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고한 희생에 금전적 보상이라니?

숭고한 희생에 금전적 보상이라니?

[ 교계 ]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장기기증 활성화 위한 정책토론회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1년 09월 07일(수) 09:44
"아들이 뇌사 상태에 빠지자 평소 나눔을 좋아했던 아들의 성품을 생각해 7명에게 장기기증을 했습니다. 그러나 장례 후 통장에 입금된 돈을 보고 큰 상심에 빠졌습니다. 금전적 보상 때문에 아들의 순수한 장기기증의 뜻이 훼손된 것 같아 장기기증을 한 것을 후회할 정도로 크게 불쾌했습니다."
 
뇌사 장기기증자 고 박진성씨의 유가족인 김매순씨는 지난 1일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본부장:박진탁)의 '장기기증 활성화를 위한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장기기증에 대한 정부의 물질적 보상 제도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자리에서 김 씨는 "장기기증에 대한 댓가로 정부로부터 금전적 보상을 받은 후 장기기증을 했다는 보람보다는 금전적 보상으로 그 뜻을 훼손시켜 가족의 장기를 돈과 맞바꾸었다는 죄책감을 들었다"며 "이런 정책이 하루 빨리 개선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장기기증을 주관하는 부서는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로, 2002년부터 뇌사자 장기기증인 유가족들에게 2백 만원에서 1천2백만 원의 보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등 시민단체에서는 이런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며 뇌사 장기기증인을 증가시킬 수 있는 방안은 돈이 아닌 외국처럼 다양한 홍보와 정신적인 예우방안이 필요함을 지적하며 건의하고 있는 상황.
 
이날 한국기독교화해중재원 유재수 사무처장의 사회로 진행되는 정책토론회에서는 (사)나눔국민운동본부 손봉호 대표가 '뇌사 장기기증시 금전적 보상,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발표를 한 것을 비롯, (사)유엔인권정책센터 신혜수 상임대표, (재)한국장기기증원 김선희 사무총장, 복지부 생명윤리안전과 정영훈 과장, 본부 이원균 사무국장 등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이날 정책토론회를 개최한 본부장 박진탁목사는 "국내에서 최초로 사랑의장기기증운동을 시작한 본부는 지난 20년간의 활동을 통해 장기기증은 대가를 바라지 않는 참사랑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일임을 배웠다"며 "뇌사시 장기기증을 늘리기 위해 제공되는 금전적 보상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이들을 진정으로 위로하고 사회전체가 영웅시 해줄 때 장기기증자를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뇌사자 및 유가족들의 정신적 예우를 위해 서울시와 함께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훈련원 공원을 생명나눔공원으로 조성하고 기증인과 유가족을 기념할 수 있는 추모탑 건립 등 추모공간을 만들고자 추진 중에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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