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며 피는 꽃, 자녀

흔들리며 피는 꽃, 자녀

[ 입시사교육바로세웁시다 ] <115>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05월 17일(화) 18:42

꽃으로 눈부신 계절이다. 개나리와 벚꽃이 한창이더니 지금은 거리마다 철쭉꽃이 활짝 피어 있다. 꽃에는 피는 때가 있다. 봄에 피는 꽃이 있고, 여름에 피는 꽃이 있으며, 가을에 피는 꽃이 있다. 이제 6월이 되면 장미꽃이 만개할 것이며, 가을이 오면 국화꽃이 활짝 피게 될 것이다.  꽃도 그 피는 때가 있듯이 우리 모든 자녀들도 피어나는 때가 있다. 하나님의 때가 차면 피게 되어 있다.

어떤 아이는 초등학교 때 활짝 피는 아이가 있지만, 어떤 아이는 고등학교 때 피기도 한다. 자녀가 대학 들어갈 때에도 피지 않을 때 부모들이 안타까워하지만 언젠가 때가 되면 만개하게 될 것이다. 내 자녀가 일찍 피지 않기 때문에 안달하는 모습은 국화꽃이 봄에 피기를 기대하는 것과 같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해외에 가면 외국 사람들이 거의 다 알고 있는 한국말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빨리 빨리'라는 말이다. 필자가 성지순례를 갔을 때 이집트의 소년들이 나에게 손을 내밀며 '1 달러, 빨리 빨리'라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어떻게 그 말을 알고 있을까? 우리나라 사람들이 어디를 가든지 조급하게 서두르며 '빨리 빨리'라고 소리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나라 부모들은 자녀교육에 있어서도 '빨리 빨리'라고 외친다. 그래서 조기교육, 조기유학, 조기영어 등의 용어들이 범람하게 된 것이다. 자녀가 특목고에 들어가게 하기 위해서 엄마가 태교논술 과외를 받는 나라가 세상에 또 어디 있을까? 농부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이 기다림인 것처럼, 부모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도 기다림이다. 오늘날 부모들이 자녀들을 사교육 시장으로 내모는 것은 조급하기 때문이며 자녀라는 꽃이 피는 때를 기다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씨를 뿌렸으면 싹이 나기를 기다려야 하고, 싹이 나면 줄기가 뻗기를 기다려야 한다. 싹이 빨리 자라지 않는다고 그 싹을 당기는 것이 어리석은 것처럼 자녀들을 다그치며 엄친아, 엄친딸과 비교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그리고 자녀에 대한 과잉보호는 금물이다. 엄마주도적 학습은 자녀가 스스로 설 수 있는 길을 가로 막는다. 자녀들을 마마보이로 전락시킨다. 자녀가 좀 흔들려도 기다리며 지켜볼 수 있어야 한다.

도종환시인의 시 중에 '흔들리며 피는 꽃'이라는 제목의 시가 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그렇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없으며 비에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없는 것처럼, 아픔 없이 자라는 자녀는 없다. 우리가 믿어야 하는 것은  우리의 자녀들 각각은 꽃과 같아서 때로 더디게 피는 것 같고 때로 흔들리는 것 같아도 그 자녀를 이 땅에 보내신 창조주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때에 그 꽃을 피게 하신다는 사실이다. 

박상진교수 / 장신대 기독교교육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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