붕괴, 인간의 야생 지역 침범, 그리고 서식지 파괴로 인한 야생동물의 이동 등이다. 동물학자 최재천의 지적처럼 향후 또 어떤 변종 바이러스가 나타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인간이 실험실에서 만들어 내는 "화학백신"이 아니라 생태계와 자연환경을 잘 보전하는 "행동백신"과 "생태백신"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김영동 교수 / 장신대 선교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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