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제도의 유산, 모두 사라질 때까지"

"노예제도의 유산, 모두 사라질 때까지"

'노예제도와 대서양 횡단 노예 무역 희생자들의 추모의 날' 맞아 인종차별 종식 운동
CWM도 과거 반성, 오는 8월 '오네시모 프로젝트' 시행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2년 03월 31일(목) 18:33
사진은 LMS 채플의 교인으로 1823년 노예제도에 반대 쟁의의 리더였던 쿼미나 형제 동상.
미국 뉴욕의 유엔 본부에 설치된 추모기념비 '반환의 방주'.
지난 3월 25일 UN이 정한 '국제 노예 및 대서양 노예 무역 희생자 추모의 날'을 맞아 전세계가 인종차별과 불평등의 역사를 반성하는 가운데 세계교회도 이러한 반성 행보에 동참해 눈길을 모았다.

세계선교협의회(CWM)은 지난 3월 25일 메시지를 통해 "400년 이상 동안, 유럽계 미국인 국가들과 그들의 식민지, 그리고 거기에 기반을 둔 조직들은 1200만 명 이상의 아프리카 사람들의 포획, 노예화, 운송, 이식, 그리고 착취로부터 이익을 얻고 있다"며, "이 날짜는 모든 사람들이 기억하고, 반성하고, 회개하는 시간을 제공한다. 경제적 지배력이 노예 무역의 이익에 뿌리를 두고 있고 노예 무역이 폐지된 이후 역사가 불평등과 인종차별적 폭력으로 얼룩진 유럽과 미국 국민들에게 배상을 하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CWM 금주섭 사무총장과 '노예제 유산 보호 그룹' 로데릭 R. 휴이트(Roderick R. Hewitt) 의장이 공동으로 발표한 서한에서는 "CWM의 전신인 런던선교사회(LMS)는 노예 거래가 여전히 한창이던 1795년에 시작됐으며, 이 시대의 실무자들은 노예가 노동을 하는 농장을 소유하고 이 수익을 LMS의 재정에 투자했다. 다른 서양 선교 단체들 또한 아프리카인들과 아프리카 후손들의 인간 존엄성을 더 작은 인간으로 경시하는 유럽 우월주의 이데올로기를 영속화했다"고 반성하고, "CWM은 LMS의 후계자로서 우리의 과거 범죄를 인정하고 전 세계적으로 사회·정치·경제적 노예 제도의 형태로 계속 자행되고 있는 인종적 불평등에 도전하기 위해 유엔의 운동에 동참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CWM은 오는 8월 23일을 국제 노예 무역과 그 폐지의 날로 기념해 모든 노예 희생자를 추모하고 뉘우치는 '오네시모 프로젝트'를 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CWM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세계 에큐메니칼 및 교회 신앙 공동체가 노예무역으로 인한 모든 희생자를 위한 보상과 화해를 위해 노력해나갈 예정이다.

'오네시모'는 빌레몬의 물건을 훔쳐 로마로 도주했다가 당시 옥중에 있던 바울을 만나 그리스도인으로 회심하고 주인에게로 돌아간 자로, 바울은 회심한 오네시모를 신실하고 사랑받는 형제로 인정해 주변 사람들에게 그를 따뜻하게 맞아줄 것을 부탁했다.


표현모 기자





'국제 노예 및 대서양 노예 무역 희생자 추모의 날'은?



유엔은 지난 2007년 총회에서 대서양 노예무역의 교훈을 가르치고 인종 차별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국제 노예 및 대서양 노예 무역 희생자 추모의 날'을 제정해 2008년부터 이를 지키고 있다.

서구사회는 아프리카 사람들을 잡아 남아메리카와 카리브해 섬으로 강제이주 시켰으며, 이로 인해 아메리카 대륙에 아프리카계 인구가 이처럼 늘어나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전세계 인권운동가들은 노예제가 폐지됐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계층의 사람들이 노예와 같이 지내는 상황이 오늘날까지 현대적인 형태로 계속되고 있고 궁극적으로 자치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노예무역에 뿌리를 둔 불의를 종식시키자는 취지의 운동을 펼치고 있다.

한편, 유엔은 노예와 대서양 횡단 노예 무역의 희생자를 기리기 위한 추모기념비 '반환의 방주'를 설치했다. 미국 건축가 로드니 레온이 디자인한 이 기념 건축물은 2015년 3월 25일 뉴욕의 유엔 본부에서 공개됐으며, 인종차별과 불평등을 포함한 노예제도의 유산이 계속해서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상기시켜주고 있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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