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권의 책, 교회 일치 위해 읽어볼까?

100권의 책, 교회 일치 위해 읽어볼까?

[ Book ]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1년 10월 31일(월) 15:33
학문과 신앙의 산실이자 한국교회의 미래를 책임질 지도자를 양성하는 신학대학교에서 '교회일치를 위해 100권의 책 함께 읽기' 운동이 펼쳐진다.

장신대 감신대 서울신대 한신대 등 4개 신학대학교가 종교개혁 주일을 앞둔 지난 24일 '교회일치를 위해 100권의 책 함께 읽기'란 제목의 교양 필독 선정도서 목록을 발표했다. 4개 신학대학교 도서관장들은 "신학생들에게 책읽기는 기도와 같은 것으로 이를 통해 잔잔한 혁명을 기대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전제하면서 "신학생 시절부터 좋은 책을 가려 제대로 읽고 교파를 막론하고 젊은 마음으로 같은 책을 더불어 읽을 수 있다면 장성한 목사가 되어서도 함께 어두운 현실을 타개할 힘을 얻을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있었다. 새 시대를 책임질만한 통 큰 영혼의 소유자들이 출현할 것을 기대한다"고 이번 필독 도서 선정의 의미를 전했다. 종교개혁 5백년을 내다보는 시점에서 교회일치와 연합을 위한 한걸음을 내딛었다는 데 의미가 크다는 설명이다.
   


이들이 밝힌 취지문에는 세상의 소금과 빛이 되어야 할 교회가 빛과 소금의 맛을 잃고 무너지고 있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과 자성의 목소리가 잘 나타나있다. 또한 "인문학적 지혜가 주는 보편적 상상력이 예수의 복음과 만날 때 세상을 품어 안을 수 있는 힘이 생겨날 것을 확신한다"며 신학생들이 교파 의식을 벗어나 빈곤과 생태 위기의 현실을 인식하고 책임있는 지도자로 성장해줄 것을 바라는 소망을 담았다. 성 어거스틴의 '고백록', 토마스 아 켐피스의 '그리스도를 본받아', 리차드 니버의 '그리스도와 문화', 마르틴 부버의 '나와 너', 하비 콕스의 '종교의 미래' 등 신학 고전과 함석헌선생의 '뜻으로 본 한국역사', '간디자서전', 제레미 리프킨의 '공감의 시대',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 등 인문 교양 부문의 필독 도서들이 포함됐다.

선정 과정은 이랬다. 각 대학 도서관들이 미리 가지고 있던 필독도서 목록을 기본으로 검토하면서 공통된 책을 포함시키고 수차례 모임과 찬반 토론을 거친 끝에 신학도서 45권과 인문 교양 도서 55권 총 1백권을 선정했다. 신대원생들보다는 일찍 신학에 입문해 상대적으로 사회 경험이 적은 신학교 학부생들이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후문. 순위는 없으며 가나다순으로 신학 도서를 먼저 싣고 이어 교양도서를 수록했다. 한편 예장 합동 신학교인 총신대는 처음부터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장신대 도서관장 김도훈교수(조직신학)는 "얼마전 수십권의 책을 읽고 요약 평가한 글을 직접 출판한 학생을 본 적이 있다. 요즘 신학생들이 책을 안읽는다고 볼 수는 없다. 지금도 많은 독서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신학생들이 단순히 신학 도서만 읽는 것이 아니라 세계관이나 이 시대의 문화, 사회의 변화에 대해 관심을 갖도록 시각을 열어주는 책들을 읽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시작된 일"이라고 취지를 설명하면서 "4개 신학교가 연합으로 참여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대를 함께 열어가는 의미가 클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번에 선정된 도서들은 종교개혁 5백주년을 앞둔 6년 여 동안 4개 대학의 신학생들이 함께 읽게 되며 곧 안내 책자가 발간되고 독후감 공모 및 독서토론회 등도 열리게 된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