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이 사라지다

두려움이 사라지다

[ 땅끝편지 ] 우간다 편 <2>

박석출 목사
2019년 08월 05일(월) 00:00
1992년 2월, 고향교회의 청년부가 대만 선교여행을 갔을 때의 일이다. 저녁노을이 지고, 아파트의 모든 집마다 빨간 등이 켜지기 시작했다. 거의 모든 집에 신주단지를 모시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모습을 보고 있는데 뭔가 모를 뭉클함이 올라왔고, 기도가 흘러나왔다.

"하나님, 저들이 너무나 불쌍합니다. 제가 선교사가 되면 안 될까요?" 그 후, 해외선교의 비전을 품고 장로회신학대학원에 입학했다. 열정이 너무 앞서면 문제가 생기는 것일까? 한 학기만 마치고, 휴학을 하고 총회 단기선교사로 떠났다.

그 해 8월, M국에 도착했을 때 모든 선교사들이 추방된 상태였다. 잠시 방문했던 어느 감리교 선교사님의 도움으로 한인 두 가정을 찾아냈고, 한인교회를 시작했다. 또 서점을 시작해서 사업 비자를 받아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극심한 경제난과 영양부족과 무리한 사역으로 인해서 점점 탈진해갔다. 급기야 감당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연립주택에서 밤마다 큰 소리로 기도하고 찬송한 것이 문제였다. 지금 생각하니 이슬람과 토속종교를 숭배하던 그들에게는 도전이요, 도발로 느껴졌을 것이다. 하루는 옆집 벽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가 사람의 목소리라면, 창문을 열어보라고 요구했다. 바로 창문을 열더니 여자 네 명이 손을 흔들었다. 그 중, 한 명은 마을의 무당이었다. 그 순간 완전히 속아서 그 목소리와의 대화가 시작되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무당이 주술을 걸어서 귀신의 소리를 사람의 목소리로 속인 것이다.

결국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여전히 악한 영들이 자살의 영으로, 두려움의 영으로 밤마다 공격해왔다. 심각한 불면증에 시달렸고, 지옥 같은 고통을 느꼈다. 인생의 바닥을 친 것이다. 하나님은 피할 길을 주시기 위해 어느 기도원 원장님을 만나게 하셨다. 그분의 대적기도로 3개월 만에 처음으로 깊은 잠을 잘 수 있었다.

다음날 아침, 하룻밤 숙면을 취할 수 있게 하신 하나님께 뜨거운 감사의 눈물을 흘렸다. 며칠 후, 치유사역을 하시는 어느 목사님이 40일 금식기도 외에는 치료 방법이 없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금식하다가 죽든지, 사명자로 쓰임 받든지'하는 마음으로 금식기도를 시작했다. 드디어 금식기도 마지막 날, 성령의 강한 임재를 경험했다. 악한 영을 능히 대적할 수 있는 엄청난 기도의 능력이 임했다. 용사 같은 담대함과 평안함이 샘솟듯이 올라왔다. 모든 두려움이 사라졌다.

40일 동안, 하나님은 일평생 잊을 수 없는 깨달음을 주셨다. 선교의 실패 원인은 바로 나 자신의 '교만'과 고질적인 '죄'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 금식은 나 자신의 부끄러운 모습을 돌아보며 주님의 긍휼만을 구하는 회개의 금식이 되었다. 감사하게도 주님은 긍휼과 용서로 품에 안아주셨고, 엄청난 위로의 선물들을 주셨다. 불신가정에서 자라면서 걸쳐 입었던 목회자답지 못한 모든 누더기 같은 더럽고 상스러운 것들을 성령의 불로 태워주셨고, 40일 보식이 끝나자마자 결혼식을 올리게 하셨다.

하나님은 반드시 교만한 자를 치신다. 수치스러워서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낮추시기도 한다. 아무리 불타는 열정과 헌신으로 수고하더라도, 심지어 가장 위대한 역사를 이룰지라도 교만하면 끝장이다. 주 예수 그리스도시여, 오늘도 불쌍히 여겨주소서!

박석출 목사/총회 파송 우간다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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