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류 공동체

세대교류 공동체

[ 목양칼럼 ]

최상민 목사
2022년 04월 20일(수) 08:30
홀로 사시는 어느 할아버지가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공원에 나와 벤치에 앉아 있었다. 구경거리가 없어 공원에 산책 나와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는데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한 남자 아이가 천천히 그 어르신 앞을 지나가고 있었다. "얘야, 넌 몇 학년이니?" "저 2학년인데요." "그래, 가족과 함께 안 오고 혼자 나온거야? 누구와 함께 살고 있지?" "네, 저하고 아빠 엄마, 그리고 할아버지와 할머니랑 함께 살아요." "오, 그래 가족들이 다섯이나 되니 참 좋겠구나." "우리 가족은 셋 뿐인데요." 이 아이는 같은 집에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가족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가족인식에 대한 한 면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어느 때 보다 세대교류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디에서나 세대 간의 차이와 갈등은 있기 마련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통문화나 효 의식을 볼 때 다른 나라에 비해서 세대차이나 갈등이 덜할 것으로 생각되지만 최근 국민들이 느끼는 것은 다른 것 같다. 세대갈등은 가정에서 뿐 아니라 사회 전반적인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세대의 차이나 갈등은 주로 아동 및 청소년과 노년세대, 또는 청년과 노년 세대의 관계에서 자주 나타난다. 이는 세대 간 서로의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다. 각 세대가 상대 세대에 갖고 있는 부정적 인식이나 편견, 또는 선입견이 문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어린 세대는 나이든 세대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하고 어른 세대는 젊은 세대를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노인의 지위가 점점 하락하는 것을 현대화이론이라고 한다. 노인의 지위가 하락할수록 노년세대는 사회활동에 소극적이며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 사회는 노년세대가 사회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젊은 세대는 신지식과 정보를 가지고 있는 반면 노년 세대는 경륜과 경험이 자산이다. 젊은 세대의 장점이 노년세대의 단점이고 노년세대의 장점이 젊은 세대의 단점이다. 그래서 양 세대 간의 상호 교환을 통한 세대교류가 필요하다.

교회는 세대교류 프로그램 개발과 적용에 앞장서야 한다. 요즘은 많은 교회들이 세대교류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실제로 관련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교회의 세대공동체예배를 들 수 있다. 필자의 교회도 17년 전부터 매월 첫 주에 세대공동체예배를 시행해오고 있다. 예배 내용도 중요하지만 아동과 청소년세대가 장년 및 노년 세대와 한 자리에 모여 예배를 드리는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본다. 학생들이 그런 예배에 참여하여 어르신들 옆에 앉아서 함께 손을 잡고 기도하고 찬송하고 인사를 나누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미국 교회에서는 어른들이 자녀들 또는 손자녀들과 함께 예배드리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특이한 점은 함께 예배드리는 어린 아이들이 예배에 방해되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앞을 바라보며 예배에 집중하지 않더라도 예배가 마칠 때까지 자리를 떠나지 않고 부모님이나 조부모님 옆에 앉아서 예배를 드린다.

함께하는 것이 교육이다. 보는 것이 교육이다. 교회가 세대교류 공동체의 모델이 되어 세대갈등이 나타나고 있는 우리 사회를 아름답게 선도해 나갔으면 좋겠다.



최상민 목사 / 영송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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