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옛날이여"

"아! 옛날이여"

[ 이슈앤이슈 ]

박만서 기자 mspark@pckworld.com
2022년 05월 10일(화) 10:00
박만서 국장
팬데믹까지 불러온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큰 홍역을 앓았다. 앞으로 큰 일을 겪게 된다면 "코로나19를 앓았다"고 표현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코로나19의 시작은 이름뒤에 '19'가 붙듯이 2019년에 시작됐다. 우리나라에는 2020년 1월 20일에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2년이 넘게 시달리고 있다. 감염확산 속도가 빠른 변이종 오미크론이 유입되면서 하루에 수십만 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등 위기가 고조되기도 했지만 치명률이 낮고, 감염자 발생 건수가 점차 줄어들면서 강화되었던 방역조치가 완화되는 추세이다. 전문가들은 또 다시 위기 사태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강력한 방역조치보다는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일상에로의 회복이 강조되는 분위기이다.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교회는 전반적으로 정부가 정한 방역지침에 성실히 따랐다. 예배의 필수 인원만 참석한 가운데 유튜브를 통해 예배 실황을 송출하고, 교인들은 각자의 처소에서 인터넷상에서 전해지는 영상을 보면서 예배를 드리는 최악의 상황을 경험했다. 이러한 영상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교회의 경우에는 주일에 교회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이 사태가 지속되면서 주일에도 예배를 드리지 못하는 교회가 늘어났고, 급기야는 교회를 폐쇄하는 사태까지 속출했다. 이렇게 해서 코로나 정국에서 주일에 문을 닫거나 폐쇄된 교회가 1만 5000개에 이른다는 주장도 나왔다.

특히 교회가 감염병의 발원지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한 눈물 나는 노력도 계속됐다. 교인들이 모이지는 못해도 교회는 늘 방역을 위해 소독을 하고, 평일에는 교회 문을 차단한 채 일반인들은 물론 교인들의 방문을 허용하지 않기도 했다.

그렇다고 코로나로 인해 교회가 모든 것을 잃은 것만은 아니었다.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안전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면서 교회내 방역의 필요성이 강조됐다. 그러면서 내 교회 뿐만 아니라 이웃의 작은 교회에 대한 관심도 갖게 됐고, 방역물품을 지원하기도 했다. 한 교회의 순간적 잘못이 지역교회와 한국교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즉 일부 교회에서 코로나 환자가 발생한 것에 대해 사회로부터 질타가 쏟아지는 것을 보면서 교회가 각각의 독립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교회가 전체가 하나임을 확인하는 기회가 됐다.

뿐만아니라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교회의 위기가 언제든 닥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이전 어느 때 보다도 코로나19 이후에 교회의 과제들을 다양하게 점검했다. 특히 재난 사태가 발생했을 때의 위기 극복을 위한 교회 내 매뉴얼의 필요성이 강조되기도 했다.

이제 우려했던 코로나19 감염병 위기가 한 고비를 넘겼다. 지난 2년 동안 한국교회는 코로나와 함께(With Corona), 코로나를 넘어(Beyond Corona) 뿐만 아니라 코로나 이후에 교회는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관심을 갖고 깊은 논의를 해 왔다. 무엇보다도 코로나 이전과 코로나 이후의 세상은 전혀 다른 세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철저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경고의 메시지도 내놓았다.

점차 가라앉고 있는 코로나 감염자 수와 이에 따른 관계 당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가 코로나 정국을 이겨낸 모든 사람들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 또한 준비하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또 다른 고통이요 위기가 될 수밖에 없다.

한국교회는 무수히 많은 이야기로 코로나 이후를 생각했다.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 그림도 그렸고, 코로나를 넘어서 새롭게 시작될 세상에 대한 기대와 희망, 그리고 준비의 필요성도 강조해 왔다.

그런데 아무리 많은 것으로 이야기하고 준비해 왔다고 해도 막상 닥쳤을 때에 우왕좌왕 한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을 것이다. '이렇게 되지 않을 수 있을까'에 대한 자문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제 시작됐다. 코로나와 함께하는 때에 접어들었고, 그동안 꿈꿔왔던 코로나 이후의 세상이 눈 앞에 펼쳐지고 있다.

코로나가 창궐하면서 수없이 회자 되었던 말이 있다. "코로나 이전과 이후는 다른 세상이 될 것"이라는 구호이다. 그에 맞춰 부족하지 않을 만큼 연구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코로나 시작이 도적같이 임했다'고 힘들어 했듯이, 코로나 이후 또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맞이하게 됐다'고 또다시 한탄만 하고 있을 것인가?' 한국교회여! 더 이상, 가장 미련한 자가 되지는 말아야 하지 않겠는가. 준비 없이 코라나 이후를 맞이한다는 것은 교세 감소 현상을 맞이하면서 수직성장의 때를 그리워했듯이, '아! 옛날이여'를 반복하지 않아야 겠다.

박만서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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