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자녀교육을 되돌아보자

나의 자녀교육을 되돌아보자

[ 입시사교육바로세웁시다 ] < 120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07월 01일(금) 08:51

지난 6월초에 발생한 고대 의대 4학년 남학생들의 동료 여학생 집단 성폭행 사건은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던져주었다. 그런데 더 심각한 것은 이들에 대한 형사처벌이나 출교 조치 논의에 대해 "졸업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의대생"이니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이들의 앞길을 막아서는 안 된다"는 논리로 가벼운 처벌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사람들의 인식은 우리 교육이 처한 현실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즉, 학교교육의 목적은 공부를 열심히 해서 사회적으로 선망하는 대학과 직업에 진출하게 하는 것이고, 수많은 경쟁을 뚫고 이러한 대학과 직업에 진출하기만 하면 그 사람의 도덕성이나 사회적 연대의식 유무에 관계없이 성공한 사람으로 대우하는 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의 영향을 받고 자라기 때문에 공부를 잘 하는 아이들에게 왜 공부하냐고 물어보면 "선생님 저는 한 3년 뼈 빠지게 공부해서 일평생 편하게 살려고 열심히 공부해요"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한다. 그리고 부모님이든 선생님이든 그 아이의 그 말에 대해 수정해주려는 사람이 없다. 이렇게 공부한 아이가 소위 말하는 명문 대학에 진학하고 우리 사회의 부와 권력을 누리는 자리로 진출하기 때문에, 부와 권력을 가진 사람들 가운데 화이트칼라 범죄가 많이 일어나고, 자기의 기득권을 지키기에 급급하면서 사회의 공공성이나 약자의 삶에 대한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 교육이 사람이 아닌 괴물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우리 사회와 교육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제도적으로 몇 대학 출신과 몇 개의 직업에 사회적 부와 권력이 과도하게 집중되지 못하게 하고 그 격차를 최대한 줄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리고 의식적으로는 학부모와 교사들이 아이들을 교육할 때 어느 대학 어느 직업으로 가느냐 하는 것보다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고, 어떻게 이 사회 속에서 연대의식을 가지고 살아가게 할 것인가 하는 부분에 더 많은 초점을 맞추고 교육을 해야 한다.

진로의 설정에 있어서도 사회적 직업의 인기순에 따라 아이를 몰아넣을 것이 아니라 아이가 어떤 부분에 흥미를 느끼며, 또 어떤 상황을 가슴 아파하는지를 살피면서 그 방향으로 인도해가야 한다. 병원봉사를 통해 환자의 아픔에 깊이 공감하는 아이들이 의대를 선택하고, 억울하고 원통한 자에 대해 연민을 느낄 줄 아는 아이들이 법대를 선택하며, 생물의 신비에 놀라워하는 아이들이 자연과학을 선택하도록 도와야 한다.

이번 고대 의대생의 범죄에 대해 단지 비난하기만 하고 나와 나의 자녀교육을 돌이키지 않는다면, 나 역시 나의 자녀를 괴물로 만들어가는 오류에 빠질 수 있음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정병오 / 좋은교사운동본부 대표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