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 누리고 최대한 베푸는 영도중앙교회

최소한 누리고 최대한 베푸는 영도중앙교회

[ 교단 ] 2012년 '땅끝교회'로 변경, 마지막이라는 잘박함과 진취적 의미 포함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11년 10월 05일(수) 16:10
   
▲ 영도중앙교회가 영도의 입구에 세운 홀리조이 센터에서는 한글을 배우는 외국인 엄마들 부터 아기학교에 온 아이들까지. 조용할 틈이 없다. 사진은 아기학교에 온 아이가 엄마와 함께 게임에 참여하는 모습. 사진/장창일차장
【부산 영도=장창일차장】"이번 가을노회가 지나면 정들었던 영도중앙교회라는 이름을 대신해 '땅끝교회'로 개명을 합니다. 땅끝은 마지막이라는 절박함과 함께 시작이라는 진취적 의미가 모두 담겨 있지 않나요? 우리교회 교인들은 선교에 대한 절박함과 새로운 도전이라는 신선함을 붙들고 힘차게 사역을 펄쳐 나갈 것입니다."
 
부산노회 영도중앙교회는 곧 정식명칭이 '땅끝교회'로 바뀐다. 사실 이미 지난 8월 새 교회이름을 알리는 선포식도 했고 교회 앰블럼도 모두 땅끝교회로 교체한 상태다. 1987년 김운성목사가 이 교회에 부임한 이후 교회는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면서 현재는 장년 출석 1천2백명의 교회로 성장했다. 20년 동안 무려 6배가 성장한 셈이다. 영도. 교회가 위치한 영도는 김운성목사가 굳이 땅끝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인구유출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지역이며, 자연스레 노년의 인구가 급증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한때는 철공소 밀집도가 전국에서 가장 높았을 정도로 활기가 넘쳤던 곳이지만 최근 들어서는 사회의 변화에 따라 활기를 잃어가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김운성목사가 교회의 성장을 경험하게된 동기가 아이러니컬하게도 바로 영도의 침체에 있었다. "제가 부임할 때보다 인구가 절반이나 줄었죠. 부산에서 노인인구가 가장 많고 인구유출 또한 가장 많은 곳이 영도입니다. 출산율도 가장 낮죠. 아이 낳을 연령대가 모두 도시를 떠났으니... 사정이 이렇다보니 서울에서 배운 목회의 노하우들이 모두 필요 없어지더군요. 그래서 시작한 것이 지역분석이었습니다."
 
지역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를 마치고 나니 영도중앙교회가 감당해야 할 사역들이 선명해졌다. 가장 먼저 지역의 어르신들을 돌보기 위해 노인대학을 시작했고, 곧이어 주부대학도 개설했다. '맨땅에 해딩'하는 심정으로 도전했지만 사랑으로 섬기니 결실이 맺혔다는 것이 김운성목사의 설명. 영도중앙교회는 작은 결실에 만족하지 않고 아기학교와 어린이집, 지역아동센터, 청소년공부방, 청소년문화광장, 사랑의 집고치기, 노인요양시설, 가정봉사원 파견센터, 다문화가정 지원 프로그램 등을 연이어 시도한다. 장기적으로는 요양병원과 대안학교를 세우는 것도 이 교회의 큰 소망 중 하나다.
 
이 모든 사역들을 진행하기 위해 교인들은 순전한 마음으로 헌신을 했다. 이웃을 내몸처럼 돌보다 보니 자연스럽게 교회도 성장하게 됐다. 전도를 위해 이웃을 돌본 것이 아니라 이웃을 돌본 것이 지금과 같은 성장에 중요한 동기를 제공했다. "교회를 위해, 영도를 위해 기도하면서 모든 사역을 장기적인 안목으로 꾸준히 해야겠다는 지혜가 생겼습니다. 긴 호흡으로 지역사회와 호흡하기 시작했고 차츰 교회에 동네의 어르신과 청소년들, 한국으로 시집 온 외국인들이 늘어나더군요. 가랑비에 바지 젖는다죠? 그분들이 우리교회의 식구들이 되는데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김운성목사의 말이다. 실제로 영도중앙교회는 교인들의 연령이 노년들로 편중되어 있지 않고 무척 다양하다. 부산 전역에서 교인들이 오기 때문이다.
 
영도중앙교회는 지역사회를 보다 효과적으로 섬기기 위해 부산대교의 끝자락, 영도의 입구에 '홀리조이 센터'를 세웠다. 9층 규모의 이 센터는 이른 아침부터 어린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부터 한글을 배우는 엄마들의 열정들까지 풍성히 넘쳐나는 활기찬 곳이다. 주민들의 결혼식과 지역교회들의 수련회, 각종 회의장소로 애용되는 홀리조이 센터는 바로 영도중앙교회의 미래가 집약되어 있는 용광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교인들에게 늘 감사합니다. '최소한으로 사용하고 배풀 때는 최대한으로 하자'는 것이 체질화되어 있는 교인들과 함께 '창고교회'를 꿈꿉니다. 창고는 소박한 곳이면서도 하나님의 축복이 쌓이는 곳이지 않습니까? 더불어 알곡만 들일수 있는 알찬 곳이 창고이고 흉년 때 이웃과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생명의 공간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공식적으로 사용하게될 '땅끝교회'를 통해서, 또한 홀리조이 센터를 통해서 우리교회에게 맡겨진 창고의 사명을 즐겁게 감당해 나갈 것입니다." 인터뷰 말미에 '창고교회'를 이야기하는 김운성목사의 눈에서 소금과 빛의 역할을 감당하려는 목회자의 열정이 느껴졌다. 신앙인들의 사명인 '소금과 빛'의 역할은 작은 실천에서 부터 시작하는 건 아닐까. 땅끝교회라는 새 이름으로 보다 큰 소망을 실현해 나갈 영도중앙교회의 내일에 기대를 걸어 본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