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재정 사용, 어느 단체보다 '투명'해야

교회 재정 사용, 어느 단체보다 '투명'해야

[ 교계 ] 기윤실, '목회자와 돈' 심포지엄 개최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1년 10월 14일(금) 14:42
   
▲ 심포지엄에서 발제를 하고 있는 황호찬교수.
'돈' 문제는 교회 내에서도 가장 뜨거운 이슈다.
 
기독교 역사적으로도 중세시대 말 유럽 교회를 타락의 나락으로 몰고가 종교개혁을 일으키게 했던 이유도 결국 돈이었다. 돈 문제는 비단 역사 속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현재 한국 교회에서도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다.
 
특히 최근 한국교계 전반 돈에 관련된 불미스러운 일들이 많아 교회의 대사회 이미지 추락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한기총 임원선출 과정에서 금권선거로 얼룩진 사실들이 이미 일반 언론에도 노출되어 지탄을 받고 있고, 각 교단 임원 선출시에도 돈 봉투가 오가는 것도 이미 비기독교인들도 아는 공공연한 비밀이 되었다. 일부 대형교회에서는 목회자들이 교회 재정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불미스러운 일들이 속속 드러나 교회를 부끄럽게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독교윤리연구소는 목회자와 돈의 바른 관계를 설정하고 한국교회의 재정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 10일 온누리교회 두란노홀에서 '목회자와 돈'이라는 제목의 심포지엄을 개최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기조발제를 한 이상원교수(총신대ㆍ기독교윤리연구소 소장)는 고린도전서에서 사도바울이 불신자들이 행하는 도덕적 부패에 대해서는 비판하지 않았고, 오히려 신자들의 도덕적인 부패에 대해서는 비판을 가할 것을 명령하고 심지어는 교회로부터 축출하는 조치까지도 불사해야 한다고 말한 사실을 언급하며 교회의 투명한 재정 사용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최근 손봉호교수가 오늘날의 한국교회는 기독교 역사상 도덕적으로 가장 부패한 교회라고 지적한 바 있는데 이 지적은 성직자와 관련된 돈의 문제에 있어서 적실성이 있는 지적"이라며 "작은 여우 한 마리가 결국 포도원 전체를 허물고 작은 누룩이 반죽 전체를 더럽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일부 목회자들이 돈의 문제와 관련해 잘못된 관행 속에 빠져들어가는 이유를 목회자들이 마음 속의 탐심을 다스리는 일을 철저하게 수행하지 못하고, 오늘날의 목회자들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지배하는 시대이념의 구조를 파악하는 일에 실패했으며, 성경이 제시하는 교회구조의 함의에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교회와 투자'를 주제로 발제한 박정윤교수(영남대 경영학부)는 교회 재무자원에 대한 바른 자세와 투자동기에 관한 자신의 의견을 펼쳤다.
 
박 교수는 "성경에서 교회가 맡은 자원에 대한 바른 자세는 자원을 낭비하거나 사장시킬 것이 아니라 주인의 뜻을 바로 이해하고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투자하여 가치를 높이는 것"이라며 "더 나누기 위해, 미래의 가족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복음을 진전시키고 특수한 필요를 충족 시키기 위한 경우에만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성경에서 발견한 기본적 투자원리로 △채무보증과 같은 우발채무를 책임지지 말 것 △투자위험은 기대수익률에 비례 △분산투자를 할 것 △일확천금을 약속하는 투자에 속지 말 것 △사회책임투자를 할 것 △투자소득에 대해서도 십일조를 할 것 등을 제시하며 직접투자보다는 펀드형태로, 성전건축시 금융기관으로부터 과도한 차입을 주의할 것을 충고했다.
 
'하나님의 돈: 교회 재정사용의 원칙과 방향'을 주제로 발제한 황호찬교수(세종대 경영대학원)는 교회가 비영리조직이라는 점에서 그 특성을 파악하고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충고했다.
 
황 교수는 "교회의 재정은 교회 내 특정인의 돈이 아니라 하나님의 돈이라는 점, 교회 운영에 없어서는 안될 귀중한 자원이라는 점, 그리고 교인들의 피와 땀이 밴 헌금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며 "불미스러운 재정문제로 교회가 분열되고 세상 법정에서 모든 치부를 드러내는 형제 교회를 두 눈으로 보고 있으면서 내 문제로 느끼지 못하는 우리는 겸손하게 회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황 교수는 한국교회가 통일된 회계 규정이 없는 점, 공동의회를 통과하기 위한 형식적인 교회 예산 수립, 납세의 의무를 준수하지 않는 점, 이윤창출을 위해 수익사업을 하는 것, 교회의 재산과 개인재산이 엄격하게 분리되지 않는 경우 등 한국교회 내 재정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하고, 하루 속히 이러한 점을 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회 직분과 돈의 관계'에 대해 발제한 신동식목사(기윤실 정직윤리운동본부장)는 교회에서 직분을 줄 때 돈을 내게 한다던가, 건축을 위해 직분자를 세우는 등 중세시대 직분매매와 같은 모습이 한국교회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신 목사는 "한국교회가 갱신되어야 할 일순위는 교회 지도자들"이라고 지적하고 "직분은 교회를 세우는 거룩한 직임이고 직분이 바로 세워질 때 건강한 교회가 세워진다"고 직분자들의 회개와 갱신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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