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궤도

정상 궤도

[ 이슈앤이슈 ]

박만서 기자 mspark@pckworld.com
2022년 04월 07일(목) 16:00
필자가 기자 생활을 시작하면서 보고 경험한 일이다. 지금도 당시를 생각하면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이전까지 비교적 신앙생활이 순탄했던 필자가 경험한 놀라운 사건은 장로들의 모임에서 벌어진 일이다.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교단 장로들의 가장 큰 모임인 총회가 열리는 현장이었고, 이 총회에는 교단의 내로라하는 장로들이 대부분 참석한다. 그런데 심상치 않게 회의 분위기가 흘러가더니 여기저기서 회원들이 뛰어나오고 서로 멱살을 잡더니 한판(?) 붙는 것이다. 뜯어 말기기도 쉽지 않은 사항이 연출되면서 거의 두 패로 나누어진 채 집단 패싸움을 방불케 했다. 물론 다수회원들은 자리를 지키면서 야유를 보내는 정도였지만 몇 분은 입고 있던 옷이 찢어질 정도로 물리적 충돌이 격렬했다.

결국 회의 장소인 교회에 경찰관의 모습도 보였다.

이때 이 장로들은 모임 이후에 같은 장소에서 교단 총회가 열릴 예정이다. 싸움에 참여했던 장로 중에는 이 교단 총회에 참석하는 총대가 상당수 포함되어 있었다.

취재를 마치고 돌아와서 선배 기자에게 물어보니, '늘 그런 식으로 장로들의 총회가 진행됐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뿐만 아니라 기자 생활을 하면서 보고 듣지 말아야 할 꼴 들도 수없이 경험했다. 부흥사 단체라는 곳에서는 임원 자리를 놓고 거의 조폭 수준의 싸움을 하는 것도 목격했다.

각 교단이 1년에 한 번씩 개최하는 총회에서도 물리적인 충돌을 쉽게 목격할 수 있었다.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일반적이고, 심지어는 가스총을 뽑아 들고 위협을 가하기도 하고, 칼부림하는 일도 있었다.

물론 다수의 이야기가 아니라 일부 소수 교단과 사람들의 이야기다. 지금은 그런 일이 있을 수도 없다. 당연히 있어서도 안된다. 없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그런데 최근 각 교회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필자의 가슴을 멍하게 한다. '상대방은 틀리고 자신들만이 옳다'면서 목소리를 높여 싸우던 일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보게 된다. 방향이나 규모는 좀 다르다. 공의를 생각하기보다는 사리사욕이 숨겨져 있는 검은 그림자다. 목사는 목사대로 교인은 교인대로 자신의 주장만이 옳다고 한다. 목사 대 교인도 있지만 교회 대 교회 밖도 있다. 대부분이 나를 중심에 두고 하는 행동이며, 근본적인 원인은 다름에 대해 인정하지 않는 비뚤어짐에 있다. 결과는 꼭 물리적인 충돌이 아니더라도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한다.

소속한 교단을 탈퇴하는 극단을 선택한다. 이를 바라보는 주변에서는 '그 것을 잘 못된 행동'이라고 손가락질을 해보지만 귀를 막고 마이웨이다. 그러면서 이 모든 행동이 '교회를 살리기 위함'이라고 포장을 한다.

이러한 행동을 보면서 '진정 교회를 살리기 위함이냐?'는 질문에는 묵묵부답이다.

'촌철살인(寸鐵殺人)'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직역하면 "한치의 쇠붙이로도 살인(殺人)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담고 있는 깊은 의미는 "간단한 말 한마디로 남을 감동시킨다"는 것이다. 어느 방향에서 생각하느냐에 따라 의미(해석)가 달라진다. 전자는 '죽이는 것', 후자는 '살리는 것'이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꼭 있어야 한다. 현재 여러 교회에 궤도를 이탈한 불법 탈법적인 행위가 정상 궤도에 올라 올 수 있도록 지혜와 힘을 모으는 것이 필요하다. 때로는 채찍(법적인 해결)을 가해야 할 필요도 있다.

기독교는 생명의 종교이다. 부활의 예수님은 죽음을 이기도 생명의 궤도에 올라오셨다.

기독교의 최대절기인 부활절을 앞두고 사순절을 보내고 있는 오늘, 우리 한국교회는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가?' 깊이 생각해 보자.

교회를 살리고, 사람들을 생명의 길로 인도하는 쪽인지, 아니면 여전히 나만을 생각하는 이기심으로 궤도를 이탈한 채 어둠과 죽음의 길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 누구도 예외는 없다. 한 명도 빼놓지 말고 사순절 기간에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

그리고 궤도를 벗어난 잘못된 행위를 바로잡기 위해 힘을 모아 '생명의 궤도'에 올려놓아야 할 것이다. 나 자신을, 그리고 우리와 교회, 한국교회가 선로 위를 힘차가 달려야 하지 않을까?

박만서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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