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우상이 된 순간

내가 우상이 된 순간

[ Y칼럼 ] 조은혜 청년 ③

조은혜 청년
2022년 04월 08일(금) 14:34
팀 켈러의 '내가 만든 신'에선 하나님보다 중요하거나 큰 생각을 차지하는 건 무엇이라도 우상이 된다고 이야기한다. 돈, 정욕, 성공 등 다양한 우상이 존재한다. 저자는 대상만 바뀔 뿐 인간은 계속 우상을 생산한다고 말한다. 하나님 외의 그 무엇도 온전히 우리를 채워줄 수 없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나 자신이라는 우상이 존재했다.

나는 나를 끔찍이 사랑했다. 이 지나친 사랑은 이기심으로 이어졌고, 나는 내 것을 포기할 줄 모르는 욕심 많은 사람이 되었다. 특히 학업에 대한 욕심이 매우 컸다. 시험 기간만 되면 큐티나 기도를 자주 잊어버렸으며, 예배 시간에 집중하지 않고 공부 계획을 짰었다. 나에게 학업은 나를 지탱해주는 가장 큰 가치였지만, 나를 순식간에 무너뜨리는 것도 학업이었다.

재작년 가을, 중간고사를 마치고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큰 좌절과 우울함에 빠져버렸다. 모든 전공과목이 평균점에도 미치지 못했고 특히 한 과목은 하위 2%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 잠을 줄이고 건강도 잃어가면서 공부했던 나는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나를 구성하는 큰 가치와 그동안의 노력이 부정당했다고 생각했으며 이런 초라한 내 모습을 스스로 견딜 수 없었다. 어떠한 방법도 우울한 생각을 멈출 수 없었고 나는 급기야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다.

이런 생각이 행동으로 변할 것 같았던 어느 날, 나는 마지막 선택지로 하나님을 찾았다. 오랫동안 출석하지 못했던 선교단체에 얼굴을 비췄으며 한 친구에게 매일 정해진 시간에 함께 기도하자고 권했다. 이 기도 시간은 4달 동안 매일 진행되었고, 나는 이 시간 덕분에 하나님이 나를 창조하신 큰 사랑을 경험했다. 그리고 내가 해왔던 생각들이 얼마나 하나님께 상처 주는 생각들인지 깨달았다. 하나님이 나의 최선이 되었을 때 무너졌던 나의 삶이 회복되기 시작했다. 학업을 포함해 나에게 맡겨진 일들을 기쁜 마음으로 감당하게 되었고, 감사로 가득 찬 나날들을 보냈다.

나는 나의 첫 글에서 재수 후 진로의 주체가 하나님이 되었다고 이야기했다. 나는 이 사건을 계기로 진로뿐 아니라 나의 생사화복, 나의 모든 삶은 하나님의 것임을 온전히 깨닫게 되었다. 삶의 전 영역을 하나님께 드리는 일은 쉽지 않지만, 나는 나의 욕심을 내려놓고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삶을 살기 위해 오늘도 죄와 맞선다.

조은혜 청년 / 새희망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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