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 남편 주장에 끌려다니기만 하는 내 자신이 한심하고 답답해요.

< 1 > 남편 주장에 끌려다니기만 하는 내 자신이 한심하고 답답해요.

[ 상담Q&A ] 김규식교수의 부부상담 Q&A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05월 17일(화) 18:14

Q : 40대 후반의 주부입니다. 저는 원래 성격이 내성적이고 사교적이지 못해 마음 편안하게 대화 나눌 수 있는 친구도 없습니다. 결혼생활 15년이 지나건만 저의 마음은 더욱 외롭습니다. 남편은 목회자인데 성격이 활달하고 자기주장이 강한 편입니다. 그러니 저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늘 남편에게 질질 끌려 다니고 모든 것이 남편 위주로 되어버립니다. 남편이 뭔가를 저에게 요청하거나 부탁하면 저의 속마음과는 달리 다 들어주는 편입니다. 그러나 마음에는 늘 스트레스가 쌓입니다. 그런데 왠지 모르게 남편이 뭔가를 주장하면 거절하기가 힘이 듭니다. 때로는 저 자신이 한심하고 답답하게 느껴집니다. 그러다 보니 자꾸 아이들에게 짜증을 내고 아이들도 저 때문에 힘들어 합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 속마음을 시원하게 표현하지 못하고 담아두려니 얼마나 힘이 드시겠습니까! 내 마음을 표현하지 않으니 남편조차 그 마음을 몰라주고 그 상실감과 소외감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것입니다. 심리적으로 의존(동조) 성향이 높은 사람은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잘 표현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속마음을 꾹꾹 담아두고 권위적인 인물이 하자는 대로 따라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상대방이 나를 거부할 수도 있다는 불안한 마음 때문입니다. 한국의 전통문화도 한 몫을 합니다. 우리 문화는 부모님(혹은 윗사람이나 권위적인 인물)의 말씀에 무조건 순종하는 것을 착하다고 하면서 그 행동을 강화시켰고, 간혹 어른들의 말씀에 대꾸하는 것을 '버릇없다' 또는 '말대꾸한다'라는 식으로 규정지어 버렸습니다. 그러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순종하는 것에는 익숙하지만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주장하는 기술은 결여되어 있습니다. 부인의 경우도 어릴 적부터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억압하는 것에 길들여져서 남편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자기표현하기가 힘이 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부인께서는 "남편의 의견을 거절하기 힘들다"고 하셨는데, 부인의 생각 속에 다음과 같은 비합리적인 생각이 자리 잡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남편의 말을 거절하면 남편이 나를 싫어하게 될 것이고 우리 부부관계에 금이 갈 수 있다. 우리 부부관계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내가 참고 남편이 하자는 대로 해야 한다." 그러나 참는 것만이 아름다운 인간관계의 길은 아닙니다. 오히려 나의 감정과 생각에 솔직하지 못하면 상대방도 불편하고 부담스럽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표현되지 못한 부적절한 감정들이 마음의 창고에 채워지면 전혀 엉뚱한 방법으로 그 감정들이 표출될 수 있습니다. 가족들에게 이유 없는 짜증을 낸다든가 갑자기 분노를 표출하는 등이 그런 예입니다.

창세기(2:25)에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하와가 벌거벗었지만 서로에게 부끄럽지 않았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나의 허물이 상대에게 노출되어도 부끄럽지 않은 것이 부부관계이고 에덴동산과 같은 가정일 것입니다. 우선 남편의 단점을 말하기보다는 남편의 장점을 말하는 연습을 하세요. 그리고 차츰 나의 감정과 생각을 남편에게 주장적으로 전달해보세요. 그렇다고 공격적으로 표현하라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감정을 배려하면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합당하게 하라는 것입니다. 용기를 가지고 조금씩 하다 보면 훨씬 당당하고 자신감이 넘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김규식교수 / 영남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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