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길에 자부심을 느끼라!

지난 길에 자부심을 느끼라!

[ 커리처럼 승부하라 ] <11>

소재웅 전도사
2019년 07월 20일(토) 09:00
/ 출처 스테판커리 인스타그램.
자본주의 논리가 흐르는 미국 프로스포츠이지만, 다른 한편 그곳엔 '선수나 팀이 이룬 위업에 대한 깊은 존중심'이 존재한다.
# 시간의 성화

한 사람의 인생에 예수 그리스도라는 복음이 밀려오는 순간,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은 질적으로 변화한다. 그걸 두고 흔히들 '시간의 성화'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시간의 성화'에 대한 정형화된 정의가 있는 것은 아니므로 한 번 이 자리에서 정의를 내려보자.

'자신이 걸어온 인생을 완전히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게 되는 것', 그것이 바로 내가 내리는 '시간의 성화'에 대한 정의다. 이전까진 '완전히 쓰레기 같은 시간'으로, '당장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고 싶은 시간'으로 여겼던 시간일지라도, 그 시간조차 예수 그리스도께서 늘 함께하셨음을 깨닫게 되는 순간, '알고 보니 그 시간은 결코 의미 없이 버려질 시간은 아니다'라는 생각으로 전환을 경험한다.

지난 6월, 스테판 커리는 오랜만에 쓴맛을 봐야 했다. 아무리 뛰어나고 사랑받던 팀일지라도, 정상에 머무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옆에서 쥐고 흔드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미디어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겐 먹잇감이 되기 쉽고, 수많은 안티 팬들은 인터넷을 통해서, 그리고 오프라인을 통해서 융단폭격을 퍼붓는다. 커리가 속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상황이 그러했다.

다섯 시즌 연속으로 결승에 오른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지난 시즌(2018~2019시즌)마저 우승하면, 3연패를 달성하여 흔히 말하는 왕조(위대한 승리를 거둔 스포츠팀에게 붙여주곤 하는 명칭)로 불릴 자격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위업(偉業)이 달성되기 직전이야말로 가장 큰 고비가 찾아온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물론이고, 커리 역시 시즌 결승전 내내 수많은 위기를 안팎으로 감내해야 했다. 핵심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수많은 농구팬들은 "이제 좀 그만 우승해라"는 식으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를 향해 손가락질했다. 결국,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결승에서 토론토 랩터스에게 2승 4패로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마지막 역전 찬스를 놓친 선수는 바로, 커리였다.

# 마지막 역전 찬스를 놓쳤음에도…

간만에 쓰디 쓴 패배를 경험한 커리는 자신의 지난 5년을 어떻게 평가했을까. "수많은 사람들이 나와 우리 팀을 뒤흔드는 바람에 3연패 달성이 무산됐다. 우리들을 미워하는 사람들을 난 이해할 수가 없다." 뭐 이런 식의 이야기를 던질 만도 하다. 역시나 커리의 이야기는 질적으로 달랐다. 커리는 7월 12일(한국 시간) '머큐리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걸어온 지난 5년을 이렇게 평가했다.

"지난 5년 간 우리는 3번의 우승을 차지하는 등 많은 업적을 쌓았다. 특별한 순간이었고 자랑스럽다"(Five straight years in the Finals and we've accomplished a lot, and three championships. There's a lot to be proud of)

모든 경기에 혼신을 다한 커리에게 자신의 발걸음에 대한 후회 같은 건 보이지 않았다. 그는 분명 자신이 걸어온 길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다. 사실 커리의 태도는 결코 당연하지 않다. 보통 눈앞의 실패는 지난 시간 전체를 부정하게 만드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것을 실생활을 통해서도 쉽게 경험한다. 나의 '작은 실패'는 내 인생에 펼쳐졌던 '수많은 성공들'을 완전히 부정하게 만들곤 한다.

아마도 커리라면, 자신의 여정 가운데 함께하신 하나님의 흔적을 바라보지 않았을까. 그가 농구화에 새긴 말씀 "I can do all things"(내게 능력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빌립보서 4장 13절)을 통해 줄곧 바라보던 하나님의 흔적이, 지난 시즌 결승 6차전, 자신의 슛이 실패했던 그 순간에도 새겨져 있음을 바라보지 않았을까? 커리의 자부심은 분명 '시간의 성화'로부터 왔을 거다.

'지(知)의 거인'으로 불리는 일본인 지식인 다치바나 다카시는 자신의 저서 '자기 역사를 쓴다는 것'을 통해 "자기 역사를 쓰지 않으면 자기라는 인간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라는 취지의 이야기를 던졌다. 결국, 자신이 걸어온 역사에 당당하게 직면하는 자만이 자신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그리스도인은, 자신이 걸어온 역사에 당당하게 직면할 수 있는 존재다. 왜냐하면, 지난 길에 동행하신 하나님을 발견할 수 있는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좀 더, 우리의 지난 길에 자부심을 느껴야 한다.

소재웅 전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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