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 > 부부의 잠자리가 신앙생활에 걸림돌이 되나요?

< 4 > 부부의 잠자리가 신앙생활에 걸림돌이 되나요?

[ 상담Q&A ] 김규식교수의 부부상담 Q & A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06월 07일(화) 16:07

Q: 저의 아내는 부부가 성관계를 절제하는 것이 훨씬 더 영적이고 신령한 생활이라고 합니다. 저의 생각도 아내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마냥 성관계를 금하는 것이 옳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부부의 성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갖는 것이 바람직한지요? 성이라는 주제를 담임목사님께 물어보기도 곤란하여 이렇게 지면으로 질문합니다.

A : 행복한 결혼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부부의 성생활 만족도는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성생활에 대한 부부의 입장 차이는 부부갈등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부부가 성에 대한 입장 차이가 있을 때 목사님이나 부부문제 전문가를 찾아가서 상담을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한국의 문화는 성이라는 주제를 드러내고 다루는 것을 불편하게 받아들입니다.

   
전통교회(종교개혁 이전)는 성욕이라는 것 자체가 원죄의 결과로 파생된 것으로 보았기 때문에 성욕을 통제하고 절제해야하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그리고 인간의 성행위 자체도 경건과 영성을 해치는 것으로 규정하고 성직자가 결혼하는 것 자체를 금해버렸습니다. 성생활을 차단하고 살아가는 것이 훨씬 더 영적이고 신령한 것으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오리게네스는 "천국을 위해 고자가 된 자도 있도다"(마19:12)는 말씀에 근거하여 자신을 거세하면서 엄격한 성윤리의 실례를 몸소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성욕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자연스러운 욕구입니다. 성이 악한 것이라면 하나님께서는 인간에게 성욕을 허락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부부의 성생활은 남성과 여성이 결혼제도 안에서 누릴 수 있는 하나님이 허락하신 선물입니다. 그래서 개혁자 마틴 루터는 인간 스스로 성생활을 거부하여 독신생활을 하는 것은 오히려 죄를 지을 가능성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성직자들에게 독신을 강요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하고 루터 자신도 결혼을 합니다. 1545년 8월 이미 육순을 넘긴 루터는 한 혼인식 설교에서 "마지막 날에 주님께서 남편과 아내가 함께 누워 성관계를 나누는 가정에 찾아오시더라도 그들은 놀라거나 두려워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왜냐하면 그들은 바로 하나님께서 허락하시고 제정하신 일을 행한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합니다.

부부의 성관계를 피하고 절제해야 할 대상으로 생각하기 보다는 하나님께서 부부에게 주신 선물의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상대방의 성적요구를 무시하거나 홀대하지 말아야 합니다. 성적 무관심이나 무조건적 절제는 하나님 뜻 안에서 부부의 성생활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몰라서 비롯된 것일 수 있습니다.

배우자의 성적 욕구를 귀하게 여기는 부부가 행복한 부부입니다. 부부들은 성생활을 통해 부부관계를 더욱 풍요롭고 기름지게 가꾸어갈 권리와 책임이 있습니다. 두 분의 결혼생활이 찬란하게 빛나는 보석보다 더욱 빛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김규식교수/ 영남신학대학교ㆍ기독교교육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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