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탐대실'과 나눔의 미덕

'소탐대실'과 나눔의 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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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환 교수
2019년 10월 23일(수) 10:16
누가복음 12장 13~21절을 보면서 떠오르는 고사성어가 소탐대실(小貪大失)이다. 이는 작은 이익을 탐하다가 오히려 큰 것을 잃는다는 중국의 고사성어다.

춘추시대 촉(蜀)나라의 왕은 금은보화 등 재물에 유난히 욕심이 많은 사람이었다. 이웃 진(秦)나라의 혜왕은 부유한 촉나라를 점령하고 싶었지만 가는 길이 험난해서 쉽게 공략할 수가 없었다.

혜왕은 어느 날 촉나라를 차지하기 위한 계략을 세웠다. 바로 탐욕스러운 촉나라 왕을 이용하는 지혜로 공략하기로 했다. 진나라의 혜왕은 신하들에게 커다란 황소를 조각하여 화려하게 치장하고 힘센 장정들로 하여금 그 황소를 촉나라 가는 큰 길로 밀고 가게 했다.

그리고 그 소가 지나간 길가에 황금 덩어리를 떨어뜨려 '황금 똥을 누는 소'라는 소문이 퍼지도록 했다. 또한 촉나라에 사신을 보내 촉나라와 진나라 간의 오고갈 길을 뚫는다면 이 '황금 똥을 누는 소'를 촉왕에게 선물로 드리겠다고 전했다.

'황금 똥을 누는 소'에 눈이 먼 촉왕은 신하들의 반대를 듣지 않고 백성들을 징발하여 '황금 똥을 누는 소'를 맞을 길을 만들기 위해 산을 뚫고 계곡을 메워 큰 길을 건설했다.

진나라 혜왕은 황소와 함께 장병 수만 명을 촉나라로 보냈다. 촉왕은 문무백관을 거느리고 도성의 교외까지 몸소 나와서 이들을 맞이했다. 그때 갑자기 진나라 병사들이 숨겨두었던 무기를 꺼내 촉나라를 공격하였고, 촉왕을 사로잡았다. 이로써 쉽게 촉나라를 멸망시킬 수 있었고 '황금 똥을 누는 소'는 촉나라의 치욕의 상징으로 남았다. 촉나라 왕이 작은 이익을 얻으려다 나라를 잃게 된 데서 유래된 것이 '소탐대실'이다.

우리 주변에 '소탐대실'로 재물이나 명예나 권력, 심지어 건강을 잃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분에 넘치는 욕심은 화(禍)의 근원임을 알고 경계를 해야 할 것이다. 작은 이익에 눈이 어두워 더 큰 것을 잃는 '소탐대실'의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도록 먼저 나누고 양보하며 절제할 줄 아는 겸양의 미덕을 갖추어야 공정한 사회가 될 것이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거의 누구나 재물문제에 부딪친다. 그러나 영적 지혜를 가진 자는 '소탐대실'의 탐욕을 조심하며, 세상에 재물보다 하늘나라에 보화를 쌓아 두는 사람이다.

주님은 탐욕을 경계할 것을 어리석은 부자의 비유로 말씀을 하셨다. 예수님께서는 앞날을 걱정하며 재물을 쌓아 두는 짓은 소탐대실을 저지르는 바보짓이라고 보았다. 하나님만이 인간에게 참된 생명을 재산으로 주실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간세상의 재물은 결코 쌓아 둘 것이 아니라 가난한 이에게 나눔으로 하늘나라의 재물을 쌓도록 해야 한다. 남은 것은 내 것이 아니라 아무 것도 없는 모든 사람의 것이 되도록 과욕을 버려야 한다. 쌓아 놓은 재산을 자녀들에게 유산으로 물려주어도 자녀들 사이의 우애를 깨뜨리기 일쑤다.

불의한 사회 속에서 재물을 모은 사람이 구원을 받을 수 있는 길은 그 재산을 다른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거나 가난한 사람들의 가난을 없애는 일에 내놓는 데 있다. 즉 어려운 사람을 도와줌으로 하늘에 보화를 쌓아 둘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네 목숨(영혼)을 도로 찾으리니 그러면 네 준비한 재물이 누구의 것이 되겠느냐?" 이는 물질의 부가 영혼의 부요인 줄 착각한 영적 지혜를 소유하지 못한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자기를 위하여 재물을 쌓아 두고 하나님께 대하여 부요하지 못한 어리석은 자가 되지 않도록 소탐대실의 교훈을 새기며 나눔의 미덕을 갖고 사는 여유를 가져보자.



이규환 교수/ 전 중앙대 정경대학장 및 행정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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