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지의식물 ] 이강근 목사 40. 고센의식물, 광야의식물
이강근 목사
2021년 12월 07일(화)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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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센 땅에서 이렇게 갑자기 이 시내광야로 나온 백성들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애굽에서 나와 광야에 선 이스라엘 백성들은 민수기 11장 5절에서 몇 개의 식물을 언급하며 애굽의 삶을 회상한다.
"우리가 애굽에 있을 때에는 값없이 생선과 오이와 참외와 부추와 파와 마늘들을 먹은 것이 생각나거늘"(민11:5)
고센 땅은 나일강의 삼각주로 강 하구에 토사가 쌓여 형성된 기름진 땅이다. 전국의 95%가 사막인 이집트는 나일강을 따라 형성된 농토와 하구에 토사가 쌓여 형성된 거대한 삼각주가 있다. 이집트는 당대 최고의 국력을 가진 곡창지대의 땅이다. 특히 고센 땅에는 파라오를 위한 국고성 라암셋과 비돔이 세워져 있었다. 성경의 출애굽은 이곳에서부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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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센 방문에서 이른 아침 밭에 물을 대는 농부를 만났다. 수로에서 끌어온 물을 대는 농토에는 무엇이든 심기만 하면 잘 자란다. 동네마다 형성된 재래시장에는 과일이든 채소든 품목과 양이 풍부하다. 같은 음식도 3일을 먹으면 질리는데 하물며 만나와 메추라기를 매일 먹는 것에 싫증날 만도 하다. 그러니 광야로 나온 이스라엘백성들이 애굽을 그리워 하며 특히 먹거리를 회상한다. 비록 노동에 동원되었을지라도 먹는 것 만큼은 다양하고 풍요로웠으리라.
특히 생선이 언급된 것으로 보아 농사의 땅이면서도 풍부한 물고기를 먹을 수 있는 땅이다. 대부분의 마을들은 바둑판처럼 나있는 수로를 따라 세워졌고, 큰 성읍에는 반드시 수로가 지났다. 지금도 고센 땅을 다녀보면 두 배가 한조가 되어 그물을 내리고 올리는 모습과 집 앞 수로에 낚시를 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럼 하나님은 왜 이들을 광야로 내 몰은 것일까?
광야의 식물은 보잘 것 없다.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식물을 의지하며 살아간다. 광야에 살아가는 베드윈들 중 비만한 몸집을 가진이는 거의 없다. 광야는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기 위한 40년간의 현장이다. 하나님이 원하셨던 것은 바로 풍요에 가려졌던 하나님만을 바라보는 절대 순종훈련의 현장이다. 아마도 고센 땅에 익숙한 첫 세대들이 광야에서 모두 죽고 새로운 이스라엘이 만들어지는 시간이었을 것 같다.
찬란했던 옛 애굽에서 현재 살아가는 이집트를 보고, 노예의 신분에서 출애굽해 가나안 땅에서 살아가는 현대의 이스라엘을 본다. 마침 카이로로 가는 길에 단체로 이집트를 찾는 유대인들을 만났다. 이들은 옛 종 되었던 땅을 다니며 무슨 생각을 하게될까 궁금해진다. 애굽에서 나와 무엇하나 하나님의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없는 상황이 진정한 축복의 삶임을 깨닫는 것이 믿음이요 신앙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