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CWM·미션21 등 세계 에큐메니칼 기관 교단 청년 총대와의 대화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2년 04월 06일(수)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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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서 이들은 청년으로서 에큐메니칼 운동에 참여하며 아쉬웠던 점과 어려웠던 점 등을 토로하고, 젊은 에큐메니스트 양성을 위해 교단이 보완해야 할 점 등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WCC 제11차 총회 총대인 조은아 전도사는 교단 총회에 에큐메니칼을 중점적으로 담당하는 기획국이 사라진 것과 함께 세계교회를 체험할 기회가 청년들에게 공평하게 주어지지 않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조 전도사는 "교단에 어느 순간 기획국이 사라져서 세계교회에서 진행하는 에큐메니칼 프로그램이 있을 때 공고가 나가고 정당한 과정을 통해 기회가 주어져야 하는데 지역 신학생의 입장에서 볼 때 서울 수도권, 더 좁게 말하면 장신대 학생들에게만 기회가 독점적으로 주어지는 것 같다"며, "어떤 청년들은 에큐메니칼 참여의 기회를 단순한 투어리즘으로 생각해 다녀온 후 그 경험이 누구에게도 공유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조 전도사는 에큐메니칼 운동에서는 남성청년들에게 기회가 덜 가는 구조적인 문제도 지적했다. 조 전도사는 "국제 기관에서 총대를 뽑을 때 목회자, 청년, 여성, 평신도가 골고루 포함되어야 하는데 청년 중 여성을 뽑으면 기존 목회자 그룹에게 총대에 참여할 기회가 더 늘어나기 때문에 여성 청년을 총대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 남성 청년에게는 상대적으로 기회가 적게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CWM 총대인 김주은 씨는 장신대 교회음악과 졸업과 동시에 자신의 전공을 살려 유학을 갈 것인지 아니면 CWM의 청년 프로그램인 TIM 훈련에 참여할 것인가를 고민하다가 에큐메니칼 운동에 참여하는 쪽을 택한 케이스다. 김주은 씨는 "교단의 에큐메니칼 자료를 볼 기회가 있었는데 그 자료에는 매번 똑같은 이름이 계속 보여 어떤 부류에 속해 있는 분들에게만 기회가 제공되는 것 같다는 생각에 불공평한 참여를 개선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저 같이 신학을 전공하지 않은 청년에게는 기회 자체가 잘 주어지지 않는데 그래서 에큐메니칼을 담당하는 교단의 실무자가 너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대화에서는 실제 신학교에서도 에큐메니칼에 대한 수업이나 정보는 잘 접할 수 없어 에큐메니칼 정신이 현장과 학생들에게까지 닿지 못하는 것 같다는 아쉬움의 목소리도 있었다.
조은아 전도사는 "부산장신대의 경우에는 그래도 커리큘럼에 에큐메니칼 과목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에큐메니칼에 대해 잘 모른다. 과목조차 없는 학교는 더 알 수 없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민오 전도사는 "에큐메니칼 훈련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학생들에게까지 잘 알려지지 않는 것 같다. 지역노회를 통해 보내도 노회 소속 청년들이 전달을 못받는 경우가 많다. 총회에서 학교에 홍보할 때는 학우회를 통해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대화모임에 함께 참석한 연세대 신과대학 재학중인 곽형석 씨는 "숭실대 기독교학과, 연세대 신학과에 에큐메니칼 운동에 대해 가르치는 수업이 거의 없다"며, "연세대의 경우 신학과 건물을 지을 때 WCC가 많은 지원을 해주었는데도 아마 WCC를 모르는 학생이 90% 이상일 것"이라고 말했다. 곽형석 씨는 "최근 연세대의 신학과의 경우 신학에 뜻이 있어 입학하는 학생보다 학교 네임밸류를 얻기 위해 신학과에 입학해 복수전공을 하는 학생들이 많아 그런 학생들이 에큐메니칼운동에까지 관심을 갖게 되는 경우는 별로 보지 못했다"라고 현실을 이야기했다.
조은아 전도사 또한 "최근 부산장신대에도 만학도와 고신 교단 배경의 학생들이 늘어나 몇년 사이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며, "에큐메니칼 운동이 밑바닥에서부터 총체적인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많다"라고 토로했다.
표현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