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는 달라요

우리 교회는 달라요

[ 목양칼럼 ]

강동원 목사
2019년 07월 26일(금) 00:00
"교회를 다니면 마을에서 장례를 치러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수고와 섬김의 씨앗을 뿌림으로, 드디어 등록하게 된 성도님께서 등록한 지 2주 만에 하신 말씀이다. 큰 맘을 먹고 교회를 등록하신 후에 공동체의 일원이 된 것이 기뻐 마을에 가서 교회를 다니게 되었다는 자랑을 하셨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의 반응은 나이 먹어 교회를 나간다는 냉담한 반응이었다. 심지어 마을 이장은 집까지 쫓아와 교회 나가면 장례를 치러주지 않겠다고 협박을 해대는 통에 결국 교회를 못 나가겠다는 말씀을 하시고는 연락을 끊어버리셨다.

애써 거둔 열매를 빼앗긴 것 같은 마음에 아쉽고 분한 마음이 들었지만, 교회에 대한 마을 사람들의 부정적인 마음을 뼈저리게 알게 되었다.

필자가 거주하는 지역이 교회에 대해 이렇게 냉담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다툼과 분열이 있는 교회가 있기 때문이다. 잦은 다툼으로 목회자가 오래 있지 못하고 바뀌며 마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여러 사건들이 있었다. 그로 인해 마을 사람들에게 교회란 자기들만 알고, 자기 이익을 위해 다투며, 때로는 믿지 않는 사람들보다 더 용납하지 못하는 모습으로 비추인 것이다. 적어도 필자는 그게 원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번 일을 통하여 알게 된 더 큰 문제는 "우리 교회는 달라요"라고만 반응하며 같은 하나님을 믿는 교회의 아픔을 남일 보듯 하던 우리의 모습이었다.

마을 사람들에게는 저 교회나 이 교회나 같은 신을 믿는 교회다. 그런데 한 교회의 문제를 대하는 다른 교회의 자세가 "우리는 상관없다, 우리 교회는 다르다"라고 하니 그 모습이 더 이기적이게 보인 것이다.

교회란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몸된 존재이다. 어려서부터 교회에서 너무나도 많이 들었던 그 진리를 다른 교회 다툼 앞에서 부정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 교회 일이지!'라며 중보도 하지 않았다. 신문에 하루가 멀게 나오는 목회자의 심각한 일탈 뉴스를 보면서도 '그 목회자 일이지!'하며 나는 다르다고만 생각했다. 그러나 그 교회일도, 그 목회자의 일도 아버지 하나님의 일이었고 나의 일이다.

예수님께서 가장 중요한 계명이 무엇이냐고 묻는 서기관에게 "마음과 목숨과 뜻과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고 말씀하셨다. 이웃에 대한 말씀이 필자에게는 "네 이웃의 일을 남 일 보듯 하지 말라. 네 아버지의 일이니라"라는 의미로 다가온다. '우리 교회는 달라요. 나는 달라요'라며 교만을 떨었던 모습이 너무 부끄러워 강단에서 참 많이 울었다. 우리 교회는 다르다는 생각을 떨치고 하나님의 일임을 붙들게 되어 스스로를 점검하게 되고 더 나아가 그 교회를 위하여 눈물의 씨앗을 뿌리게 되었다.

한국교회의 일을 내 일처럼 아파하며 기도하고 반응하는 것이 하나님의 마음일 것이다.

강동원 목사/회복의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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