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성산교회, 소아암 환아 모발 기부로 감동 전해

제주성산교회, 소아암 환아 모발 기부로 감동 전해

아이들 포함해 20명 참여, 최근 11명 모발 기부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22년 04월 01일(금) 18:48
소아암 환아들을 위한 모발 기부에 동참한 제주성산교회 교인들.
부인을 포함해 세 아들과 함께 모발 기부에 동참한 유호영 목사.
"누군가에게 희망과 사랑을 전할 때 우리는 변화되고 성장하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19로 교회의 섬김이 위축된 상황에서 제주노회 제주성산교회(유호영 목사 시무)의 특별한 나눔이 화제가 되고 있다.

교회는 최근 소아암 어린이들을 위한 모발 기부식을 가졌다. 11명이 단체로 모발을 기부하는 일도 흔하지 않지만, 아이들까지 기부에 동참하면서 지역 사회에 큰 감동을 전했다.

"이웃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는데 '유명 스포츠인의 모발 기부 이야기'가 떠올랐고, 당회를 열어 동의를 구했습니다."

가장 먼저 유 목사가 모발 기부를 신청했고, 유 목사의 가족을 포함해 교인들의 참여가 이어졌다.

유 목사는 "특히 어린 아이들의 참여에 의미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부모와 함께 참여한 아이들도 있지만, 뒤늦게 친구들이 머리를 기르는 이유를 듣고 감동해 스스로 지원한 경우도 있었다.

머리카락이 자라길 기다린 1년 6개월의 시간은 모두에게 성장의 기회가 됐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유 목사는 시찰회나 노회 모임에서 오해를 받기도 했지만, 누구든 이유를 듣고 나면 이들의 응원자가 됐다. 제주노회에서도 유 목사가 나타나면 누가 묻기 전에 주변 목회자들이 먼저 그 이유를 설명했다.

유 목사는 "감동이 가득한 모발 기부를 통해 교인들의 표정도 더 밝아졌다"고 말했다. 교인들이 함께 소아암 환아들에게 전해질 희망을 꿈꾸면서, 자신의 아픔이나 불행을 탓하는 일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2017년 유 목사가 제주성산교회에 부임했을 때는 어린이가 1명 뿐이었다. 이후 어린이 사역에 집중하면서 젊은 교인들이 늘어났고, 이번 모발 기증에도 20명 정도가 지원을 했다. 교육전도사 때부터 어린이 사역에 관심이 많았던 유 목사는 아이들에게 놀이터같고 쉼터같은 교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제주는 아픔의 땅이었고 상처를 지닌 사람도 많지만, 우리 아이들이 성장했을 때에는 희망과 기쁨이 가득한 곳으로 변해 있기를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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