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그리고 도전

꿈 그리고 도전

[ 포토에세이 ] 시티솔레(City Soleil) : 어둠 속의 작은 빛

홍우림 목사
2022년 03월 02일(수) 10:00
개학을 앞두고 다시 배움을 시작하는 3월이 다가 왔다. 비록 코로나로 인해 학교에 가는 것이 매우 어수선한 상황이긴 하지만, 그래도 3월은 다가오는 '봄'과 또 다른 '새로운 배움'의 시작을 의미한다. 나는 이곳 씨티솔레에서 이 '배움'이라는 주제로 너무 귀한 순간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는 은혜를 입었다. 어쩌면 지금까지 소개했던 사진들은 그들의 배움의 열정(eager to learn)의 단편적일 순간들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나는 이런 단편적인 이야기보다 좀 더 깊숙이 그들의 삶의 이야기 안으로 들어가고 싶은 열정이 생겼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부터는 이전과는 다른 '배움'의 이야기를 하나 소개하려고 한다.

오늘 사진의 주인공의 이름은 '프렌디(Frantzdy)'이다. 키가 크고 여린 체격에 맑은 눈망울을 가진 십대 소년. 아이티에서 촬영이 시작된 2년째 나는 우연이 이 아이를 만났다. 늘 카메라를 손에 쥐고 다니는 나를 신기하게 쳐다보며 따라다니던 이 아이는 홀로 어머니와 동생들을 돌보며 무거운 삶의 무게를 감당해야만 했던 소년이었다. 어느 날 나는 아이에게 '너의 꿈은 뭐야?'라는 질문은 던졌다. 프렌디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제 꿈은 그랜드마스터(grand master)예요!' 라고 씩씩하게 대답했다. 당시 아이티에서 처음 생긴 태권도 수업에서 큰 도전은 받은 녀석은 언젠가 자신도 커서 이곳에서 태권도를 가르치는 사범이 되는 것을 꿈을 꾸고 있다. 도장 밖은 총알들이 난무하며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이 손에 총을 쥐고 방황하고 있을 때, 프렌디는 누구보다 열심히 도장에 나와 연습하며 자신의 꿈을 위해 열심히 수련을 했다. 나는 아직도 이 소년의 발차기를 잊지 못한다. 그의 모든 품새의 동작은 절도가 있었으며 그가 흘리는 땀 방울은 맑고 순수하다. 주어진 환경에 굴하지 않고 어둔 세상을 맞서 싸우는 그의 꿈과 도전의 이야기는 그렇게 조금씩 나에 프레임에 담기기 시작했다.



홍우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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