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맛집?

분위기? 맛집?

[ 목양칼럼 ]

정성기 목사
2021년 12월 29일(수) 12:55
어느 해 겨울 교역자 부부 수련회를 강릉으로 갔었다. 그곳에서 목회하는 동기 목사님의 도움을 받아 숙소와 식당 등을 소개받았다. 점심 식사 후 목사님께서 이렇게 물었다. "진짜 커피 맛집 갈래, 분위기 있는 집 갈래?" 그렇게 물어보니 다들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대답을 못 하자 재차 물었다. 왜냐하면 그곳은 '커피 축제'를 하는 커피 도시가 되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어서 바닷가 쪽으로는 분위기 좋은 카페가 많이 들어서 있다는 것이다. 분위기를 원하면 바닷가 쪽의 카페로 안내할 것이고, 분위기는 없어도 진짜 커피 맛을 보기를 원하면 시내로 안내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질문이 나에게는 이렇게 들렸다. "진짜 교회 갈래, 분위기 좋은 교회 갈래?"

최근에도 여기저기 늘어나는 곳이 카페다. 하지만 카페인데 진짜 커피 맛보다는 분위기 때문에 가는 경우가 많다. 그것도 문화라고 말한다. 물론 커피 맛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진짜 커피 맛을 보기란 쉽지 않다. 우리는 허름한 곳으로 안내를 받았다. 그곳에 가서 커피 맛을 보면서 잘 왔다고 생각하였다. 분위기는 없었다. 하지만 들어선 순간부터 냄새가 달랐다. 그리고 커피 맛을 본 순간 그 맛에 감탄하고 말없이 음미할 뿐이었다. 난 이때부터 커피 맛을 조금 알게 되었다.

그래서 생각에 잠겼다. 과연 카페에 진짜 커피 맛이 없다면 어떻게 된 것일까? 과연 교회에 복음이 없다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사람은 많은데 분위기는 좋은데, 그럴듯한 시설과 프로그램과 홍보도 잘하고 유명한데 그곳에 예수님이 없다면 우리는 다 속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우리 교회는 무엇에 생명을 걸고 있는가? 과연 무엇을 외치고 있는가? 교회는 예수님만을 드러내고 있는가? '십자가와 부활'을 믿고 따르는가? 목사와 성도들의 모습 속에서 그리스도의 향기가 나는가?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가? 하는 질문을 계속 던지게 되었다.

두려운 것은 냄새만 풍기면서, 온갖 인간의 욕망에 사로잡혀 입으로는 예수님을 말하지만 예수님이 없다면, 교회는 오래 다녀 직분은 가지고 있는데 그리스도를 닮는 변화가 없다면, 우리 모두 속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어느덧 교회의 주인이 사람이 되어 버렸고 세상이 추구하는 것을 따르고 있다. 정신이 번쩍 든다. 바닷가에 늘어선 카페처럼, 여기저기 교회들도 많다. 과연 우리 교회는 모양만 교회인가 진짜 주님의 교회인가? 수많은 영혼이 방황하고 있다. 진짜 교회를 찾기 위해서 말이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교회는 점점 더 세상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다. 조용히 우리 안을 들여다봐야 할 때다. 지금은 주님이 주신 기회이다. 세상 탓, 환경 탓, 코로나 탓, 정부 탓 할 때가 아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교회에 임재 하시기를 기뻐하시는지, 우리 교회는 분위기만 좋고 사람 소리만 무성한 무늬만 교회인지, 살아있는 예수님의 말씀이 왕성한 주님이 주인인 교회인지 우리 자신을 돌아볼 때다.



정성기 목사 / 가평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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